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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나 (김은주)
“다시 할 거야.”
열심히 했던 조카의 입에서 떨어진 말을 주워 담고 싶었다. 우려했던 일이 드러나고 보니 더욱 망연자실이었다. 한 번도 힘든 입시를 또 하겠다니, 말리고 싶었다. 나도 재수를 해봤지만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결과 또한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게다가 결정적인 이유가 비슷한 성적의 친구가 고대를 갔다는 것에서였다.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경쟁상대가 밖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설정한 목표에 매달리고 나의 습관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모든 시선이 밖으로만 향하고 있다. 이것은 성공해도 허탈감뿐이고 실패할 경우 나락에 떨어지기 쉽다.
그래서 나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은 모양이다. 나를 아는 것이 너를 알고 우리를 아는 발걸음의 시초이다.
논나, 김은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