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서덕준

by 서덕준
빨래3.jpg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밖에서 죄다 다친 마음을

세탁기에 넣는다


더운물에 잠겨

묽은 거품 안에 고개를 파묻고

해묵은 상처를 녹여내는 일


물기를 짠 마음을

구겨지지 않게 털고서

바람이 통하는 길에

나란히 널어둔다


물기 어린 마음끼리

눅눅한 어깨를 서로 맞대며

오늘의 나를 말리는 일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해묵은 상처를 지우는 일




서덕준, 빨래

매거진의 이전글함께 추락하러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