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덕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밖에서 죄다 다친 마음을
세탁기에 넣는다
더운물에 잠겨
묽은 거품 안에 고개를 파묻고
해묵은 상처를 녹여내는 일
물기를 짠 마음을
구겨지지 않게 털고서
바람이 통하는 길에
나란히 널어둔다
물기 어린 마음끼리
눅눅한 어깨를 서로 맞대며
오늘의 나를 말리는 일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해묵은 상처를 지우는 일
서덕준, 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