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보다 시끄러웠던 건 내 마음이었다

by 서강


소리보다 마음이 먼저 허물어지던 밤들에 대하여

밤은 늘 조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조용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여겼다.

이전에 살던 집에서는 위층 아이의 발걸음이 밤마다 운동장이 되었다. 천장은 얇았고, 마음은 더 얇아졌다. 아이의 발소리는 점점 커졌고 어른의 태도는 점점 작아졌다. 말은 오갔지만 이해는 오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 집의 밤은 소리보다 감정이 더 시끄러웠다.


천장 너머로 스미는 건 발소리가 아니라, 차갑게 굳어버린 마음의 냄새였다.


새벽 두 시의 울음소리는 벽을 타고 내려와 잠든 집 안을 조용히 흔들었다.

그 밤들은 늘 영하 몇 도쯤의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견딜 수는 있지만, 따뜻하지는 않은. 지금의 집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밤이 깊어지면 막내 방 천장 위에서 울음이 흐른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작은 생명의 신호. 잠은 자꾸 끊기고, 하루는 자꾸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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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書江) 강물은 바위를 부수지 않는다. 다만, 끊임없이 쓰다듬어 모양을 바꾼다. 글이 강처럼 흐르기를 바라며 씁니다. 매일 아침 한 문장을 필사하고, 일상에서 철학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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