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똘이 등에 종기 같은 게 나서 진료를 받았으나, 일단 좀 더 지켜보자고 하여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자동으로 터지고 말았다. 피가 심하게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피는 안 나고 등드름이었다. 워낙 부위가 커서 구멍이 크게 뚫려서 소독해 주고 붕대를 붙여 두었지만,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는 받아야 한다.
아들은 웨딩촬영, 나머지 가족들은 출근이라, 똘이의 병원 데려가기 담당은 나에게 주어져서 조기 퇴근을 해야 한다.
내가 있을 때 터졌다면 제대로 처치를 못했을 텐데 다행히도 막내딸 퇴근하니 터져 있어서 처치를 잘했다. 등드름을 짜면서 묘한 쾌감이 들었다고 하면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조용하던 단톡방이 갑자기 부산하다. 걱정 섞인 말들이 오간다. 그중 가장 팩트는 "냄새는? 꾸룽내 났어?"
의료계에 몸 담고 있는 막내와 예비 며느리의 대화는 달랐다. 그걸 어떻게 냄새를 맡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진정한 사랑은 저런 것이 아닐까, 나의 반려견에 대한 행동은 사랑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혹시나 종양이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등드름이라 천만다행 감사하다. 방법만 다를 뿐, 똘이를 병원 데려가는 것도 분명 사랑이라고 위안하면서 11월의 막바지 가을을 온몸으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