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2023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시절과 장소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감정 이입이 많이 되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다.
20살이 되기 전까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학교라는, 처음 만나는 사회 속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어른의 모습을 꽤나 비슷하게 흉내 낸다.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서열이 생기기도 하고 인간의 급이 나뉘기도 한다.
그것은 어릴 때에는 힘과 폭력으로, 머리가 커감에 따라 집안이나 학업 능력 등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잘 나가고 추앙받는 사람이 되고 누군가는 무시받는 찌질이로 전락한다.
한번 심어진 의식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장기에 겪은 잠재의식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의 인생을 옭아매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학교 생활을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학교 폭력을 접한 적이 없다.
학군을 신경 써주신 부모님의 성화 덕분이었을까.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서로의 급을 나누거나 무리를 짓거나 서열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동물의 본능적인 움직임은 관찰할 수 있었다.
<소년시대> 역시 학교라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병태는 어렸을 때부터 맞고 자라서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못하고 포기한 상태로 살아간다.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에는 죽을 거라는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그때 옆에 있어주던 지영이의 한마디가 심금을 울린다.
옆에서 너를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냐고, 소중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고 말이다.
코믹스러운 연출과 화려한 액션씬이 오락성을 더해주었지만, 10화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지나고 나서 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배우고 자랐던 모습을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똑같이 하고 있지 않나.
지금의 나는 미래의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어줄 수 있을까.
혹독한 사회에 자녀들을 살아가게 하고 마음 놓을 수 있을까.
아직은 좋은 어른이 되지 못한 것 같다.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않도록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