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잠에서 깨운 책이라는 '도끼'
• 뇌과학을 알면 세상과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독서는 동서고금의 지혜와 통찰에 닿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지난 회에서 저는 기록과 정리로 정서적 안온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정신적인 변화를 더욱 단단하게 뒷받침해 준 것은 '독서'였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독서를 통해 제가 얻은 근본적인 깨달음과, 독서가 저의 삶에 얼마나 경이로운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뇌과학 책을 읽으면서 제가 '사람'을 모르고 '나 자신'조차도 모르면서 평생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뇌는 인간의 생각, 말, 행동을 결정하는데, 뇌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은 곧 '사람'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살았으니, 사는 것이 고달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1) 뇌의 작은 신호가 만드는 거대한 차이
뇌과학 책은 아주 사소한 것도 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 표정과 자세의 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웃는 표정을 하고 있을 때와 무표정하고 있을 때 똑같은 말에 대한 반응이 달라집니다. 손바닥을 위로하고 있을 때와 아래로 하고 있을 때도 반응이 달라집니다.
• 생각의 흐름: 결국 어두운 표정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계속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흐를 수밖에 없고, 말과 행동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밝은 표정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이 계속 흐릅니다.
이 두 사람의 하루가, 그리고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전의 저는 겉멋만 들고 정작 사람들과 나 자신에 대해서는 무지했기 때문에 냉소주의자로 살았습니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다면 그 시간을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그 세월이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2) 책이 읽히지 않았던 이유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책을 아무리 읽으려 해도 글자들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공중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뇌과학 책을 읽으며 그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 뇌의 '자동 모드'와 '수동 모드': 뇌에는 세수하기, 운전하기처럼 익숙해져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되는 '자동 모드'와, 책을 읽는 일처럼 뇌가 에너지를 더 써야 하는 '수동 모드'가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피로의 방해: 뇌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는 '수동 모드'를 피하려 합니다. 제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독서를 할 수 없었던 것도 뇌의 피로 상태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치료와 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안정을 찾자, 비로소 책이 읽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독서를 통해 이런 깨달음을 얻으니, 예전의 저처럼 책을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을 선택하는 제1의 기준이 된 글이 있습니다. 바로 '책은 도끼다'(저자 박웅현)의 서문입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우리가 왜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1904년 1월, 카프카가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내가 읽은 책들은 나의 도끼였다.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 도끼 자국들은 내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어찌 잊겠는가?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쩌렁쩌렁 울리던, 그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고 보니 얼음이 깨진 곳에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느껴지지 않던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촉수가 예민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했다. 신록에 몸을 떨었고, 빗방울의 연주에 흥이 났다. 타인의 언행에 좀 더 관대해졌고 늘어나는 주름살이 편안해졌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수십 번을 읽어도 매번 전율을 느끼게 하는 서문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 삶의 변화: 위의 글처럼 저는 책을 읽으며 얻은 배움과 깨달음을 통해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고, 타인에게 더 관대해졌으며 세월의 변화에도 편안해졌습니다.
• 나를 깨운 도끼질 : 책을 읽으며 도끼질을 느끼는 순간의 '지적인 쾌감'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도끼질들이 저의 시야를 넓혀주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했습니다.
저는 주로 철학, 인문학, 실용 서적을 읽습니다. 아직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고 배울 게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자들이 오랜 시간을 바친 연구나 통찰의 정수만을 담은 '피로 쓴 책'을 좋아합니다.
일체의 글 가운데서 나는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쓰려면 피로 써라. 그러면 너는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가며 책을 뒤적거리는 자들을 미워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경이로움과 감사: 책을 읽다 보면 나의 무지함에 절로 겸손해집니다. 이렇게 훌륭한 책 속 스승님들을 전자도서관과 E북 리더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저는 이 생각을 하게 된 뒤로 책을 읽을 때마다 그 모든 것이 너무 고맙고 행복합니다.
• 흔들리지 않는 믿음: 어떤 힘든 일이나 문제가 있어도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제 저는 책 속 스승님들께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좋아하는 것'에 도전하며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섰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제가 일상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취미'를 찾아 큰 행복을 얻은 이야기, 피아노, 유화, 서핑 도전기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