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크릿’이라는 책과 다큐멘터리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미래를 상상하면 그것이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마인드맵 만들기도 자연스럽게 유행처럼 번졌다. 그 시절의 나는, 많은 사람들처럼 꽤나 큰 충격을 받았고, 책과 영상에 깊이 빠져들어 이 세상에서 정말 이루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이미지로 그려보고, 구체화해보는 연습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때 처음, “나는 진짜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묻기 시작했다. 그 연습은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 마흔이 넘은 지금도 나는 종종 상상한다. 얼마나 멋진 여성이 될 수 있을지, 얼마나 아름답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 얼마나 평안한 노년을 맞이할지, 내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며 풍요롭게 살아가는 모습, 언젠가는 ‘성공한 사람’, ‘존경하는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그 날까지. 지금까지 이룬 것이 있다면, 예쁘고 똑똑한 두 딸을 혼자서 키워낸 강인한 엄마라는 것. 희생으로 견뎌낸 시간, 그 안에서의 삶.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모습은 내가 그렸던 마인드맵 안에는 없었다. 내가 상상했던 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이었고, 이렇게 치열하게 버텨낸 여성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 나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수만번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42살인 지금도, 나는 상상하는 끈을 놓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상은 곧 희망으로 이어져버린다. 비록 지금 나는 가진 것이 없을지라도, 젊음도, 자본도, 내 안의 여유도 모두 사라진 빈 껍데기처럼 남은 것이 없을지라도, 절망 뿐인 삶 앞에서도, 내 뿌리에서 뻗어나갈 내 아이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그린다. 그 상상이 나를 숨쉬게 한다. 때로는 햇빛 한 줄기 아쉬운 공간에서 쓸쓸히 혼자 노년을 맞이할 것 같은 두려운 상상도 내 머릿속을 급습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생’일지라도, 나는 상상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살아 있다는 건, 내일을 그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상상이 내 오늘을 걷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상상한다. 더 따뜻한 내일, 그리고 그 내일에 웃고 있는 나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