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은 사라지지만, 감정은 남는다.
형상은 작품에서 가장 먼저 보이지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오래 기억될 것처럼 선명한 형상도
시간이 흐르면 금세 흐려지고 희미해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형상이 건넸던 감정은
형상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눈앞의 형상은 잊히지만,
그때의 공기, 온도, 떨림은
몸의 깊은 곳에서 오래 머무는 듯하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세한 흔들림,
그 결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형상 없이 감정을 남긴 색의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
그의 색면 회화가 보여주는 ‘감정의 잔향’이란
형상이 사라진 뒤에도 오래 울리는 감정의 결,
말보다 느리게 도착하는 감정의 속도다.
작업을 하다 보면
어떤 형상은 너무 빠르게 나타나고
너무 빠르게 사라진다.
손이 그것을 붙잡기도 전에
이미 다른 형태로 흘러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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