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그 무수한 게으름과
타협하지 않으며
지난 수억 년의 성실함으로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는
지략을 펼친다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어두움을 헤치고
붉은 승리의 깃발을 들고
푸른 말을 타고 나타난다
시간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 주인을 찾아
저 멀리 보이는 태양의 위상을
등에 업고 돌진한다
망설이는 작은 두려움도 없이
뒤돌아보는 후회도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시대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고
생명 앞에서 경건한 사투를 다짐하고
좌절 앞에서 새로운 오늘을 만든다
조용한 어둠과 빛의 교대식에서
누가 오늘의 영웅인지
가려내지 않는 현명함으로
가볍지 않은 시간의 책임을 다한다
반드시 오늘 하루의 태양이
뜨도록 신호탄을 보내고
어떤 순간에도 가까운 미래를
섣불리 예언하지 않는
진실의 무게도 견고하다
새벽에 시대의 소망을 담고
운명의 거사를 묵도함으로
하루의 거푸집을 만들어주며
조용히 태양 앞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