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앙을 버린 게 아닙니다. 무례함을 거절했을 뿐입니다.
토요일 밤 11시. 습관처럼 지도 앱을 켠다. 검색창에 ‘교회’두 글자를 입력한다. 집 주변 반경 10km 안에 십자가가 빼곡히 떠오른다. 편의점보다 많아 보이는 교회들, 익숙한 이름들, 그리고 “은혜가 넘치는 곳”이라는 후기가 반복된다.
엄지손가락은 부지런히 화면을 넘기지만, 마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주차는 편할까?’
‘새신자라고 너무 과하게 관심을 주진 않을까?’
‘목사님 설교가 또 정치 이야기로 흐르진 않을까?’
몇 군데를 눌렀다 닫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화면을 끈다. 이번 주도 실패다. 나는 내일 아침 알람을 맞추지 않고 늦잠을 잘 것이다. 그리고 텅 빈 방에서 유튜브 설교를 틀어놓고, 혼자 예배를 드릴 것이다.
나는 5년 차, 이른바 ‘가나안 성도’다. (‘가나안’을 거꾸로 하면 ‘안 나가’.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는 나가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누군가는 이렇게 핀잔을 준다. “신앙이 식은 거 아니야?” “결국 편한 길을 택한 거지.”
그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변명 아닌 변명을 조금만 허락해 준다면,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반항아와는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주어진 규칙을 성실하게 따르는 쪽에 가까웠다. 시키는 대로 생각했고, 요구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미련할 만큼 의심 없는 모범생이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타를 치며 무대 위에서 주목받는 ‘인싸 교회 오빠’는 아니었다. 그 화려한 중심에는 늘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교회 아싸'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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