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서진 Aug 04. 2018

회의 & 워크숍 디자인  

회의와 워크숍 설계를 잘 해보려는 이들에게 

회의와 워크숍을 잘 진행하기 위한 비법이 있다. 이 비법은 70~80%의 성공확률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준비의 부분이다. 얼마나 많이 준비하는가에 그 성공이 달렸다. 준비의 전반적인 내용은 설계와 관계된다. 설계의 핵심은 고객과의 인터뷰 내용과 더불어 목적에 맞는 결과물 도출을 고려하는 것이다.  



초심자의 함정 


어떻게 하면 설계를 잘 하는가? 퍼실리테이터가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결국 도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며 참여자들이 그것을 잘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설계를 잘 하려면 애초에 진정 고객(의사결정권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이해하는 것, 그것을 돕기위해 이에 합당한 결과물을 확인하고 합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 설계를 하는 것 자체보다 사전 인터뷰가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하는지 고객과의 대화에서 가장 잘 들을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초심자들은 이 부분을 가벼이 여기거나 대충하거나, 자기 본위로만 하려는 경향이 종종 나타난다.  



Mastery의 시간 


퍼실리테이션은 기술이다. 기술은 하루 아침에 익혀지지 않는다. 자동차 수리에 관한 책을 한권 읽었다고 하여 자동차 수리점을 낼 수는 없다. 비록 수리하는 기술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술자에게는 고도로 기술을 연마하는 숙련기간이 필요하다. 퍼실리테이션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워크숍의 설계 부분은 퍼실리테이터에게 있어 가장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다. “하루 아침에 설계 잘하게 해주세요. 설계 지식을 풍부하게 갖고 싶습니다. “라고 요청하는 것은 방금 구구단을 외운 초등학생이 미적분을 빨리 알려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일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럼에도 설계를 위한 왕도가 있다면 이는 끊임없는 연습과 준비가 되겠다. 실제로 기술을 고도화 할 때는 기초기술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로 적용해 보았을 때, 심화기술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더하여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숙련을 앞당기므로 반복의 이유는 애써 언급하게 되는 프로페셔널의 정규코스다.  



천번째 걸음 보다 천배 어려운 첫걸음 


이렇게 하고 나면 절차의 변화, 도구의 변화, 시간의 변화, 참여자 유형별 변화, 장소와 환경의 변화, 준비물의 변화, 공동체가 속한 상황의 변화 등등을 읽어내고 그것을 바꾸어 적용할 수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반복적인 실습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잘 진행하는 사람을 참고하여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나의 현장에 적용점을 찾는 것이다. 그런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피해야 할 부분, 적극 실행해야 할 부분에 대한 안목이 길러질 것이고, 머릿속에만 있던 모호한 내용을 어떻게 이루어 내는지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시작은 늘 어렵다. 퍼실리테이션을 배운지 한달, 몇달, 1년이 넘었는데 한번도 회의를 진행해 보지도, 설계해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저 내가 드릴 수 있는 용기는 “정상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조금이어도 좋고, 단 하나의 꺼리를 공유하는 것 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더 넓혀가 보세요.” 류의 지지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실제 주제를 가지고 시작해 보는 것도 아주 좋다. 위험성은 덜하지만 진짜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매직을 맛본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시작하면 그 매직이 시작될 것이다.  



준수 자체 보다 필요한 노력 


설계는 ‘생각하는 힘’을 강력하게 필요로 한다. 그래서 가장 우려되는 퍼실리테이터는 생각하지 않고 남이 만들어준 프로세스를 가지고 이 상황 저 상황에 똑 같이 적용하여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반대로 남이 만들어준 프로세스라 하더라도 내가 만난 고객과 참여자가 처한 상황에 맞도록 수정하고, 다듬을 줄 안다면 그는 참으로 잘 설계하고 준비하는 퍼실리테이터라 할 수 있다.  


사내 퍼실리테이터여서 조직에서 제공하는 표준 메뉴얼이 있는 조직도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농어촌퍼실리테이터의 경우도 농어촌공사가 제공하는 모범적인 프로세스가 있다.  설계를 잘 하기 위한 1번 순서는 그 프로세스를 면밀히 연구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복사기가 되기를 선택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고 생각하여 나의 것으로 숙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다른 여러 문제의 현장을 만나게 될 때를 대비하여 많은 참관을 해야한다. 그것이 여의치않다면 내가 현장에서 만날 법한 회의 주제와 워크숍 주제를 생각하여 주제별로 분류해 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프로세스 어디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먼저 고민해 본다.  


함께하는 설계(스티키 노트를 붙이며 공유)


조작 아닌 준비 


이미 배웠지만 활용해 보지 않은 도구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은 이럴 때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을 결과로 도출해야 하는데, 이런 성격의 활동에는 어떤 방법이 적절할까?’ 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설계한 절차에 대하여 사전연습을 진행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빨리 퍼실리테이터가 되고자 한다면 한번의 워크숍을 위하여 최소 3회의 연습을 추천할 만 하다. 소위 배우가 본 무대를 위하여 진행하는 것과 같은 리허설을 하는 것이다. 생각했던 것을 실제로 연습해 보면 진행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고, 이것이 참여자를 돕는 것인지, 괴롭히는 것인지도 공감할 수 있다.  


연습을 하면 설계한 프로세스에 대한 수정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이때 선배들 또는 퍼실리테이션 기술을 수련하는 동료들에게 설계 내용을 공유하여 의견을 구하면 피드백을 통하여 훨씬 더 풍부한 설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결코 내가 계획한대로만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다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예측해 보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1, 2, 3안 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당황스럽지 않은 대처를 해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설계의 대안은 회의를 이렇게 이끌어 가겠다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주인공이 따로 있는 무대에서 그들이 더 잘 play하도록 돕기위한 퍼실리테이터인 나의 준비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다. 그 상황에서 내가 당황하지 않고, 주인공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이며, 바람직한 결과를 위한 노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목적에 부합한 결과 도출을 위해 회의 현장의 내용을 분석하고 설계를 수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Tip)워크숍 설계의 다양화를 위한 준비  

  

  -  비전수립/전략개발/갈등해결/상품개발/공동체의식 다지기 등 사안 확인 

  - 사안의 중요성/심각성을 고려한 전체 시간과 회차의 점검
   - 확산/분류/평가/결정의 전체 또는 부분인지 점검
   - 아이스브레이킹이 강화될 필요성 점검
   - 가치의 부여를 강화할 필요성 점검 

  - 과거의 활동/역사/추이를 탐색할 필요성 점검
   - 아이디어 발산의 비중/횟수/총량 점검 

  - 전체 시간과 심화탐색에 따른 도구 점검 

  - 공동체와 참여자의 감정적 이슈를 고려한 활동 점검 

  - 핵심활동(핵심이 되는 부분)의 계획 1, 2, 3안 준비 



남서진 CPF(Certified Professional Facilitator) 


(2016. 10월 농어촌퍼실리테이터 교재 집필 내용 일부중 다시 쓰기한 것) 

매거진의 이전글 다함께 조직개편, 으랏차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