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지선 8화]
도움을 주신 용사님에게는 오리스의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난이도는 총 5단계이며 단계마다 특별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퇴마의 탑 10층 보스 메두사를 제거 후 메두사의 머리를 습득하세요.
퇴마의 탑 30층 보스 핼바운드를 제거하고 핼바운드의 송곳니를 습득하세요.
퇴마의 탑 50층 보스 공포의 드라큘라를 제거하고 드라큘라의 망토를 습득하세요.
퇴마의 탑 70층 보스 이리스를 제거하고 이리스의 반지를 습득하세요.
퇴마의 탑 90층 보스 그림자 보스를 제거하고 그림자의 목걸이를 습득하세요.
이 모든 것을 지니고 99층 오리스의 감옥으로 오시면 당신의 세계로 가는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준범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의 세계로 가는 길을 알려 드리겠다.] [그럼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
잠시 희망이 생기긴 했지만 만만한 퀘스트가 아님을 직감했다.
준범이 혼자 층별 보스를 잡는다는 건 힘든 일이다.
아무리 lv82의 전사이지만 힐러나 법사 없이 혼자 단독으로 잡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사실 간혹 게임 중에도 층별 보스를 단독으로 사냥하긴 했지만, 그 경우 법사의 풀마법 상태의 모든 버프가 시전 된 상황에서의 사냥이었다.
그것 역시 50층까지가 전부였다. 상위층은 독식할 수 없다.
여러 번 사냥하긴 했지만, 그때는 파티 원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독으로 사냥하려면 고급 물약이 얼마나 소모될지 알 수가 없었다.
또한 많이 있다고 한들 대미지를 물약이 따라가 줄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에서 물러날 곳도 없으니 두들겨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두호가 있다는 것이었다.
두호가 선두에서 잡다한 몬스터들을 유인만 잘해주면 보스와 1:1 상황이 된다.
그러면 전혀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의사소통이었다. 준범은 밑져야 본전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호에게 말을 건넸다.
[두호! 인벤토리, 퀘스트 체크 오케이?] [퀘스트?] [그래 퀘스트 이리스의 편지... 아! 씨! 편지가 영어로 뭐지... 그래! 레터 오리스레터 오케이? 이럴 줄 알았으면 영어공부 좀 하는 건데... 하여간 나도 졸 X 한심하다..] 라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을 때였다.
두호가 준범을 향해 짧은 미소를 보이며 연신 ok를 토해냈고 그 모습으로 보아 다행히 알아듣는 듯했다.
잠시 후 두호가 뭐라고 하는데 뭔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대충 느낌은 언제 가느냐 어디로 가느냐 작전은 어떻게 할 거냐 뭐 그런 느낌이었다.
소통이 안 되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라며 연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우선 준범은 바닥에 생각나는 데로 1층부터 10층까지의 동선과 지도를 그렸다.
그리고 10층 보스 메두사도 그렸다. 그리고 몸짓 발짓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보스 앞에 작은 막대기들을 그려놓고 [두호 이거, 이거, 이거 데리고 화살표를 길 게 그으며 아웃 OK? 내가 보스 1:1 OK? 그러자 두호가 알아들었다는 듯이 웃으며 OK 하며] [켑 go] 하며 시아에서 사라졌다.
두호는 말보다 행동이 빠른 친구였다. 때로는 직설적인 성격 탓에 화끈한 공격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지나친 걱정으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두호의 성격 때문에 일지 잘 풀리는 경험도 자주 했던 터라 혈맹원들 사이에서 화끈 두호라고 불리기도 했다.
두호가 사라지고 준범 역시 그 뒤를 따랐다.
사실 10층의 메두사나 30층 헬 바운드 정도는 준범 혼자서도 가능하긴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공략을 위해 파티 원들 간의 호흡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
먼저 도착한 두호가 라이트를 켠 탓에 주변을 잘 볼 수 있었지만 준범 역시 라이트를 켰다.
나중에 두호가 잔챙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면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리 켜야만 했다.
[라이트온]
그들이 도착한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거리는 직선기준으로 불과 100m에 불과했고 다른 층 역시 비슷하다.
그리고 10층 보스 방까지는 직선거리로 보면 불과 50m 정도에 불과했지만 길이 꼬불꼬불하고 막힌 길도 있어 잘 찾아야만 했다.
다행인 건 준범도 그렇지만 두호 역시 lv78의 준범과 같은 전사 케릭이라 보스 사냥에 많은 경험이 있는 친구 인지라 길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둘은 막힘없이 한 번에 길을 찾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잡다한 몬스터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층의 보스방은 미리 약속을 하였지만, 그 밑의 구간은 어떤 상의도 없었다.
사실 이야기하기 전 두호가 먼저 사라졌기에 약속하지 못한 것일 뿐 약속 없이 올라와도 될 만큼 두호는 자신감이 있었다.
준범을 뒤로하고 두호가 먼저 방향을 잡았다.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한 몸짓처럼 보였다.
따라가던 준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들의 입장과 동시에 메두사무리가 달려들었지만 선두에 있던 두호가 입구 쪽으로 달려드는 메두사를 단칼에 베어 나갔다.
화끈 두호의 현란한 칼질로 무난히 전진했고, 그 덕에 준범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 뒤를 따랐다.
바닥에 널브러진 메두사의 시신이 마치 길을 안내하는 듯했다.
사방에 흣날린 메두사의 청혈(靑血)때문에 걸을 때마다 자박자박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단숨에 10층에 도착한 둘은 미리 약속한 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환상적이 호흡이었다. 먼저 두호가 앞장서 잡다한 몬스터들 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곤 빠른 걸음으로 그것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괭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걸 보니 윈드워크(모든 행동이 2배 빨리 되는 마법)를 실행한 듯했다.
그런 두호에게 9층까지 올라오면서 입었을 피해를 치료해 주기 위해 준범이 치유마법을 시전 하자 잠시 뒤돌아보며 크게 소리쳤다. [땡큐켑 하하하!]
두호의 모습이 시아에서 사라지자 잠시 후 메두사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