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시간은 충분히 무거웠고,
앞으로의 시간은 조금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이 연재를 시작하며 나는 지난 2년의 시간을 꺼내 놓았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저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무거웠던 시간들이었다.
오늘 이 글로 그 시간을 조용히 정리한다.
그리고 이제, 내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한다.
오십 중반을 향해가며 알게 된 것이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것들이
이제는 비교적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것들을 참고, 기다리고, 남겨두며 살아왔다.
이제는 삶을 계속 미루며 살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연재를 쓰는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삶을 바라보는 태도였다.
나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에 대한 감각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생각들 앞에서
이제는 한 번쯤 멈춰 서서 바라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 것도 있다.
타인의 시선, 그리고 조급함.
누군가의 속도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조금은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대신 붙잡고 싶어진 것이 있다.
변화와 성장, 그리고 내 삶을 이루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몇 편의 글을 쓰면서
나는 지난 2년을 정리하는 시간이었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였으며,
앞으로 살아갈 나를 향한 작은 격려였다.
글을 쓰며 알게 된 것은
기록이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느낌이나 다짐보다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확인되는 변화가 더 중요해졌다.
읽고, 쓰고, 달리는 삶을 다시 중심에 두겠다는 선택은
거창한 목표라기보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식에 가깝다.
그 다짐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글을 쓰며 알게 된 또 하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삶은 얼마든지 다시 정리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한 줄, 감정한 줄의 기록이
시간을 지나며 나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데려갔다.
아주 느리지만, 분명히.
오늘 하루가 유난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읽고, 쓰고, 달리는 시간이
내 삶의 중심에 놓여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보낸 하루는
아마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며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나온 시간은 충분히 무거웠고,
앞으로의 시간은 조금 가벼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