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이 자신의 사업을 소개하고 성과를 발표하며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국내에서도 정부기관, 민간기업,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저마다의 특색 있는 방식으로 데모데이를 개최하며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창업자들에게 데모데이는 사업을 피칭하고 잠재적 투자자들과의 소중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며, 투자자들 역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가능성을 지닌 우수한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데모데이의 실효성에 대해선 투자자는 늘 의문을 가지게 된다
실제 많은 투자자들은 데모데이에서의 수상 실적을 투자 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지 않는 편이다.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가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우수한 초기 기업을 발굴할 기회가 제한적이었고, 이에 따라 데모데이와 같은 행사가 기업 발굴의 중요한 창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소셜 미디어, 전문 커뮤니티, 투자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우수 기업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정부, 민간, 대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주최하는 데모데이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개별 데모데이의 차별성과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더욱이 데모데이의 심사 결과는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주관사가 초청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심사위원들은 각자의 산업 경험과 투자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게 되며, 이로 인해 특정 데모데이에서 낮게평가된 기업이 다른 데모데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창업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사업을 효과적으로 피칭하는 능력은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그것만으로 기업의 우수성을 판단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는 부족하다. 실제 투자 검토 과정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실현 가능성, 시장의 성장성, 팀의 전문성, 재무적 건전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데모데이는 이러한 복잡한 요소들을 짧은 시간 내에 모두 검증하기 어려운 형태의 행사일 수밖에 없다.
물론 데모데이는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분명 의미 있는 네트워킹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창업자는 동료 창업자들의 피칭을 관찰하며 간접적인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새로운 산업 트렌드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데모데이에서의 수상 실적이나 성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창업자는 데모데이 준비에 회사의 인적, 물적 자원을 지나치게 투입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실력 있는 기업은 결국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되며, 데모데이는 그러한 연결 과정의 여러 채널 중 하나일 뿐, 절대적인 수단은 아니다.
데모데이는 데모데이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