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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과 같이 일하는게 좋을까? / 창업자 View

by Seon



"창업자:
이름모를 스타트업보다, 정부과제보다는 차라리 대기업이 낫다"

최근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또는 신사업이나 기술 발굴을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과의 협력은 스타트업에게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와 시장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고, 풍부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해 빠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잠재적인 투자나 인수합병(M&A)의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참여 제안이나 제휴 요청이 있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영업채널 확보, 대기업의 기술 및 시장의 현황 정보 수집

대기업과의 협력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첫째, 영업 채널 확대의 측면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인력 구조상 충분한 영업 인력을 보유하기 어렵고, 이러한 역할은 주로 창업자가 직접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프로그램이나 제휴를 통해 B2B 시장에 더욱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B2B 고객들은 갑의 위치에서 정보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잠재 고객이나 핵심 의사결정자들과의 만남이 수월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대기업과의 기술거래계약은 다른 기업들과의 거래 시에도 강력한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기술 및 산업정보 수집의 측면이다.
아무리 뛰어난 창업자라 하더라도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나 시장 동향을 완벽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대기업과의 협력은 해당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기업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특히 다른 산업군의 대기업과 협력할 경우,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대기업 직원들의 전문성과 식견을 활용하여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수준 높은 인재풀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전략적 이점이다.





'대기업과의 협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몇가지 팁'

1) 특정기업과의 마케팅 이후 해당 마케팅 사항을 동종산업의 경쟁사랑 진행하도록 제안해라.

대기업들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제조사와 성공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B경쟁사에게 유사한 마케팅을 제안해볼 수 있다. 경쟁사는 라이벌 기업의 성공 사례를 듣자마자, 더 큰 규모의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경쟁사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을 활용할 때는 기존 계약의 독점 조항이나 기간 제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제약 사항이 없거나 계약이 종료된 상태라면, 이 협업 사례를 동종 산업 내 다른 기업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제안해볼 것을 권장한다. 이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2) 가능한 투자를 소액이라도 유치해라.

대기업 투자자의 지분은 생각보다 활용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들은 욕심많은 전문 투자자들과는 투자의 목적이 다르다.
대기업의 투자는 일반적인 투자사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대기업은 재무적 수익보다는 전략적 제휴를 주된 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벤처투자에서 흔히 보는 3~5년 차 회수 계획과 같은 시간적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러한 특성은 투자 관리 방식에도 반영된다. 대기업은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훨씬 더 유연하고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며, 주주로서도 중도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창업자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나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의 제휴나 공동사업 추진 시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과의 협업은 즉각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대기업이 단 1%라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자회사나 관계회사의 이익 증대라는 관점에서 검토되어 내부 승인을 얻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3)그렇다고 모든 대기업들 프로그램에 찾아다니지 말아라.

대기업과의 제휴가 가진 장점에 매료되어 무분별하게 여러 대기업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제휴를 제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업계는 생각보다 좁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스타트업이 여러 대기업을 동시에 접촉하며 제휴를 요청하고 다닌다는 정보는 쉽게 공유될 수 있다.
이러한 행태는 오히려 스타트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진정성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검토 중인 스타트업이 다른 대기업들과도 유사한 제안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해당 기업과의 협력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기업과의 제휴는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일단 제휴가 성사되면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되, 결코 본업에 대한 집중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 제휴는 어디까지나 사업 성장을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눈부신 성장을 이룬 대기업들도 모두 한때는 작은 스타트업이었고, 그들의 창업자들 역시 현재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처럼 치열한 도전의 시간을 거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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