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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석윤 Jul 11. 2021

영광의 순간들에 대하여


왜 살아가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내게 남아있는 영광의 순간들을 단 한 번이라도 더 마주하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살면서 마주했던 짧았지만 강렬했던 영광의 순간들은 살면서 나를 스쳐간 거의 모든 것들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흩어지거나 바스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응결되어, 나를 스쳐갔던 무수히 많시간들 속에서 까만 하늘에 박힌 별처럼 또렷하게 남았다.


훗날 같은 계절, 같은 장소로 돌아가더라도 결코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강렬했던 영광의 순간들은 언젠가 내게 문득 다시 찾아올 또 다른 영광의 순간을 꿈꾸게 하고, 언제 우연처럼 또 필연처럼 찾아올지 모르는 영광의 순간을 한 번이라도 더 마주하기 위해 하루를 버텨내고 살아내게 한다. 지금까지 내게 유일하게 변치 않고 남아있는 것, 내가 보물처럼 간직하고 아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따뜻하게 남아있는 영광의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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