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설민 Nov 28. 2018

접목의 시대, 지금 접목이 트렌드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접목은 모든 분야에서 화두인 걸 아시나요?

접목이라는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건 8년 전이다.

대학시절 디자인 융합이라는 수업에서 박사과정의 강사분이 자신의 논문 내용을 이야기하며 말했다.

"학생들 기억하세요, 과거도 앞으로도 접목이 화두예요"

그 말이 내 뇌리에 꽂혔다. 접목이라.. 멋진데?!


사실 광고 기법 중 기본이 되는 발상법 중 하나에도 접목이 있다.

(A+B=C라는 크리에이티브한 오브젝트가 만들어지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접목은 광고뿐만 아니라 접목은 어느 분야에서나 활용되고 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보고 알고 있는가 모르고 지나치는가의 차이일 뿐이지.

그러나 요즘은 더 심상치 않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브랜딩 차원에서의 접목!


오늘은 광고와 브랜딩단에서 접목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본디 창조는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이 융합되면서 탄생된다.

아주 오래전부터 접목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창조의 필수 조건이었던 것.


나의 사례부터 이야기해보자면,

7년 전 접목이란 단어가 뇌리 속에 박힐 때쯤, 나는 대학생이었다.

한참 광고 공모전에 빠져있었고 남들과 같이 인쇄광고를 만들던 시절, 접목을 시도하기로 결정한다.

바로 인터렉티브 광고로 말이다.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될 때쯤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예상한 흐름은 QR코드 - NFC - VR - AR - N스크린

대학시절 정립해 논 테크놀러지의 예상 흐름

내가 예상한 흐름 중, 당시에는 QR코드가 활발히 이용되던 때였다.

QR코드로 몇몇 시뮬레이션들을 만들었고

대학시절 만든 QR코드를 활용한 피부과 옥외광고

다른 신기술들을 이용해서도 광고를 만들었다.

하지만 뭔가 완벽하지 않음을 느꼈고 곰곰이 생각을 했다.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을 해도 광고의 기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소구이다.

디지털이 발달할수록 이런 감성 소구의 니즈는 아날로그틱 해진다.

어릴 적의 추억, 찡하고 눈물이 터져버릴 거 같은 스토리 등 공감적 요소들로 말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날로그라는 핫도그에 디지털(테크놀로지)이라는 케첩을 쓱 바르 듯..

접목을 시도하되 테크놀로지가 전체를 덮으면 안 된다. 적당한 맛을 가미할 수 있는 정도만 쓱~

이러한 관점에서 앞서 만든 광고물들은 테크놀로지가 너무 부각되어 보였다.

그냥 신기함에서 끝나는 정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당히 접목되어 사람들의 감성에 노크를 해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접목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쯤, 나의 인생을 바꿔버린 아이디어를 만나게 된다.

카누라는 인스턴트커피의 이미지 제고

아메리카노를 집에서 마실 수 있다고 해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라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KANU

이러한 생각을 했다. 카페에서 마시는 것 같은 아메리카노.. 뭔가 부족하잖아.

"카페에는 음악이 있어야지! 그래야 진짜 카페 느낌이 나지!"

이름하여 "음악이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

나는 당시 생소한  NFC라는 기술을 카누의 아날로그한 감성에 접목시켰다.

NFC : 교통카드, 사원증에 사용되는 정보를 주고받는 RFID 방식의 근거리 통신 기술, 스마트폰에서 결재를 하는 시스템도 이 NFC 방식을 활용한다.


1. 카누 패키지안에 있는 NFC 태그를 꺼낸다.

2. 스티커를 패키지에 부착을 한 뒤 휴대폰을 패키지 위에 올려놓는다.

3. 스마트폰의 NFC 기능이 작동하여 카누가 추천하는 카페에서만 흘러나올법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4. 여기가 카페인가? 집인가?를 혼동하며 분위기에 심취해 커피를 마신다.


학창시절 만든 34회 제일기획 아이디어 페스티벌 대상작

기존 카누의 감성적 소구에 NFC라는 신기술의 접목만 했을 뿐인데,

카누의 감성은 더욱더 진해졌다.

이 아이디어 하나로 제일기획 광고대상 대상 수상, 대통령 간담회 초청, 각종 언론, 방송사의 러브콜 등으로 받는 광고계 주목받는 루키가 되었..



서두가 너무 길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접목이 도드라진 브랜드들의 행보를 보며 가슴 뛰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두 콘셉트가 합쳐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나이스한 사례들이 많다.

그중 가장 눈에 띄고 아주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사례가 있다.

칼 라거펠트를 아는가?

샤넬의 황금기를 수놓은 디자이너이자 자신의 브랜드 칼 라거펠트와 펜디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 셀럽이다.

지드래곤과 칼 라거펠트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독특한 로고 하나가 뜨게 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와 이탈리아 태생의 스포츠 브랜드 필라를 합친 로고인데

이는 인스타그램 유저 헤이 라일리가 재미 삼아 만든 로고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경영 악화를 거듭하고 있던 본사를 필라 코리아와 헤지펀드사가 함께 인수해 한국 브랜드가 된 특이한 케이스

헤이 라일리의 인스타그램 피드


칼 라거펠트 : 읭? 좋은데?!!

평소 혁신에 익숙한 칼 라거펠트는 이 재미난 장난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언제나 뛰어난 창조는 혁신가의 모험에서 비롯되나 봄..

명품이기에 중년 층에서 인기를 끄는 펜디이지만,

반대로 젊은 층을 수용할 수 없는 노쇠된 브랜드 이미지가 걱정이었을 것이다.

칼 라거펠트의 눈엔 이 허무맹랑한 접목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킬 묘안으로 보였을 수 있다.

칼 라거펠트의 선제안으로 필라와의 콜라보는 실제가 되었다.

한층 더 젊어진 펜디의 브랜드 화보

 

펜디와 필라의 콜라보 제품들


이런 시도들은 패션계에서 두드러지는데 간단히만 찾아봐도 많은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나이키와 오프 화이트의 협업, 루머로만 떠돌다 실체로 밝혀진 돌첸 앤 가바나와 슈프림의 협업 등..


나이키 + 오프화이트/ 돌첸 + 슈프림

같은 업종의 패션 브랜드지만 전혀 다르거나 상반되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들의 협업이다.

기존의 것 + 다른 것이 접목되었을 때는 특이점이 생기는데 그 특이점이란 것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단초가 된다.

이런 독특한 창조물에 열광하고 이것이 많은 대중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은 SNS의 활성화에 따른 것인듯하다. 같이 신기해하고 같이 퍼다 나르는 일종의 밈처럼

밈 : 인터넷상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 한 그림이나 사진을 밈이라 한다, 원래는 유전공학 용어인데 세포 분열처럼 무섭게 퍼진다라는 뜻을 가진 용어이다.


이런 브랜드 접목의 사례 중에 정말 특이점이 온 경우도 있다.

바로 게스활명수!

처음 페이스북에서 게스활명수를 봤을 땐 재미로 의해 만들어진 콘텐츠 거나 학생들의 재밌는 졸업작품인 줄 알았다.

"게스활명수가 진짜 있을 리가 없잖아?!!"

역대급 콜라보라 불렸던 게스활명수

하지만 이것은 실화...

정말 특이점이 폭발한 케이스라고 생각된다.

데님 브랜드와 소화제의 브랜드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이렇듯 지금은 접목이 대세인 시대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과거도 그랬고 미래도 그랬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눈에 띄게 과감한 접목이 시도될 것이다.

지금은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하지만 언젠가 IT계 또는 회사 간 회사의 엉뚱한 상상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줄 모른다.

감히 예상해본다면 앞으로는 접목을 넘어 소규모 조직 간의 협업이 대세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1인 기업이나 작은 사업체가 여러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엄청난 매출을 내는.. 몸집이 큰 조직이 시대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


이미 나올 건 다 나오고 있을 건 다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기존의 것을 분해하거나 기존의 것에 다른 것을 추가해야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특이점이 발생해야 하는 시대이다.

과감한 시도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정밀 타겟팅 연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