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상세 리뷰 이미지를 최초로 만든 썰~
(이전 글에 이어서)
800만 명이나 접속한 불법 공유 사이트를 청산하고,
포털사이트로 사이트를 전환하려다 실패해 사이트를 접었다.
중학교 3학년 말부터 고등학교 때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되었는데
두루뭉술하게 말하면 벤처사업가였다.
당시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닷컴 버블에 승차한 벤처붐에 대해 떠들어대던 시절이니 말이다.
내가 중학교 때 현 체인파트너스 대표인 표철민 씨가 중학생 벤처사업가로 알려져 있었다.
표철민 대표처럼은 알려진 건 아니지만 나름 불법 사이트와 포털을 운영하며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막연하게 빨리 돈을 벌어 아버지를 쉬게 해드리고 싶단 동기부여가 컸던 것 같다
중학교 3학년 말부터 고민을 했다.
무슨 업을 해야지 돈을 벌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다모임(동창찾기커뮤니티)의 아이디도 "벤처하자"로 할 만큼 벤처에 미쳐있었다.
포털을 접고 그 무렵 독학한 웹디자인으로 홈페이지 제작사를 운영했다.
동창 중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를 섭외를 했다.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코딩이 필요한데 나는 코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껄렁대던 중학생이었던 나와는 거리가 먼 친구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과학올림피아드에 나가 상을 탈정도로 프로그래밍 쪽으론 머리가 비상한 친구였다.
다짜고짜 그 친구 반에 쳐들어갔다.
"야 너 코딩 좀 한다며?, 나랑 홈페이지 만드는 거 하자"
"어?.. 그게 뭔데?"
"아 그냥 홈페이지 만드는 거다, 내가 일 따올 테니까 6:4로 나누자"
생각보다 합이 잘 맞았다.
내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 거리를 가져오면 우리의 작업은 시작됐다.
내가 나모웹에디터와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으로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잡아 넘겨주면
친구가 코딩으로 회원가입 툴, 게시판 등을 만들며 사이트를 구축해 마무리 작업을 했다.
손이 빨랐던 우리에겐 홈페이지 하나쯤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벅스뮤직 같은 음악을 듣는 사이트는 제작기간 5일에 100만 원
간단한 회사 홈페이지는 2일에 30만 원쯤을 받았다.
틈틈이 이렇게 홈페이지를 만들어 팔아 용돈 벌이를 했었다.
학생 신분으로는 꽤 쏠쏠했던 장사였다.
영업은 주로 다음 카페를 통해서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게 눈에 보였다.
같이 하던 코딩 친구는 고등학교에 진학 해 학업에 신경을 써야 하니 나 혼자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당시 영업을 뛰던 카페 중 오픈마켓(옥션, 지마켓) 판매자들 모임들이 있었다.
2000년대 초 오픈마켓은 중고 거래 목적으로 개인 간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었고
광랜을 사용하는 초고속 인터넷이 상용화되는 시기와 맞물려 온라인 커머스가 급성장하는 초입단계였다.
갑자기 아디어가 떠올랐다.
"좋아~ 이렇게 판매자들이 많은데 상세페이지 만드는 업체를 만들자!"
2001~2002년도에는 전문적으로 물품의 상세페이지를 만들기보단 사진을 찍어 올리고 글을 써 물건을 올리는 식으로 판매자들은 장사를 했다.
바로 상세페이지 제작사를 차렸다.
홈페이지도 만들고 영업도 시작했다.
그렇게 드문드문 일을 하다 보니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업체가 하나 더 생겨났다.
경쟁 업체가 한 곳뿐이다 보니 쏠쏠하게 용돈 벌이를 했던 것 같다.
돼지저금통, 된장, 물티슈 등 많은 종류의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을 투여해 만드는 만큼 돈이 생기는 일이다 보니 큰돈은 벌지를 못했다.
상세페이지 영업을 하기 위해 활동하는 판매자 커뮤니티들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쌓여갔고
실제 제품을 판매는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온라인 커머스의 지식인이 되어갔다.
몇몇 카페에서는 우수회원으로 판매자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창업 과정과 판매 방식을 멘토링 해주기까지 했다.
그런 생활을 몇 년 하다 보니 진짜 쇼핑몰을 운영해보고 싶었다.
공고와 같은 실업계는 3학년이 되면 취업반과 진학반으로 나뉜다.
당연히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취업반이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컴퓨터 정보통신과 138명 중에 135등이었다, 뒤에 3명도 내 친ㄱ...
공장 취업보다는 쇼핑몰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판매자 커뮤니티를 통해 취업을 알아봤다.
같은 빌라 아래층 아저씨 공장에 위장취업을 하고 쇼핑몰로 취업을 나가려는 빅 피쳐를 그렸다.
그렇게 온라인을 통해 일자리를 알아봤고,
평소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미지가 좋은 터라 몇몇 분에게 연락을 받았다.
서울에서 숙식까지 제공해주신다는 사장님도 계셨고,
일을 확장을 하는데 같이 해보자는 분도..
그중 내가 사는 지역(부산)에 있는 작은 쇼핑몰에 연이 닿아 들어가게 되었다.
2005년 당시 옥션, 지마켓은 황금시대였다.
속된 말로 신던 양말을 올려도 팔릴 것만 같았다.
설렁설렁 팔아도 월 몇 백만 원은 팔렸던 시기였다.
그렇게 들어간 쇼핑몰에서는 에어로빅복을 파는 회사였다.
읭? 에.어.로.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처음에 이런 반응이었다.
"아.. 에어로빅이라니;;"
하지만 에어로빅복은 생각보다 돈이 되는 장사였다.
나이키, 아디다스처럼 잘 나가는 브랜드들도 있었고, 짝 달라붙는 전신 타이즈가 아니라
아이돌 무대의상을 카피해서 만드는 식이었다.
다이어트 열풍, 그리고 취미생활로 에어로빅 하는 주부들의 자존심은 바로 이 에어로빅 복이었다.
일반 의류보다 비싼 가격, 판매량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도 괜찮은 마진이 남는 블루오션이었다.
기승전 내 이야기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