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가 출연한 한끼줍쇼에서 강호동이 10대 여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요즘 아이돌 중에 누굴 좋아해요?"
"방탄소년단요!"
"옆에 친구는?"
"저도 방탄"
앞에 있는 동방신기 두사람을 못알아본 채;;
이렇듯 요즘 대세는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14일 AMAs(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간 BTS가 엔렌쇼와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팬덤이 상당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인기도 미비했던 그들이 해외 시장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역으로 국내 시장 팬덤까지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전략을 썼고 어떤 마케팅을 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늘은 BTS(방탄소년단)의 미국진출 성공 원인에 대해 전략과 컨텐츠적 관점에서 분석 해보려 한다.
아시아 스타를 넘어 월드스타로
월드스타를 꿈꾸거나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미국 진출을 하는 가수들은 많았다.
혹은 아시아의 한류에 힘입어 호기롭게 미국 진출을 선언한 가수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원더걸스, 소녀시대, 보아, 엑소, 씨엘, 싸이 등의 사례가 있다.
하지만 싸이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미국 진출의 맛을 본 가수들은 없다는 것이 냉혹한 현실!
그 중 가장 많이 화자 되는 그룹은 바로 원더걸스이다.
2009년 본격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멤버들은 영어 공부를 하며 현지화에 노력했다.
당시 잘 나가던 조나스 브라더스의 월드투어에서 오프닝 게스트로 13여 회 무대에 선 원더걸스!
사진만 보면 우리나라 미국 진출 1호 걸 그룹 김시스터즈가 생각난다. 미군 부대에서 루이 암스트롱 눈에 띄어 미국 진출을 했다던.. 컨셉이 뭔가..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전성기를 미국시장 진출로 흘려보내 버리고 돌아온 원더걸스의 위상은 예전만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의 추억으로 사라진 걸그룹이 되었다.
도대체 왜 원더걸스는 안되고 BTS는 통했을까?!
본격적으로, 원더걸스와 많은 미국 진출 가수들의 패착과 BTS의 성공의 차이를 4가지로 나눠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1.전략의 실패
2.타이밍
3.컨텐츠
4.팬덤
전략의 실패
우리나라 가수들이 아시아권에서 한류를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대중 문화 코드를 변질 없이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유니크한 문화코드에 호기심을 가지다가 우리의 컨텐츠에 매력을 느끼며 팬이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가수가 태국에 가서 태국인처럼 보이려 노력을 하는가? 오히려 한국에서 하듯이 한국어로 노래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듯 기존의 컨텐츠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왜 미국만 가면, 가수들을 미국인처럼 메이킹하려 미국인 프로듀서를 붙이거나, 미국식 음악을 흉내 내면서 미국식 컨텐츠를 만들려 할까?
여기서 실패와 성공이 갈리는 것이다.
한국에서 온 동양인 아이들이 자신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어설픈 영어로 익숙한 컨텐츠를 보여준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즉, 같은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싸우는 게 아니고 한국 컨텐츠라는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BTS는 K-pop이라는 무기를 들고 싸웠을까?
그렇다. BTS는 미국인들에게 생소하지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힙합 장르와 EDM 등을 적절히 접목한) 자신들이 직접 만든 K-pop 음악과 한국 아이돌만의 강점인 칼군무를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싸움해 승리를 했고, 호기심을 관심으로 바꾸고 관심을 팬덤으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타이밍
두 번째 BTS의 성공 요인은 적절한 타이밍이다.
절절한 파도를 잘 만났고 그 파도를 탈 만한 준비가 되어 있었고, 물이 찼을 때 노를 저을 탤런트가 있었다.
여기서 파도는 미디어의 변화를 말한다. 기존 매스미디어의 파급력보다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꼭 미국에서 활동하지 않더라도 월드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싸이의 사례를 들어 볼 수 있다.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한 싸이가 이런 말을 했다.
"강남스타일 흥행의 원인을 아직도 찾고 있다"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의 급성장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코믹했던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괜찮은 반응을 끌면서 조회 수를 올렸다.
작은 스파크가 튄 것이다. 국내에서 조회 수가 올라감에 따라 유투브 로직에 따라 노출이 잘되었을 거다.
그렇게 로직에 의해 아시아 국가에 퍼져 나갔을 거고, 한류가 익숙한 아시아권에서 한국에서 난 작은 스파크는 모닥불로 커졌고 그렇게 미국까지 번져 활활 불타올랐을 것이다. 뜻밖에 입소문을 타면서 말이다.
잭슨 형이 말하던 위아더 월드인 세대가 온 것이다
BT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연한 기회, 소셜네트워크의 설계된 로직에 의해 화려한 음악과 군무가 알려지며 팬덤이 생성됐다.
또한, 미국 팬의 입장에서는 소셜네트워크로 접한 BTS는 접근성이 좋은 스타이다.
유튜브 창만 띄우면 언제든 화려한 퍼포먼스의 BTS 영상을 감상할 수 있고 그들의 SNS에 들어가면 그들이 쓴 글과 현재 상태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댓글까지 쓸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점은 미국 내 가수들에게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증명하듯 페이스북에 밀려 하락세를 타고있는 트위터에서도 BTS 공식계정 팬은 1000만 명이 넘는다. 트위터에서 1000만 팔로워는 경이로운 수치이다.
BTS 소속사는 별도의 SNS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직접 올리는 움짤과 멘트들이 팬층을 더 확장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소 뒷걸음치다 개구리를 잡듯 SNS의 순기능인 소통이란 장점을 아주 잘 활용한 것이다.
BTS는 인기를 끈 후에도 소셜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인기를 유지했다.
바로 네이버 V앱을 하면서이다.
V앱은 엔터,문화, 멀리까지 보면 공연까지 아우르기 위해 개발된 서비스이다.
BTS는 이 V앱 라이브를 통해 한국에 있으면서도 전 세계 팬들과 소통을 이어나가며 팬덤 관리를 했다.
탑 아이돌들이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Live 플랫폼 활용을 주저할 때 방탄소년단은 V앱이라는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
컨텐츠
앞서 말한 뉴미디어란 변화의 파도는 알고있어도 아무나 탈 수 있는 게 아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미디어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많은 컨텐츠들을 쉽게 접하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순간 컨텐츠를 보는 눈이 높아졌고, 퀄리티를 분별할 수 있는 가이드가 생겼다.
싸이의 경우도 B급이라는 잘 만든 컨텐츠가 있었기 때문에 뉴미디어의 파도를 탈 수 있었고
BTS는 (K-pop의 장점인)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힙합과 EDM을 적절히 접목한 다이나믹한 음악과 파워풀한 안무로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BTS를 만든 방시혁(전 JYP 프로듀서) 대표는 유명작곡가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든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맴버 7명 모두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TS의 국내 인기가 미비할 때 작곡은 잘하는데 프로듀싱 능력은 아쉽다는 비아냥을 들은 흑 역사도 있는 방시혁 대표
이번에 내놓은 타이틀곡 DNA인 경우 맴버 슈가와 RM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으며 여태껏 그들이 만든 미공개 곡은 300여 곡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듯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탤런트가 있는 것이 BTS의 성공 요인이다.
BTS의 노래 가사는 철학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얻거나 유명 영화에서도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그룹명이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고 편견과 억압을 받는 우리 세대의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들은 10대들이 공감할만한 가사를 내놓고 있다.
실제 BTS의 해외 팬들의 영상들을 보면 학교폭력이나 입시 등의 10대가 공감하는 가사가 좋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룬다.
10대들의 질풍노도는 세계 어디에서나 유효하다. 이러한 10대들을 아우르는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의 덕을 볼 수 있게 한 뮤직비디오에서도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다.
방탄 소년단의 뮤직비디오는 화려하지만 디테일이 살아있고 미장셴이 뛰어나다.
각종 문화, 예술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큼 뮤직비디오의 아트웍은 10대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또한 빅히트 엔터테이먼트의 손성득 디렉터가 만들어낸 어려운 난이도의 안무가 앞서 말한 미장센들과 어우러져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팬덤
https://www.youtube.com/watch?v=dh3KmAvzhoc (BTS 미국 팬 반응)
앞서 언급한 싸이와 BTS가 다른 점은 팬덤이라는 것이다.
싸이와 다르게 7명의 미소년은 자신들의 준비된 컨텐츠로 팬덤을 만들었다.
강남스타일은 재미는 있지만 팬덤을 생성할 수는 없다. 팬덤을 생성할 수 있는 연령층은 10대들이다.
미성숙하지만 문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며 우상을 동경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연령이다.
이러한 면에서 싸이의 원 히트 원더는 예정된 순서였을지도 모른다.
미국 10대들이 동양의 배 나온 아저씨의 코믹한 노래와 춤을 좋아할 순 있지만, 배 나온 동양 아저씨를 우상으로 삼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동양의 아름다운 미소년들은 미국 10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을 것이다.
호기심이 관심으로 바뀌고 그 관심이 팬심으로 변하는 순간 BTS의 팬덤은 형성되었다.(BTS의 팬들은 아미라고 지칭된다)
팬덤의 관심은 후속곡에도 이어지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것이 싸이와 BTS의 차이이다.
이렇게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은 전략, 뉴미디어의 변화, 컨텐츠 생산 능력, 팬덤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엔터테이먼트업 관점에서도 컨텐츠와 미디어 플래폼을 중요하게 생각해하는 시점이다.
요즘 대형 기획사들이 유사 플랫폼을 인수하고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스타 PD들을 영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건이 안되는 중소 기획사에도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뉴미디어를 잘 아는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