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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작가 Nov 24. 2023

선한 영향력... 불붙은 초심(feat. 김민섭)

다시, 잘 살고 싶어졌다.

아내가 김민섭 작가 강의를 듣고 와서

너무 좋았다며 아직도 들뜬 모습이었다.


김민섭 작가? 누구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시작으로

<아무튼, 망원동>,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최근작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까지 15권가량의

책을 낸 유명 작가였지만 정작 난 제목만 들어봤지

읽은 책이 없었다. 난 그동안 뭔 책을 읽고 산 거지?


내가 모르는 작가라 관심이 덜한 것도 있었지만

아내의 말보다 강의를 직접 찾아가서 듣는 열정,

저렇게 감동 잘 받는 감성 풍부한 아내의 모습에

정신이 더 팔려 있었다.

(건성으로 들은 거 아님. 포장 아님. 오해 금지.)


"강의 듣는데 여보랑 많이 비슷하더라고.

 평소 여보가 했던 말이나 생각과도 비슷하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 그렇게 훌륭한 작가가 있었어?

내가 평소에 뭔 말을 했지?

어떤 점이 비슷하다는 거지?


아내가 <유퀴즈> '김민섭 찾기' 편을 보란다.

난생 첫 해외여행, 후쿠오카 티켓 예매,

하지만 갑자기 결정된 아이의 수술.

이 티켓을 누군가에게 양도하기로 결정.

SNS에 동명이인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

극적으로 찾은 동명이인 김민섭 씨와

여기저기서 나타난 도움의 손길들.

각박하다고만 여겼던 세상에

이런 영화 같은 따뜻함이 있을 줄이야.

티켓의 주인공 김민섭 씨도 너무 괜찮은 청년이었다.

영화 같고 동화 같은 아름다운 스토리,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안 보신 분은 꼭 보시길...)


유튜브를 보고 나니 더 의문이 커졌다.

이런 훌륭한 분이랑 내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나를 너무 높게 평가한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

멋대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에 대한 반성,

나도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싶다는 바람...

여러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떠올랐다.


아내가 강의를 듣고, 내가 영상을 보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김민섭 작가의 선한 영향력은

어느새 나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다.

이 글을 보고 궁금해 유튜브를 찾아보고

김민섭 작가의 책을 읽는 분이 생기겠지.

(제 책도 찾아보는 분이 있다면 복 받으실 겁니다~)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의 전염성은 생각보다 강하다.

메이저리거 오타니는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거란다.

이 멋진 생각과 행동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했다.

<최강야구>에서도 타자가 행운의 안타를 치면

"쓰레기 많이 주웠어~"라고 말한다.

내가 뛰고 있는 사회인야구팀에서도

쓰레기 줍는다는 말은 일반화된 멘트가 됐다.


30대 초반, 강사의 꿈을 갖기 시작했을 때

내가 강사로서 어떤 경쟁력이 있을지 생각했다.

전문성도 없고, 학위도 없고, 경험도 없고...

어쩌면 나의 경쟁력은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부모가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둘째는 아이가 부모를 좋아해야 합니다.
- 서천석 -


좋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이 되자.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자.

그리고 그것들을 잘 기록하자.


그랬던 내가...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김민섭 작가는 강릉에서 '당신의 강릉'이라는

책방을 운영 중인데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한단다.

아내는 강의가 끝나고 책에 사인을 받으며 물었다.


"제가 작가 한 명 소개해드려도 될까요?"


"좋죠~ 어떤 작가님이시죠?"


제 남편이요.


아내는 나에게 언제 강릉 한번 놀러 가잔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진짜 매물로 내놓으려고?

여보~ 그러다 허위과장 광고로 걸립니다.


하지만 이날 이후 잊고 살았던 초심이 꿈틀댔다.

잘 살고 싶어졌고, 기록하고 싶어졌다.

언젠가 김민섭 작가님을 만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언제 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

일단 작가님의 책부터 읽으며 빌드업해야겠다.

'영향력'은 둘째치고

일단 '선한' 삶부터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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