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로 본 2023년, 그리고 2024년
믿거나 말거나지만, 난 믿을래~
모임 많고 술자리 많은 연말연시다.
이렇게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내고,
얼떨결에 새해를 맞이하는 건
보내는 해에게도, 맞이하는 해에게도
예의가 아닌 듯했다.
정리하고 계획하는 시간, 나름의 의식이 필요했다.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사주 어플을 켰다.
막상 어플은 켰지만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사주, 운세라는 게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으면
'그것 봐라~ 내 말이 맞지?' 하는 거 아니겠나.
내년 운세를 보기 전에
사주의 신빙성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올해 운세가 얼마나 맞았는지 확인해 볼까?
앗! 마치 올해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 풀이되어 있었다.
뭐야 이거?!!
<2023년 운세>다이어트에 실패한 것도,
출판 실패, 영어 실패, 야구 우승 실패도...
큰돈 빌려주고 아직도 못 받아
맘고생 하고 있는 것도...
다 내 팔자고 운세였네~
(괜히 핑곗거리 하나 생김)
<2023년 건강운>올해는 야구에, 탁구에 직장인인지 운동선수인지
본업이 헷갈리는 삶을 살았다.
야구하다 생긴 부상은 야구인의 숙명이고.
넘치는 에너지의 기운을 하얗게 불태웠다.
<2023년 대인운>내가 특히 놀란 부분은 대인운이었다.
야구 레슨장의 갑작스러운 강제 철거로
회원들이 공중분해 됐다.
여기에 돈 문제가 얽혀 변호사 사무실도 갔고
내가 중간에서 역할을 해보려다가
괜한 오해와 비난을 사기도 했다.
선한 의도가 어떻게 치부될 수 있는지,
인간관계라는 게 얼마나 간사한 것인지,
말 한마디가 어떻게 와전될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야구팀에, 몽골여행에,
졸업 후 첫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회에...
(여보~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가 늘어난 것도
거스를 수 없는 사주팔자 때문입니다...)
이렇게 올해 운세가 딱딱 맞아떨어지다 보니
내년 운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내년 운세를 클릭했다.
<2024년 운세>누가 이 어플에 제보를 했나?
아니면 나랑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말과 글에 재능이 있다고 자평하는 걸까?
'경솔한 생각', '얕은 지식', '섣부른 조언'
폐부를 찌르네.
입 다물고 내 인생만 살아야겠다.
<2024년 대운>솔깃하는 문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큰 성과'
이는 혹시 브런치를 통한 출판?!!
나의 '지식과 지인의 도움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고
주변에서 나를 부러워하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다니...
이거 참 벌써부터 부담스럽게...
이름 너무 널리 알려지면 안 되는데~
<2024년 재물운>도대체 책을 몇 쇄까지 찍는다는 말이지?
출판사에 아이디어도 활발히 제시해야겠다.
아예 이 운세를 보여주면서 말해야겠다.
이상한 놈 취급 받으려나?
<2024년 재물운>요즘 아내가 내 글을 읽고 날 선 비판을 날리고 있다.
아내는 원숭이띠다.
아내의 조언을 좀 더 귀담아 들어야겠다.
'중요한 계약'이라 함은 출판계약?!!
'북서쪽'이라 함은 파주출판단지?!!
용하다 용해~
우주의 기운이 내 책에 모이고 있다.
재미로 본 사주, 운세였지만
한 해를 훌훌 털어보내고
설레발 가득한 희망찬 새해를 맞을 수 있게 됐다.
내년은 운세가 너무 좋아 핑계도 못 대겠다.
진짜 나만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