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연제 다윗 편(사무엘기상)ㆍ 이야기 열둘
‘마온’이라는 마을에 부자 ‘나발’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그는 갈렙 족속으로 행실이 무척 고약하고 완고했어요.
그에게는 뛰어난 분별력에다 미모를 갖춘 ‘아비가일’이라는 아내가 있었지요.
어느 날, 바란 광야에서 머물고 있던 다윗은
나발이 갈멜에서 양털을 깎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다윗은 젊은이 열 명을 나발에게로 심부름을 보냈어요.
“나발을 만나 나의 이름으로 문안하고 이렇게 말하시오.
‘어른도 평안하시고, 온 집안과 온 소유도 평안하시기를 바라오.
우리가 어른의 목자들과 갈멜에서 함께 있는 동안 그들을 해치지 않았고, 오히려 도와 잃어버린 것이 전혀 없게 하였소.
그러니 어른께서 오늘 나의 젊은이들에게 은총을 입혀, 무엇이든 갖고 계신 것이 있다면 어른의 종들과 어른의 아들 다윗을 위해 은혜를 좀 베풀어 주시오.’ ”
다윗의 말대로 젊은이들은 이 모든 것을 나발 앞에 전했어요.
“다윗은 누구고, 이새의 아들은 또 누구란 말이오?
도대체 어디서 온 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찌 내 목자에게 줄 음식과 물, 먹일 고기를 내준단 말이오?”
냉정하게 거절당한 다윗의 젊은이들은 맥없이 발길을 돌렸어요.
이 모든 상황을 전해 들은 다윗이 부하들에게 말하였어요.
“각자 칼을 차시오.”
다윗은 사백 명 가량의 칼을 찬 젊은이들을 데리고 나발에게로 향했어요.
그때, 불량한 주인을 못 마땅히 여긴 일꾼 중 한 명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달려왔어요.
“방금 다윗이 바란 광야에서 전달자들을 보내어 주인님께 문안을 왔었어요.
그 사람들은 우리가 들에 있을 때, 밤이고 낮이고
항상 우리들의 방벽이 되어 주었지요.
덕분에 우리는 아무 해도 입지 않았고, 잃어버린 것들도 없었어요.
그럼에도 주인님은 소리치고 모욕을 주었으니
다윗이 주인님과 온 집에 어떤 악한 일로 갚을지 알 수 없어요.
부디 마님께서 어떻게 하셔야 할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 말을 들은 아내 아비가일은 다윗에게 가져갈 것들을 서둘러 준비했어요.
떡과 포도주와 요리한 양들, 그리고 볶은 곡식과 건포도며 무화과 등을 나귀들 등에 잔뜩 실었지요.
“나보다 앞서 가세요. 나도 곧 따라갈게요.”
일꾼들을 앞서 보낸 아비가일은 이 일을 남편 나발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뒤따라갔어요.
고약하고 완고한 남편과 두루 화평케 하는 아내라니!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한 쌍 같지요?
주 예수님, 열린 귀를 가진 아비가일처럼 우리에게도 듣고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세요.
아멘.
관련 구절) 사무엘기상 25: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