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신 나를 깨우는 것들

기상 후 스마트폰은 잠시 뒤로

by 세온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다 잠들고 아침이 되면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무의식적으로 손에 익은 기기 속에서 눈을 뜨자마자 뉴스나 SNS를 확인하고, 수많은 정보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나의 하루 시작을 내맡긴다. 하지만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깨달은 것은, 아침의 첫 순간에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듣느냐가 하루의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그 시작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채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시절에는, 아침부터 아무 생각 없이 짧고 자극적인 컨텐츠들을 보며 하루를 계획하고 준비하기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스마트폰 화면에 빠져 좀비마냥 다녔다. 게다가 끝없는 정보와 비교의 연속 속에서 나의 하루는 이미 무겁고 복잡해지곤 했다. 그래서 작은 결심을 했다. 아침에 스마트폰 대신 나를 깨울 다른 것들을 찾아보기로.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커튼을 열었다. 방 안으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은 나를 부드럽게 일깨우는 최고의 알람이었다. 햇살이 방 안을 채울 때,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세상과 연결되었다. 그 따스함은 스마트폰 화면이 줄 수 없는 편안함이었다. “오늘 하루는 어떤 날이 될까?”라는 생각이 떠오르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를 채우는 듯했다.




그다음은 침대 옆 테이블에 두었던 따뜻한 물 한 잔이었다. 공황과 불안이 심했던 시절, 아침에는 늘 목이 메인 듯한 답답함이 있었다. 그런데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시기 시작하면서, 답답했던 목과 가슴이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물이 몸속을 흐르며 나를 차분하게 깨어나게 하는 그 시간은 나에게 아침을 준비하는 작은 의식이 되었다.




햇살과 물이 몸을 깨웠다면, 이제는 마음을 깨울 차례였다. 나는 스마트폰 대신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된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다. 내가 좋아하는 잔잔한 음악들이 방 안을 가득 채우면, 그 순간만큼은 내 미리속의 불안이 흐릿해지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아침에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오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스마트폰 알림이 아닌, 내가 나 자신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하루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실 한 몇일은 내가 당장 해야하는 일이 머리속에 뒤죽박죽이라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이 답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답 마저도 나에게는 충분했다.





이렇게 작은 변화들로 시작한 아침은 내가 느끼는 하루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 주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불안했지만, 대신 나를 깨우는 것들을 찾고 그것들을 반복하며 새로운 평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아침은 더 이상 자극들과 불안한 정보 그리고 소음 속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나 자신과 주변의 소소한 것들에 집중하며, 내가 하루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침은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자 매일 나 자신과 처음 만나는 순간이다. 스마트폰 대신 나를 깨우는 작은 의식들이 하루를 견디는 힘이 되어 준다. 그리고 지금은 안다.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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