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아빠 육아] - 1장. 새로운 시작

2. 병원에서(2)

by 콩돌밤돌아빠

"여보 우리 사 신청했던게 뭐였지?"

"신생아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는 원래 무료고 추가로 돈 내면 검사 할 수 있는게 있어. 왜?"

"음... 놀라지 말고 들어. 아기가 오른쪽에 손가락이 1개가 더 있어."

"아, 이미 엄마한테 들었어."

"??"


그렇다. 아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아마 내가 편의점에 먹을 것을 사러 간 사이에 장모님과 관련된 내용을 카톡으로 주고 받은 것 같다.


"그거 때문에 그런 거 물어본거야? 뭐 어때 애기 손가락이 그래도 4개가 아닌게 어디야. 6개면 하나를 제거하면 되는데."

아내가 참으로 무덤덤하고 긍정적이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속으로는 생각이 많을거다.


"면회 시간인데 한번 보러 갔다."

내는 아직 거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나 혼자 11시가 되어서 둘째 면회를 하러 갔다.

아기는 잘 있었다.

사실 이때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자면 첫째 때만큼 마냥 신기하고 기쁘지는 않았다. 마음이 엄청 무거웠다. 아기가 왜 그렇게 태어났을까, 무슨 문제가 있었던걸까. 왜 임신 중엔 아무도 몰랐을까. 그치만 임신 중에 알고 있었더라면 우린 더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 같고 좋지 않은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마음 한 켠엔 '그래도 너가 우리에게 와 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측은한 마음과 '한번 잘 살아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 기간 중의 우리의 삶을 쭉 되돌아보게 된다. 원인이 무엇이다를 명확히 규정할 순 없지만 우리를 돌아보게 되는 건 사실이다. '설마 그때 많이 싸워서 애가 스트레스 받아서 저렇게 됐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첫째 때는 아니었는데 둘째 때 유독 우리는 자주 싸우고 서로 예민해져 있었다.


병실에서 남편이 생활하는 곳. 난 키가 작아서(?) 쇼파와 크기가 딱 맞아 두 발 쭉 뻗고 잘 수 있었다.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아내는 열심히 병상에서 다리 운동을 했다. 다리를 양 옆으로 흔들기도 하고 무릎을 세워서 왔다갔다 하는 운동을 꾸준하게 했다.

그것 때문인지 아내는 수술하고 4시간 만에 가스가 나와서 물과 건더기 없는 주스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아기의 상태가 염려되어서 줄곧 핸드폰으로 관련 정보를 찾았다. 사는 곳에 소아 수부외과가 있어서 전화까지 해봤다.

"네, OO병원이죠? 수부외과 진료를 혹시 볼 수 있을까요? 아기가 오늘 태어났는데 손가락이 6개여서요."

"아, 네. 신생아 같은 경우에는 수술은 할 수 없구요.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한번 병원 방문해주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병원에서 이렇게 말해주는게 참 고마웠다. 제왕절개 수술해주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도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는 하셨다. 큰 수술은 아니고 얼마든지 치료가 된다고 했다. 사실 이때 당시만 해도 산부인과 선생님을 살짝 원망하기도 했다. 초음파 상으로도 손 6개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출산하고 나서도 손가락을 최초로 확인한게 남편인 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았더라도 뭐가 달라질까'라고 하면서도 '아내가 무사히 출산하고 둘째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준게 어디냐'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원망은 금방 없어졌다.


우리는 일전에 검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었는데, 무료 검사 이외에 지놈체크-G라는 25만원 짜리 검사가 있었다. (이 외에도 45만원 짜리 지놈체크-G plus가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검사는 유전체의 갯수나 구조 이상 여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첫째 때는 눈여겨 보지도 않았는데 막상 둘째 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료 검사도 신청을 했다. 다른 문제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아내를 도와준 페인버스터. 통증을 줄여준다.

아내는 첫 날 허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그래서 잠을 좀 설쳤다. 첫 날 통증이 제왕절개 입원 기간 중 가장 심하다고 한다.


우린 피곤해서 금방 잠에 들긴 했는데 사실 이때 남편이 코 골면서 계속 자면 안된다. 간호사 선생님 혈압 재러 오시거나 하실때마다 틈틈이 눈 떠서 아내의 병간호를 보조해주어야 한다. 굳이 도와줄 일이 없어도 눈치껏 일어나서 아픈 곳은 없는지 등을 봐주는 것이 하나의 역할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책을 좀 읽거나 신문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잠을 이기려고 노력했다.

임신&출산 직후의 남편의 행동은 아내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므로 절대 큰일(?) 날 행동을 하지 말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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