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록, 주민이 고민하고 기획하다
정릉마을기록주민이야기마당이 만드는 마을기록 주민공론장
글 | 김기민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 운영책임자)
사진·편집 | 최나현 (동 사업 보조책임자)
공공 기록물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한민족이 국가를 수립하고 운영해온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하지요. 특히 조선왕조의 국가경영과 관련된 공문서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조선왕조실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세계사적으로 인정받는 소중한 역사적 자산입니다.
500년 지적 기록 재산의 보고 조선왕조실록 ⓒ문화유산채널 홈페이지(k-heritage.tv)민간에서도 기록물들을 (어떤 면에선 더 많이 풍부하게) 생산해냈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국가가 생산해낸 기록에 비해 비교적 적거나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록은 시대변화와 정치적 격변 시기를 거치며 소실되기도 하며, 기록물의 보관과 보존에는 강력한 통치체계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중앙집권적 관료제가 완비되지 않은 경우, 혹은 민간 영역에서의 기록은 아무래도 현 시대까지 남아있기가 쉽지 않지요.
현대에 접어들어선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를 운영하며 생산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됩니다. 사실 근대 이후 국가기록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지역에서의 기록, 혹은 민간에서의 기록 작업과 보존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되고 일반화된 것은 정말 최근의 상황입니다.
국가기록원 소개 > 목표 및 임무 ⓒ국가기록원 홈페이지(archives.go.kr)성북구에서는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으로서 마을잡지나 소식지 제작/간행, 혹은 근현대 지역의 모습과 주민들의 기억들을 채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2010년대 접어들어 시작되었습니다. 정릉은 그 작업이 가장 선도적으로 진행된 지역으로 마을기록 관련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왔습니다.
정릉 마을기록 관련 민간 협의채널인 정릉마을기록주민이야기마당(이하 '정말기록당')은 지난 4월 마을기록 워크숍을 통해 기록에 대한 기초교육과 함께 의견을 나누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추진단도 협력 지점을 모색하기 위해 4/4(수) 2차 워크숍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정말기록당 활동그룹과 4/4(수) 워크숍 직후, 그리고 4/24(화) 두 차례에 걸쳐 사전 미팅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정말기록당은 정릉지역 마을기록 분야 주요 활동주체인 정릉마을기록사업단을 중심으로 성북문화재단 문화지역협력팀·청수도서관, 지금은 없는 동네-옥수동트러스트, 협동조합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기획·자문 그룹을 조직하고 지난 5/2(수) 첫 회의를 가졌고 성북시민협력플랫폼 또한 협력 파트너로서 함께 참여했습니다.
정말기록당 기획·자문 그룹 1차 회의 현장, 청수도서관 2층 회의실 ⓒ성북시민협력플랫폼1차 회의는 향후 정말기록당이 주민과 원활한 기록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향후 방향과 방법 등을 구체화하고, 단계별 진행 방향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였습니다. 정릉에서 산 사람들이 정릉 동네(마을)의 의미를 찾는 것을 마을기록의 목표로 삼고, 현재 발굴되었거나 발행하고 있는 기록 정보를 수집하며, 정릉의 연표를 포함한 전시회 및 이벤트 등을 통해 이를 지역사회에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습니다.
앞으로 정말기록당 기획·자문 그룹은 앞으로 네 차례의 회의를 더 가질 예정입니다. 첫 미팅을 통해 마을기록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확인하고 마을기록 과정에서 주민의 역할, 이렇게 정리된 마을기록 콘텐츠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공론의 장 마련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정말기록당 × 성북시민협력플랫폼이 함께 준비해나갈 마을기록 공론의 장에 정릉 지역주민 그리고 성북구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려봅니다!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은 성북구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적 활동 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동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네트워크 구축을 비전으로 동 기반 주민모임 성북동천, 성북 지역활동가 모임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성북구 대표 지역법인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지원 : 성북구,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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