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휴가 1

해기사에게 연애란 어려운 것일까

by 푸르른 선망

지난 3월, 승선 중에서의 일이다. 졸업과 동시에 헤어진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정말 바쁜 시기였다.


선박에서 선원이 바쁘다면 당신은 무엇을 상상하겠는가?


항구에 도착하는 입항. 그 항구를 떠나는 출항.

해적이나 전쟁지역을 지나는 긴장함 있는 해역의 항해.

태풍을 만나았을 때의 항해.


모두 당신의 상상과 같이 터프하기 그지없이 바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바쁜 검사를 앞둔 일주일 전의 일이었다.

선박의 검사에 대해 이 글에서 모두를 언급하기에는 다소 지루할 수 있기에, 수능을 앞둔 수업생의 심정이었다고 전하고 싶다.


그런 나날의 연속에서 승선 후 5개월, 주변 사람과의 연락도 적어지는 조용한 시간에 나의 세상이 흔들렸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녀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그녀는 나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마음 벅찬 설렘과 매몰차게 나를 찼던 그녀의 태도가 돌변한 것에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그녀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드디어 빛을 찾았는데, 또 같은 그늘로 들어가는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럼에도 간절히 바라왔기에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었다. 그래서 앞둔 검사를 무사히 끝내고 답을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세상이 흔들렸는데 일이 손에 잡힐 리가. 간신히 하루하루 업무는 하였지만, 퇴근을 하면 그날그날의 달빛 아래 바다를 보면서 고민했다.


선박 기관사에게 바다를 보는 시간은 달빛 아래 퇴근을 한 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이따금 적도를 지날 때에는 해가 길었기에 노을질 무렵의 바다를 보는 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달빛에 의존해 조용한 바다를 보는 것이 일반인들이 모르는 나의 모습이다.


어떤 날에는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우리 관계가 끝나버린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아쉬움을 느끼 기고하고, 어떤 바다에는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잊어버리려 노력했다. 그렇게 검사가 끝나고 그녀의 끝에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2주가 걸렸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결론은 서로를 위해 헤어짐을 받아들이자는 것이었다. 또다시 떠나가야만 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것도, 그 마음을 받아서 먼 발걸음을 다시 옮기는 것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결단은 확고했다. 물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둑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싫어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3개월 후 그녀와 사귀었다.

그리고 지금 이별을 고민하고 있다. 그 헤어짐과 같으면서도 다른 이별을 계획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