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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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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Feb 12. 2020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

호주 퍼스

남반구의 여름은 원래 이런 것인가?

'뜨거운 햇살'이라는 것을 처음 느껴본다.

참 쉽게 사용했었던 이 말이 앞으로는 조심스럽게 꺼내질 듯하다.

덥지는 않다. 심지어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기까지 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섭씨 35도를 웃도는 기온에도 땀 한 방울이 나지 않지만

목덜미가 익어가는 것 느껴진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이 언덕을 넘으면 끝없는 해안이 펼쳐질 것이고,

데워진 육체를 식혀줄 곳은 넘쳐난다.


힘껏 흔든 콜라를 따게 되면

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갈색 거품을 보게 된다.

한참 동안 부리던 성질이 진정되면,

절반도 남아 있지 않은 검은 액체를 마시게 되고,

줄어든 양만큼

톡 쏘는 특유의 맛도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콜라는 마치 여행기와 같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순간순간의 자극에 흥분을 한 우리는

흔들어 버린 콜라를 따 버리는 실수를 한다.

맛있는 콜라를 먹기 위해서는 조금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주체 못 할 탄산이 다시 검은 액체에 속으로 스며들 때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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