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열한백구 Apr 26. 2020

꽃밭 가득 노란 꽃

대저 생태공원 유채꽃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1926)

코로나에 빼앗긴 우리의 봄.

그 들판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유채꽃이 있다.


#

벚꽃의 화려함이 가시고

올려다보던 고개를 바로 할 때쯤이면

노랗게 펼쳐진 유채꽃을 볼 수 있다.

유채꽃은 벚꽃과 달리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를 기다려 주기에

마음이 급해질 필요가 없다.

때 마침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때 마침 햇살이 따사롭고, 할 일 없는 오후가 찾아온다면

그때가 바로 유채꽃을 즐기기 위한 순간이다.


#

몇 해 전.

김해공항으로 가기 위해 낙동강을 가로지르다

강변이 노랗게 물들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지도를 검색하고, 대저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유채꽃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인 줄 알았는데

군락이 좁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요금지불해야 했던 제주도에 비해

37만 제곱미터에 펼쳐진 대저 생태공원의 유채밭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벚꽃과 유채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저 생태공원은

차량 진입을 막는 강수를 두었음에도 도보를 이용한 시민을 막을 수 없었고

4월 초, 그 넓은 노란 꽃밭을 갈아엎고야 말았다.

유채꽃은 개화시기가 벚꽃과 비슷하지만 사월 중순까지도 그 노랑을 간직하고 있기에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줄여 나가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갈아엎은 유채꽃밭이 아쉬울 따름이다.

매년 사진첩을 장식하던 4월 유채꽃을 뒤로하고

내년을 기약한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