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1926)
코로나에 빼앗긴 우리의 봄.
그 들판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유채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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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화려함이 가시고
올려다보던 고개를 바로 할 때쯤이면
노랗게 펼쳐진 유채꽃을 볼 수 있다.
유채꽃은 벚꽃과 달리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를 기다려 주기에
마음이 급해질 필요가 없다.
때 마침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때 마침 햇살이 따사롭고, 할 일 없는 오후가 찾아온다면
그때가 바로 유채꽃을 즐기기 위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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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김해공항으로 가기 위해 낙동강을 가로지르다
강변이 노랗게 물들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지도를 검색하고, 대저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유채꽃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인 줄 알았는데
군락이 좁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요금을 지불해야 했던 제주도에 비해
37만 제곱미터에 펼쳐진 대저 생태공원의 유채밭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벚꽃과 유채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저 생태공원은
차량 진입을 막는 강수를 두었음에도 도보를 이용한 시민을 막을 수 없었고
4월 초, 그 넓은 노란 꽃밭을 갈아엎고야 말았다.
유채꽃은 개화시기가 벚꽃과 비슷하지만 사월 중순까지도 그 노랑을 간직하고 있기에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줄여 나가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갈아엎은 유채꽃밭이 아쉬울 따름이다.
매년 사진첩을 장식하던 4월 유채꽃을 뒤로하고
내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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