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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Mar 31. 2020

봄. 벚꽃

매년 이맘때가 되면 후회를 한다.

차를 바꾸면서 선루프를 옵션에 넣지 않은 것을 말이다.

나무 아래에 주차를 하고,

천장을 열고,

의자를 젖히고 누워서 바라보는

벚꽃놀이를 못하기에 그렇다.


바람에 흩날리는 연분홍 꽃잎,

풍성하게 피어난 꽃망울도 좋지만

가로등 아래서 올려다보는 벚꽃이 제일 좋다.

어둠에 가려 그 가지가 보이지 않으면,

불빛을 머금은 꽃잎만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이

신비롭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벚꽃에 아쉬워한다.

짧은 시간에 꽃을 피워내고,

절정 때의 화려함을 뽐내고 나면,

이내 꽃잎을 떨구기 때문일 것이다.

재선충병으로 잘려나가는 소나무를 보며 아쉬워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으려나

사계절을 녹색으로 버티는 소나무들은 참 섭섭하겠다.


소외된 이웃을 보여주고 모금을 하는 방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이들이 나올 때와 노인이 나올 때의 모금액은 앞자리가 달라진다고 했다.

인간의 짧은 생을 아름답다고 여겼다는 그리스의 신들,

짧은 생을 보낸 아이들에 대해 더 공감하는 우리.

일 년에 단 2주만 녹색으로 물드는 소나무라면

그 녹색에도 우리는 열광하려나?

지난 금요일 3월 27일, 부산의 벚꽃은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벚꽃이 유명한 지점마다 꽃놀이 자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늦은 저녁시간을 이용해 진해에 가곤 했는데

여좌천과 경화역 폐쇄 소식에  낙동제방 벚꽃길을 찾았습니다.

주차장이 마땅치 않지만 늦은 시간에 비까지 내려

공단 안쪽 쉽게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 낮시간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거나

삼락공원에 주차 후 걸어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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