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라고 불리던 마음

by 오월

선물을 준다는 건, 마음을 보내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선물을 고르는 시간은 늘 생각보다 많은 품이 든다.

상대를 떠올리고, 무엇을 좋아할지 헤아리고,

여러 선택지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마침내 ‘이거다’ 싶은 것을 고를 때까지.


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수고는 기꺼이 감내하게 된다.


그렇게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삶에서,

정작 자기 자신을 챙기는 일은 늘 ‘사치’라는 이름으로 뒤로 밀린다.


특히 각자의 이름으로 살아가다

어느 날부터 엄마, 아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이들은

새로운 이름을 얻는 순간

자신은 조금씩 사라지고,

자식과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해진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선물을 건네는 일은

그다지 거창할 필요가 없다.

그저 소소한 사치면 충분하다.


따뜻한 물에 입욕제를 풀어

몸을 푹 담그는 일,

내가 좋아하는 향의 바디용품을

조금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것,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예쁜 디저트를 하나 더 주문해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우리는 타인에게 주는 마음엔 늘 후하지만,

스스로에게는 늘 검소하다.


연말쯤은,

올 한 해도 잘 버텨주었다고

나 자신에게 선물을 건네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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