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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Oct 20. 2019

국내여행, 이제는 영주로 떠나보자

경상북도 영주 예찬

영주

영주라는 도시에 대해 자세히 아는가? 나는 영주에 여행 가기 1주일 전 그 도시 이름을 처음으로 들어보았다.

영주는 경상북도에 위치한 인구수 10만이 사는 작은 도시이다. 그 수도 2011년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며, 녹색창에 영주를 검색해보면, 풍기인삼축제만 나오는 관광지로서는 매력이 없어 보이는 도시이다. 하지만 난 오늘 부산, 속초, 제주도 등 북적북적한 국내 여행지에 지친 이들에게 1박 2일 영주 여행을 추천하고자 한다. 영주의 관광지, 맛집, 교통, 숙소를 소개하며 영주만의 고요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노출시키고자 한다.


1. 관광지

1) 소수서원

영주는 관광지가 많지 않다. 소수의 관광지 중 제일 먼저 들려야 할 곳은 소수서원이다. (라임이 좋았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원이다. 뭐, 소수서원에 대해서는 검색만 해보면 자세한 정보가 나올 것 같으니 나는 감상평만 남기고자 한다.

평화롭다 

이 한 마디면 소수서원은 모두 설명을 할 수 있다. 소수서원 안은 양반들이 공부를 하던 곳이어서 그런지 고요하고 명상을 하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물줄기를 따라 걷다 보면 수많은 소나무가 있는 곳에 당도할 수 있고, 관광객들도 많지 않아 평화롭게 느껴진다. 혼란스러움에 지친 사람이라면 소수서원에 들려 조용히 걷다 보면 잡생각들이 사라지고,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나라님들을 배출한 이유가 있다.


2) 선비촌

소수서원부터 들려야 하는 이유는 소수서원을 구경하고, 조금만 걸어가면 선비촌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서원에서 공부한 선비들이 실제로 지낸 곳인데 그들의 생가를 구경 가능하며, 내부에는 박물관도 있어서 재미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3) 부석사

영주 여행의 꽃이다. 영주에 간다면, 이 곳에는 무조건 들려야 한다. 그곳은 바로 부석사이다.

부석사로 향하는 입구 앞이다. 이곳부터 쉼 없이 오르막길이나, 천천히 옆에 있는 사과농장도 구경하고 길가에 드리워진 은행나무가 물든 모습을 보며 걸어가다 보면 그 끝이 보인다. 물을 사 오지 않았다면, 길가에 파는 사과즙 하나를 마시며 오르자, 500원밖에 하지 않는다. 부석사는 가장 꼭대기에 있는 무량수전에 이르러서야 완전한 매력을 볼 수 있다.


20분 정도를 오르다 보면 무량수전이 보이고, 무량수전 앞에 서면 위와 같은 절경이 펼쳐진다. 마음이 편해진다고 할까? 영주는 그런 도시다. 잡생각을 없애주고 이너 피쓰를 실현시켜준다. 


4)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의 우리말이라고 한다. 이에 걸맞게 섬에 들어가려면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을 건너가야 한다.

이런 나무판자 다리를 지나서 말이다. 이런 선비고을 같은 곳에 이런 익스 트림한 느낌이 있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무섬마을 내부는 크게 볼 일이 없었으나, 이 다리만큼은 가볼 만하다. 인스타그램에 신기한 걸 올리고 싶다면, 다리 가운데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을 것 같다.


5) 영주 시장

종로시장처럼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나, 아기자기한 전통시장이 있다.

양배추가 들어가고 떡이 두껍고 긴 랜떡도 유명하니, 먹어봄 직하다.

그리고 내가 가장 영주에서 놀란 것은 명품샵이 여기 왜 있지 싶은 곳에 위치해있다.

가격표를 보면 내가 중산층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는 라코스테도 크게 매장이 있고, 몽클레어도 단독 매장이 존재한다. 선비의 고향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사치품 매장이 즐비하다. 아무래도, 영주 사과와 인삼이 잘 팔리는 것 같다.


2. 맛집

내가 영주 여행을 하며 가장 놀란 것은 영주에서 먹은 음식 중 맛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니 나는 전라도가 음식이 맛있다고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는데...? 내 입맛은 철저히 경상북도였다.

1) 나드리 분식 쫄면

내가 평생 먹어본 쫄면 중 정점이었다. 이 세상에 천재나 빼어난 것은 많지만 정점은 하나다. 이 쫄면이 바로 그렇다. 이 쫄면은 정점이다.

너무 맛있어서 포커스도 내 정신과 함께 나갔으나, 이 사진 이후에는 쫄면은 모두 사라져 버려서 사진이 없다. 어쨌든, 면의 굵기는 일반 쫄면보다 굵으며 탱글탱글한 느낌이 있다. 매운 걸 싫어하는 사람은 간 쫄면이라고 해서 매운 소스를 직접 조절해가며 먹을 수 있게 따로 소스가 나온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것이 남미의 스킬과 아시안의 성실함을 갖춘 이강인스럽다. 다 좋다는 말이다. 영주에 갔다면, 꼭 먹어야 한다. 곳 부산역 앞에 있는 초량밀면처럼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먹을 곳이다. 그 전에 또 가야할 것 같다.


2) 오며가 뼈해장국

영주 택지에 있는 해장국 맛집이다. 일반 뼈해장국처럼 걸쭉하지 않고, 국물이 아주 맑다. 일반 뼈해장국에선 느낄 수 없는 깔끔함이 있고, 뒷맛이 없어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기도 넉넉해서 한 뚝배기 하시면 아주 든든하게 다음 여행지로 떠날 수 있다. 그래서 이름이 오며가 뼈해장국이다. 와서 먹고 가라고.. 죄송합니다.


3) 풍금 도둑

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 아니 만 19세 이상 성인들은 술을 한 잔해야 한다. 내가 추천하는 집은 영주시장 쪽에 위치한 풍금 도둑이다. 원래는 이 앞에 있는 치킨집을 가려고 했으나, 가게 앞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시그니처 메뉴는 연탄 불고기다. 달짝지근하니, 90년 대생들이 들으면 손을 떨며 좋아라 할 단짠의 조합이다. 89년생도 요즘 밈을 이해하고, 추구하려면 단짠에 익숙해져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고 우쭐해서는 안된다. 

어쨌든, 공깃밥 하나 시켜서 먹으면 뚝딱이다.

영주에 왔으면 영주 소백 주를 한 잔 해줘야 한다. 연탄 불고기와 먹는 소백 주는 풍금이 아니라, 풍류까지 도둑질하고 싶어 진다. 결국 그래서 코인 노래방을 갔다. 이 대목에서 놀라는 이가 있을 수도 있으나, 영주에는 코인 노래방이 있었다. 없을 줄 알았는데, 배신이다.


3. 교통

자동차 운전을 너무 좋아하는 운전 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ITX-새마을 혹은 무궁화호를 타고 영주역까지 가야 한다. 기차를 타고 2시간 10분 정도를 달리면 풍기역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버스를 타고 부석사나, 소수서원 등을 구경해도 좋으나, 나는 다른 교통수단을 추천한다.


1박 2일간 발이 되어준 티볼리

영주역 주차장엔 쏘카존이 있다. 영주까지 와서 굳이 좋은 차를 타야 한다면 말리진 않겠으나, 아반떼나 K3, 티볼리 등 아주 유용한 차량들이 있다. 여행 전 미리 예약하고, 영주역에서 내려서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에서 쏘카를 이용해 돌아다니면, 영주를 더 많이 경험해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4. 숙소

영주는 호텔이 없다. 대신 아기자기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소백 여관은 차량 2 대만 수용 가능하나 주차장도 존재하고, 숙소가 굉장히 깔끔한 편이다. 1박에 4만 원 정도면 아침식사도 주는 곳에서 편안하게 묵고 갈 수 있다. 영주 시내에 위치해 풍금 도둑으로 소백주 한 잔 하러 가기도 참 좋은 위치다.



영주는 어찌 보면 딱히 할 건 없는 곳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을 극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곳이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관광지들. 아직 알려지지 않아 현지 분들이 즐겨 드시는 맛집, 번화가 느낌은 없지만 맛있는 안주와 술이 있는 시장 거리 등 영주의 매력은 무궁무진했다.


이제 사람이 너무 많은 부산,

중국사람이 더 많은 제주도,

서핑을 너무 많이 배우러 가는 양양에 지친 분들은 다음 국내여행으로 영주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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