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면 좋은 점
나는 2마리의 스트릿 출신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촌스러운 이름이 오래 산다는 미신에 의거한 의사결정으로 결정된 그들의 이름은 콩떡이 와 찰떡이다.
새해를 맞아, 뜬금없이 고양이와 함께 살면 좋은 점에 대해 서술해보고자 한다.
말해 무엇하리오 고양이는 귀엽다.
생긴 것도 귀엽지만 하는 짓이 엉뚱하기도 해서 귀엽다.
보고 있으면 오늘 하루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찰떡이 앞에 놓인 츄르처럼 녹아 없어진다.
하루에 2번씩 4개의 화장실을 치우고, 매일 3개의 물통을 갈아준다.
매일 붙잡아다가 양치를 시킨다.
매일 5번씩 놀아준다.
매일 빗질도 한다.
매일 2번씩 바닥 청소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사료를 채운다.
한 달에 한 번씩 전체 모래갈이를 한다.
또 뭐 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강아지들처럼 산책을 하진 않아도 되지만, 항상 바쁘다.
사실 나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막상 가면 좋지만, 짐 싸고 비행기 기다리고 등 가기까지의 그 과정을 무척 싫어한다.
고양이와 함께 살면 여행을 못 간다.
2박 3일까진 괜찮다는 인간들이 있는데,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들도 외로움을 탄다. 항상 집에서 나를 쫓아다니는 걸 아는데 어찌 3일을 내버려두고 떠난다는 말이냐?
내가 분리불안증이 와서 못 견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할 말 없을 때, 고양이 이야기로 대화의 포문을 열기 용이하다.
운이 좋게도 같은 집사라면, 한 2년 정도 안 지인 수준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미팅에서 처음 만난 상대편 담당자가 나와 같은 턱시도, 흰 고양이와 함께 하길래 그날 업무 얘기는 20분, 고양이 얘기만 50분을 한 적이 있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과 결이 비슷한데, 고양이들과 함께 한 뒤로 나는 술자리를 급격히 줄였다
술자리를 가지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 녀석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다는 걸 깨닫고 난 뒤로는 웬만한 모임에는 가지 않는다.
고양이들은 낮에 보통 자고 저녁에 활발히 움직인다.
이 녀석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에 마주하지 않고, 밖에 있는다는 것은 나에게 초조함을 유발한다.
저녁 약속의 대부분은 술자리기에, 자연스럽게 술 먹는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럴 수가! 이렇게 많은 좋은 점들이 있음에도,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것은 유죄에 가깝다.
고양이와 함께하지 않는 자들의 스마트폰 뒷면에 고양 없음이라는 낙인을 찍어 낯부끄러움을 선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