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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ug 22. 2018

할 일이 없는 창업자?

당신이 할 일이 없는 4가지 이유에 대한 이야기 

"오늘은 할 일이 없어요."


진심으로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스타트업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말일 거야.


특히 그런 말이 대표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는 반증이지.


해야 할 일들이 밀리고, 쌓여서

잠 못 이루는 밤, 한 숨과 에너지 드링크로

조금이라도 업무 처리하려고 하는 일상이

매일, 매주, 매년 연속되는 게 스타트업 대표야.




할 일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너는 이 네 가지 범주 내에 있을 거야.



1)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대표가 무능합니다, 무책임합니다.'


보통 스타트업 회사가 기획자를 잘 안 뽑아.

그 이유는 거진 대표가 기획자거든.

(초기 공동 창업 멤버 중에 

기획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미 아이템 선정 다 되고, 

창업해서 쭈욱 가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를 따로 뽑을 이유가 없는 거지.

(이전 멤버가 결원이 생기지 않은 이상은 기획 직무 채용은 드물다) 


어쩌면, 회사에서 기획을 도맡는 대표라는 작자가

할 일이 없다고 개드립 치는 건 능력 없는 기획자란 소리야.


예를 들어 볼까?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이 따라오는데...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고객 반응 사전조사, 기술조사(또는 문헌조사)

현업자 미팅도 해야 하고, 시장 현황과 판매루트,

법적인 제한, 실행 가능성, 벤치마킹 사례,

누굴 만나야 하고, 어딜 가야 하는지,

경쟁자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중 누가 담당하고, 어떻게 점검하며,

디자이너 - 마케터 - 개발자 의견 수렴하고,

얼마의 기간과 자원이 필요할지,

계획이 틀어질 때의 플랜 B는 무엇인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마지노선(한계선)은

어떤 조건 들일 때이고 그때 출구전략은 무엇인지를 준비해야 하지.


할 거 진짜 많지?

이게 다 기획이라는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건데도 이래.

이거 다 조율하고, 서류 만들고, 틀 짜야해.

실행하는 건 또 다른 할 일들이 넘쳐나지.


기획이라는 업무가 한가하다면,

뭔가 크게 잘 못 된 거야.






2) 회사가 망해가고 있다.


대표가 할 일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회사가 망해가고 있다는 징조야.


우리는 계속 외부에서 일을 벌이고,

일을 끌어 들여와야 하는 입장인데

할 일이 없다면, 회사에 어떤 일을 줄 수 있어?


결국 대표가 할 일이 없다고 한다면,

회사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거고,

회사는 망해가고 있다는 거지.


영업만 해도 그래.

그동안 만나오고, 주고받은 메일만 해도,

명함만 보고는 누구였지 할 만큼 쌓인 명함들만 해도

얼마나 많은데... 너 연락 다 돌릴 자신 있어?

거래처나 협력사 찾아가는 거 미뤄둔 거 없어?

계속 두드려야지 하면서 망설였던 판매처들,

전에 거절당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희망 거래처!!


아직 영업할 단계가 아니라 실감 안 난다고?

그럼 회사에 자금은 충분하니?

투자나 융자받으러 돌아다닐 곳이 없어?

기업신용평가나 IR 자료는 업데이트되어 있고?

만나 본 투자심사/투자사 대표가 몇인데?

리스트는 작성하고 수시로 확인하고는 있니?


할 일이 없다고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면,

누가 이런 일들을 대신해 준다고 나타나진 않잖아.


너 할 일 없다고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짜 해야 할 일조차 없어진다.


너 혼자 망하는 게 아니라

너랑 연관된 사람들 다 피해 주는 거야!

정신 차려!


심지어 회사가 망해도 

대표는 얼마나 할 일이 많은 줄 알아?


창업이 쉽지, 폐업은 어려운 법이거든.

각종 세금,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

정리해야 할 채무와 받아야 할 돈들.

그동안 받은 인허가도 정리하고 거래처에도 다 연락하고,

투자자들에게도 찾아가야 하고,

할 일이 정말 많다고.




3) 니가 게으르거나 하기 싫은 거다.


이쯤에서

솔직히 까놓고 말해볼까?


나도 스타트업 대표고,

너도 창업의 길로 뛰어든 처지인데

내가 니 맘 모를 거 같아?


너는 그냥 하기 싫은 거야.

귀찮아서일 수도 있고, 어렵거나 난감한 일이거나,

시작하면 할 일이 너무 많을게 예상되거나,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아.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


그치? 그래서 하기 싫은 거야.

시작조차 할 엄두를 못 내고 있고,

쉬고 싶고, 좀 이런저런 핑계 대고 

잠시 현실 도피하고 싶은 거야. 맞지?


나도 그랬고, 

지금도 가끔 그런 악마의 속삭임이 날 유혹하거든. 

너나 나나 오십보백보잖아.


뻔히 생고생할게 보이니까 게으르고 싶은 거지.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려니까 마음이 안 내키는 거지.

어쩌면 해 봤자, 이득 되는 건 거의 없는 일인데 

꼭 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어.


그럴 때는

하루쯤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아.

잠깐 너 마음 추스를 생각의 기회가 필요하니까.


그런데

할 일이 없다는 헛소리는 내뱉지 말라구.

너의 그 말 한마디는 

널 응원하고, 믿는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주는

무책임한 말이니까.




4) 이도 저도 아니면 회사에서 넌 잉여다.


직원에게만 월급루팡이란 말이 쓰일 것 같지?

사실은 대표도 잉여인간일 수 있어.


"나는 내 할 일 다 해 놓고,

회사도 잘 돌아가고, 

문제가 될 거 아무것도 없어."


너는 확고하게 주장하겠지만,

너 빼고 다 알아. 넌 잉여야.


다들 할 일이 많아서 헉헉거리고 있는데,

'나는 할 일이 없네~'라고 말하는 대표를

누가 곱게 보겠니? 아마 속으로는 다들

'대표가 회사에 놀러 오네'라고 생각하겠지.


할 일 다 해놓았다고 자신할 수 있어?

다 이루어 놓은 거야?

예상 범위 내에서 모든 게 차질 없는 거야?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너 없이도 술술 잘 돌아가?


그럼 뭣하러 너 회사에 있는 거니?

대표를 왜 하고 있는 건데?

냉정하게 말해서, 회사에서 대표가 할 일이 없으면,

그게 잉여가 아니고 뭐야?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거잖아.


해결책은 간단하네.

회사에서 나가야지.

너 없어도 잘 돌아가는데 뭣하러 거기 있니.

할 일도 없는데 할 일 찾아서 딴 데 가야지.


괜히 다른 동료들 전염시키지 말라고.

대표가 할 일 없다는데 누가 일할 맛 나겠냐구.





* 사실은...


네가 할 일이 없다고 느낀다면...

잠깐의 슬럼프이거나 

너무 팽팽한 긴장 타다가 잠시 풀린 상황이거나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를 수행하다,

갑자기 붕 뜨는 간격이 발생한 시점일 수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되거나,

예상보다 느리게 시작되는 프로젝트들이

맞물림 되지 않는 타이밍이 간혹 생기거든.


또는,

큼지막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긴장이 풀려서 무얼 해야 할지 당황하는 찰나가 생기기도 해.

(반대로 기대했던 프로젝트가 실패해서 좌절한 나머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할 일을 안 하는 경우도 있지)


대개 스타트업들은

계획을 빠듯하게 운영하다 보니

이러한 시간의 틈새에 서툴다는 게 더 어울리는 표현일까?


하지만 그런 일에 매몰되어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되면,

그 순간부터 마이너스의 시간은 시작되는 거야.


일희일비하지 말고

늘 평상심을 가져야 해.


주로 마라톤으로 비유하는데, 

중간중간 마일스톤을 지나며

호흡을 일정하게 가다듬는 것이

골인지점까지 본인 페이스를 유지하는 방법이잖아.


너에게

(그리고 늘 "너에게"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잠시 쉬고 싶다면, 쉬고 싶다고 말해.

잠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다고 말해.


한 동안 잊고 지내던 친구를 만나든,

늘 희생해 주고 있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든,

생소해져 버린 취미활동을 다시 시작해 보든 간에...

그렇게 해.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아.


대신 한 가지만 약속해.


"할 일이 없어요"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마.

비록 작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스타트업일지라도,


너는 대표야. 


대표의 한심한 말은

우리 회사를 한심하게 만들어.

우리 멤버들을 한숨짓게 만들어.

내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들어.


너는 우리 모두의 대표니까.

너는 곧 우리를 대신하는 리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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