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도 밤을 지새우고 있다.
어플, 게임, AR, AI, VR, IoT 등을 다루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테크 스타트업이라는
하드웨어 기반의 스타트업에 대해 더욱 놀라고 있다.
코딩이나 소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와
아두이노라던가 파이썬이라던가
나는 뭔 이야기인지 알 수 없지만
움직이는 장치들이나 제품으로 구현되는 모습에
"멋지다"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컴퓨터 앞에서 알 수 없는 명령어를 입력하는 모습과
밤새 코딩한다고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며
모니터에서 눈을 못 떼고 있는 모습에
진심으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투자를 얼마 받았다고 하는거보다,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렸다는 말들보다,
이러한 창업자들의 열정에 감동한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랄까?
아니면, 개인적인 경외감?
O2O나 온디맨드라던가,
나와 같은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이라던가,
콘텐츠/지식 기반의 스타트업들도
오늘을 살아남기위해,
내일은 조금 더 높이 날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고 있다.
나는 절대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은 것이
업무효율을 높이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 자신은 밤새는 일이 잦다.
나만 그럴까?
아니, 모든 창업자들이 그럴 것이다.
적어도 진정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창업자라면...
잠이 잘 안 올 것이고,
집중이 잘 안 되는거 알면서도 쉽게 침대에 들어가지 못한다.
다들 잘 안다.
아무리 고민하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는거...
다들 잘 안다.
열심히 짱구를 굴리고,
열심히 찾아봐도
제자리를 돌고 있다는거...
그런데도 우리는 잠을 안 이룬다.
푹 자야 내일 더 유쾌, 상쾌, 통쾌한 모습으로
일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그러지 못한다. 아니, 않는다
4년 전인가?
먼저 창업한 형님이 나를 불러 말했다.
"갓 창업한 회사가 뭘 먹고 자라는지 아나?"
"자금이겠죠?"
"창업자의 피를 먹고 산다더라."
"엥? 무슨...흡혈귀도 아니고"
"진짜 흡혈귀 같아서 창업자의 생명을 갉아먹는거지"
그 때는 그 말이 왠지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적인 이야기로 느껴졌다.
한 때는그 말 속의 뼈를 어슴프레 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지금에와서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피를 빨리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피를 자발적으로 공급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회사는 성장해 가고 있는데...
우리가 피를 다 빨리고나면...
우리는 말라버린 고목처럼 번아웃 될 것이고,
회사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될 것인가?
아니...
나는 다르게 본다.
창업자는 아무 이유없이 회사를 키우지 않는다.
회사에 자원봉사하는게 아니다.
우리도 우리가 만들어가는 회사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
창업자가 회사에게 피를 빨리는게 아니라,
창업자와 회사는 생명을 공유하고 있다랄까?
필사즉생, 필생즉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이 남기신 이 말을 우리에게 적용하면,
(창업자가) 죽고자하면 살 것이고,
(창업자가)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다
물론 동료에게 이런 비장한각오를 강요하지는 말아라.
그러나 창업자 본인은 이런 각오를 가져야 한다.
직장에서 퇴사하고 창업을 하셨든,
학교에서 뜻을 품고 창업을 하셨든,
창업을 결정한 순간부터
회사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우리가 생명을 회사에 나누어주며
성장시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범주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제 개인적인 창업 동기지만
다들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된다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노력임을 알면서도,
회사일에 덕질 붙인 내게는 기쁨이니까.
이성적으로 이렇게 일한다고
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이더라도
이렇게 하는게 내게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간혹 들이닥치는 리스크에서 스릴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심장이 뛰고, 걱정도 하고, 미칠 것 같이 힘들기도하지만...
그 순간을 이겨냈을 때, 또는 버텨냈을 때의 아드레날린이란
세상 그 어떤 마약보다 강한 중독성의 쾌락을 선사해 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점 하나는
월급이라는 댓가에
나의 시간을 교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스스로가 잘난 녀석은 아니지만,
한정 된 월급의 인상률은
내 성장 속도에 비해 정체된 느낌이었다.
그래,
그건 좀 참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손발 다 묶어 놓고,
족쇄 채워진 상태로 몰아가는 느낌은
참 지저분하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웃으면서, 즐기면서
함께 성장하는 시절이 있었고
함께 꿈꾸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임원들과
서서히 쓰러져가는 동료들을 보며
무엇을 위해 나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그래서 뛰쳐나왔다.
내가 꿈꾸던 것을 내 손으로 이루기 위해서...
나 혼자만의 보상이 아니라
공유하고, 함께 누리는 보상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 당장은 적을지라도, 아니 없을지라도,
어쩌면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질 수도 있을지라도,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심리적 보상과
앞으로 회사가 커 나갈 수록 기대되는 금전적인 보상이
오늘의 나를 움직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는 절박함이 이유다.
보다 나은 삶을 자식에게 주고 싶다는 절박함!
끌어들인 동료들에게 약속한 젓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야하는 절박함!
날 믿고 응원 해 주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절박함!
그리고 날 부정한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증명하기 위한 절박함!
거울나라 엘리스에서 나오는 쉼없이 달리는 여왕이
"멈추면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 뒤처진다"라는 말!
이미 우리는 이 레이스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달려야 한다면 앞서야 하는 숙명을 마주했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 아내의 위로와 응원을 기억한다.
창업을 준비할 때, 태어난 첫째 아이와의 만남을 기억한다.
궁핍함으로 막막했을 때, 살포시 생활비를 쥐어주던 부모님을 기억한다.
초기자금이 다 떨어졌을 때, 내 곁에 남아 위로해주던 동지들을 기억한다.
아 모든 기억들이 심장에 박혀
강한 집념과 몰아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스펙용 창업을 하거나,
경험을 얻기 위한 창업이 아니다.
우아하고 아름답거나
꽃길을 걸으며 흥얼거리는 창업이 아니다.
나에게는 칼부림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생존 수단이며,
길거리에서 알몸이 되더라도 부끄러움 따위는 없어야하는
치열한 몸부림이다.
알량한 자존심 세운다고
동료들에게, 그 가족들에게
재정적인 어려움을 주거나,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했던 말들을
지키지 못하였을 때,
나 스스로 가장 부끄러워해야하고
수치스러워해야하는 때라는 걸
매일 가슴에 새겨야 한다.
왠지 너무 가혹하고,
왠지 너무 몰아치는 글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창업자의 마음가짐과 짊어져야할 짐은
이런 각오로도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힘을 간절히 원한다.
대학생 시절부터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비상식적인 것을 상식적인 것으로 되돌리고 싶었고,
불합리한 것을 합리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목소리를 높이고, 외치고, 알렸지만
현실의 높은 벽을 깨달았다.
그리고 힘을 가져야 할 이유를 찾게 되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 내가 선택한 힘은 적어도 원하는 만큼, 필요할 언제든지
아낌없이 베풀 수 있는 힘이다.
두 부자가 있었다.
한 명은 말한다.
"난 신이 없다고 믿소!
만약 신이 있다면...세상이 불공평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거요.
나는 이렇게 풍족하게 살지만, 아프리카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증명이요"
다른 한명은 말한다.
"난 신이 있습니다.
신은 아프리카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사용하라고
나에게 많은 재물을 주었다고 믿습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수능 만점자에게 기자가 물었다.
"학생은 꿈이 뭡니까?"
"저는 아직 꿈이 없는데요?"
"아니, 꿈이 없는데 무슨 동기를 가지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죠?"
"나중에 뭔가 되고 싶을 때,
적어도 수능 성적이 낮아서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되면 속상할 것 같아서요"
어쩌면 지금 당장 거창한 꿈이 없더라도,
훗날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힘을 얻고자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힘을 얻기 위한 방법이 나에게는 사업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우리가 만든 제품/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야 이거 알어?"
"Do you know this?"
"あなたはこれを知っていますか?"
"你知道吗?"
"Ты знаешь это?"
"Kau tahu ini?"
"Anh biết điều này không ?"
이것을 왜 만들게 되었는지,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것을 누구와 만들었는지,
주구장창 자랑하고 싶고, 알리고 싶다.
(주)클린그린의 대표로써,
가슴 깊은 진심을 담아
내가 왜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무엇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지,
글로 증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