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멤버를 찾아 삼만리~! 스타트업이 인재를 만나기 위한 준비
오늘로써 2017년 상반기
(주)클린그린의 신규 채용공고 마감이다.
이렇게 쓰니까 꽤 거창해 보이지만,
작은 스타트업이 멤버를 꼬시는 미팅 수준이다.
물론,
공작새처럼 한껏 꼬리날개를 펼쳐
화려함으로 유혹하지는 않는다.
많은 지원자분들께
내일이면 결과를 고지해야 하고
그에 따른 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이 담긴 메일을,
누군가에게는 함께 해 보고 싶다는 제안을
진심을 담아 한 분, 한 분께 전하고자 한다.
2016년 채용 때는 준비가 미흡하여
첫 만남 자리부터 횡설수설하고,
떨기도 하며,
밤새 고민의 연속이었다.
이번 채용에서는
그때보다는 좀 나은 것 같다.
지원해 주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참 좋은, 탐나는 분들이 많아
내부적으로 난상토론도 이루어지고,
우리에게 채용 가능한 한계가
너무 아쉽고 미안하기도 하더라.
올해에는 성장 속도를 좀 더 올려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고 할까?
우리가 선택한 주요 채용 사이트는
로켓펀치, 오피스엔, 더팀스였다.
그 외에
더 많은 채용 지원 사이트(원티드, 위시켓) 등이 있지만,
이전에 채용을 수행했던 사이트들에
공고를 올려놓은걸 수정 작업만 살짝 해도 되기에 선택하였다.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자면,
우리가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점에서
채용 사이트를 한정할 필요가 있었다.
다른 스타트업 채용 사이트가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익숙함과
채용 업무량을 줄이고자 정한 거일 뿐!
오해하지 마시라~!
잡코리아나 커리어, 사람인과 같은 채용사이트의 경우,
스타트업에 특화된 인재를 찾기가 어렵더라.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의견!)
대체적으로 스타트업 채용에 특화된 사이트들을
통해 지원한 분들은
주위에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지인이 있다던가,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던가,
스타트업의 한계와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는 편이다.
채용을 하는 데 있어
지인 추천/소개도 있고,
프리랜서 계약 후, 채용 제안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도 있다고 넌지시 오지랖 첨언~!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채용을 진행하는 데 있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나 우리 같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니 더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1) 신규채용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타당성 확보
단순히 사업 확장을 위해?
아니면, 기존 멤버들이 업무로드 상태라서?
확실한 채용 근거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 부족한 부분이 마케팅이라면,
이것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외주를 주는 것이 나을 것인가?
그럼 어떻게 관리할 것이고 예상 소요 비용은 어떠한가?
외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위의 질문들에 비해 신규채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 클 때, 신규채용을 고려할 수 있다.
2) 어떤 동료를 원하는가
: 이 부분은 개념을 넘어 선 구체적인 인재상이 필요!
막연하게
창의, 도전, 비전이 있는 인재상!
모두가 원한다.
심지어 대기업 채용 인재상에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근면하고, 성실하고 등등등~~~~~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구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지원자와 만나서 묻고자 하는 바를
미리 공부해야 한다.
좋은 지원자는 회사에 대해 찾아보고,
나름 공부하고 온다.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지원자가 우리 인재상에 맞는지 알려면
먼저 지원서에서 그러한 흔적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잠깐 쓴소리 하나만 하자면...
이력서나 지원정보 등은 좀 미리 메모라도 해 둬라
하다 못해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이 정도는 하는데...
딱 거기까지만 공부하면,
딱 거기까지만 알 수 있다.
미리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나이라던가, 외국어 성적이라던가
그런 쓸데없는 거 묻지 말고...
실제적인 질문!
생각할 수 있는 질문!
우려되는 질문!
'우리의 컨셉은 이러이러한데
이걸 어떻게 고객들에게 인지 시킬 수 있을까요?'
'우리의 제품은 이건대
이게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이거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는 언제 언제쯤 이런 이슈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등의 질문을 산정하고 이에 맞춰
어떤 직무와 어떤 세부적인 방향을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창의적인 거? 근면한 거? 도전적인 거?
그거 알고 싶으면 그걸 알아낼 수 있는
질문을 해야 지원자도 어필할 수 있는 거지.
그런 질문 하나 없이 인재상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또한, 자연스럽게 지원자의 입에서
회사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동등한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리고 협상을 할 수 있다.
협상에서 진짜 구체적인 인재상을
서로 짜 맞출 수 있다.
실제로 대화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면,
카페에서 수다를 나누듯이 진행된다.
우리 회사에서 줄 수 있는 급여는 이 정도고,
근무환경은 이렇고, 복리후생은 이런 건데...
그쵸? 많이 열악하죠?
근데요. 이거는 약속드릴 수 있고요.
지금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이 때는 완료할 거라 이렇게 저렇게 블라블라~~
OOO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럼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블라블라~~~
이게 더 솔직하잖아.
우리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는 건
열악한 조건이고,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읏샤읏샤 하면서, 잘 살아보세~
웃으면서 행복하게 동행할 사람 뽑는 거잖아.
인재상이라는 게...
한 두 번 만나서 알 수 없는
추상적인 개념은 지원자에게도,
채용담당자에게도 곤욕스럽다.
물론,
이런 개념적인 인재상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개념을 잡고 상세한 계획을 잡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단지 개념만 잡고
채용을 진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3) 경력자와 신입 중 누구를 원하는가
스타트업은 항상 경력자에 갈증을 느낀다.
능숙한 경력자가 회사에 큰 힘이 되어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경력자로 채용을 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경력자가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신입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력자가 합류하였을 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고, 무슨 리스크가 있는가.
신입이 합류하였을 때,
우리는 무엇을 지불하고, 무엇을 얻는가.
보상의 문제는 오히려 단순한 셈법이다.
기존의 구성원들과 충분히 논의하였는가,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으며,
어떤 안정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려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좀 독특한 채용규정이 있다.
신입은 수습이나 인턴기간이 없고,
경력자에게만 3개월 수습기간을 둔다.
급여나 업무 지원은 동일하다.
그 이유는 경력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우리 회사에 적용될 수 있는지,
기존 구성원들과 잘 융합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침이다.
역으로 신입의 경우는..,
어차피 제로베이스부터 시작이라는 가정하에
굳이 수습기간이 필요 없다고 만장일치로 동의하였다.
대신 경력자의 경우,
3개월 수습기간 이후에 연봉과 직급에 대한
협상을 다시 한다.
4) 시간을 줄이는 것과 늘리는 것
이 부분은 3)의 주제로부터 연장선에 있다.
채용에 있어서
우리는 시간을 잘 계획하여야 한다.
충분히 교육과 대화를 나눠서
키워야 할 사람을 채용할 것인지,
바로 전장에서 싸워줄 사람을 채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섰다면,
적응이라는 시간에 대하여 고민하여야 한다.
설령 경력자라 하더라도,
회사의 문화와 비전, 가치관을 파악하고
스며드는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일은 처음과 끝이라는 기한을 정해서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기준이 되고, 지표가 되고,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5) 역시나 손익을 계산해야 한다.
채용에 앞서 손익이 빠질 순 없다.
기업활동이라는 게 결국 비용과 수익이라는
외줄 타기에서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는 거니까.
단지 연봉이 얼마, 월 실급여가 얼마라는
계산 같은걸 말하는 게 아니다.
멤버가 한 명 들어오게 되면,
급여뿐만 아니라 각종 부대비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비용과
재교육이라는 비용도 발생한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수익은 무엇일까?
회사에 내재되어있던 리스크의 감소다.
약점이 되던 분야에 담당할 멤버가 생기고,
발생하는 회사 업무의 총량에 대한 분할의 폭이 넓어져
개개인의 업무 총량이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외부에서의 활동 영역이 더 넓어진다.
실제로
지난해의 채용을 통해 나의 활동 반경이 꽤 넓어졌고,
이전에는 엄두 못 내던 업무들도 하나씩 클리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사실 업무가 밀리다 보면 우선순위에서 밀린 업무들은
그냥 맘 편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말이 쉬워 "맘 편히"지... 포기란 건 항상 맘이 불편하다)
회사 가치를 늘리는 효과도 크다.
꾸준한 고용은 외형적으로도 기업이 성장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때, 4)에서 언급된 시간과 연계하여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앞날에 대한 큰 이슈들을 예상해야 한다.
우리가 외부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이슈는 알 길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계획된 올 한 해의 이슈들은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시회는 언제 갈 것이고, 제품 출시는 언제이며,
사무실 임대 기간은 언제까지고
연장을 할 것인지 이사를 할 것인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언제 끝나는지 등에 대한
시점들은 오차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알아 두어야 한다.
그래야 그 시점에 맞춰 신규 멤버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어느 타이밍에 투입될 것인가,
누구와 매칭 하여 수행할 것인가,
지불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 일 것이고,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무엇일 건지...
가늠할 수 있다.
6) 그 외의 이야기
: 캐주얼 미팅(면담이랄까? 면접이랄까?)에서...
채용 프로세스와 결과 발표 일정 등은 꼭 말해주자.
-> 면접 후, 기다리는 사람은 신경이 곤두선다.
급여와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해주자.
-> 나중에 달라지면, 시작부터 불신이 생긴다.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자리란 걸 잊지 말자.
-> 일방적인 질문 공세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자리여야 한다.
-> 대화의 자리가 되어야 조율/협상을 할 수 있고,
면접용 컨설팅 모범답안이 아니라 지원자의 진짜 답안을 얻을 수 있다.
-> 상대방도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솔직하라.
->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되면 알게 될 일들을 굳이 숨길 필요 없다.
오히려, 문제점과 우려되는 점을 까놓고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신뢰는 형성된다.
가급적이면 일대다 면접을 하지 마라.
-> 무슨 줄 세우기냐? 지원자들 경쟁시키는 것도 아니고...
스타트업이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원자들은 모아서 만나는 거...
매우 안 좋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얻을 수 있는 답변은 의미 없는 공허의 소리.
메모를 하여 기록을 남겨라.
-> 나중에 지원자에 대해 기억이 안 날 수도 있다.
기억을 믿지 말고 기록을 믿어라.
어정쩡한 기억은 좋은 지원자를 놓치게 만든다.
(이건 내 경험담이다. 진짜 반성반성초초초반성!)
면접이 끝나고... 꼭 결과 메일을 보내줄 것!
-> 채용을 못 하게 된 분들께 꼭 메일을 보내주되,
정성을 들여 메일을 써서 보내자.
-> 이왕이면 대표가 직접 보내주는 게 좋다.
채용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 고객이다.
예의를 갖추어서 대하고, 진심으로 대할 것!
더... 생각나는 게 없어서 여기까지~~!
위의 사항들은
실제로 창업 이후부터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채용 규칙이다.
처음엔 지원자보다 대표인 내가
덜덜 떨면서 미팅을 가졌었다.
질문이 두서없었고,
한 이야기 또 하기도 하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혼자 웃고 있다.
'내가 이런 글을 남기게 될 줄이야...ㅎㅎㅎ'
지금 동행하고 있는 동료들은
이전의 나와 첫 만남을 기억한다.
평생 기억할 거라더라.
너무 초짜인 티가 확~나는 대표란다.
우리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참 좋은 분들이 합류해 주셨고,
그 덕분에 회사가 성장하고,
내가 월급을 받고 있다.
이제 곧 만나게 될 새 멤버들에게
미리미리 고마움을 전한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