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을 구하는 것은 대표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이 글은 바로 직전에 올렸던 글에 후속편이랄까?
돈에 노이로제 걸린 스타트업 대표의
횡설수설이다.
스타트업 대표가 돈 구해오는 법에 대하여
시리즈를 생각했을 때,
크게 5가지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했다.
1) 정부지원사업을 통한 자금 조달
2) 저금리 융자를 통한 자금 조달
3) 자기 자본 및 매출을 통한 자금 조달
4) 투자에 의한 자금 조달
5) 자금조달 테크트리!
그러다 중도에 집필을 접게 되었다.
사전에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워낙 잘 정리된 글들이 많이 있어서
굳이 반복할 필요를 못 느꼈다.
기존의 글들보다 잘 정리할 자신이 없더라.
그리고 그럴 노력을 할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스타트업의 자금에 대하여
내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견을 남기기로 했다.
이전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돈은 기업의 혈액과도 같아서
조직을 움직이고,
에너지를 공급하고,
활동하게 만든다.
또한 체온 유지를 해 준다.
다시 말해,
모든 구성원들이 활동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개개인의 삶을 지속시켜주는 급여비용,
회사 충성도를 높이고 회사 가치를 높여주는 복지비용,
기본적으로 회사가 생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세금/관리비/고정비 등등
돈이 없이는 회사가 존립하기 힘들다.
필자는 돈이 다 떨어졌을 때의
회사 상황을 기억한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고
대표로써 무력감에 빠지고,
도망치고 싶었던 나날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자금조달과 관리에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도 많은 기술창업자/연구원 출신들이
제대로 못하는 업무가
바로 마케팅과 자금 쪽(재무)이 아닐까 한다.
매출로 자립하고,
충분한 투자를 이끌어내고,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때 까지
우리 초기 스타트업들은
분주하게 발품 팔고,
정보를 얻고,
쉴틈없이 달려야 한다.
하지만 창업하자마자 바로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소상공인이라던가 자영업의 경우를 제외하고..)
그래서 우리에게는
시드머니(Seed money)가 필요하다.
어떤 분은 지인의 투자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퇴직금이나 적금을 시드머니로 삼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전세금 빼서 창업자금으로 쓰기도한다.
제3자가 봤을 때,
"우와~! 얼마나 자신있으면 저렇게 할 수 있지?"
라는 경외심보다는...
"저러다 망하면 어쩌려고?"
라는 우려감이 더 크다.
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가진게 이것뿐이라서...
모아 놓은게 이것뿐이라서...
아직 우리 회사가
갖춘게 없다보니...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출처: 페이스북, 제멋대로 크크미)
그냥 쉽게 말해서,
창업은 창업자금이 충분한 사람만
해야겠네요.
그래, 돈 많은 창업자가 짱이네.
내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어.
근데 돈 많으면, 투자자나 건물주하지...
왜 창업을 할까?
완전 고생길인데...
괜히 헬(Hell)이 아니야.
필자는 회사는 진보적으로 이끌되,
사업은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리스크를 분산해서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믿는다.
그런데도 이제 남길 글 내용은...
리스크가 곳곳에 묻어있다.
그리고 지뢰밭과 같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길을 걷고 있는 나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한다.
누군가에게는 어리석은 글일테고,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테고,
누군가에게는 의미없는 발버둥으로 비춰지겠지.
나에게는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
의미를 만들기위해 무수히 도전하는 것,
살기 위해 미친듯 발버둥치는 것이다.
리스키(Risky)하다.
이전의 나답지 않게 모험에 뛰어들었다.
왜냐하면 직장생활하던 나에서...
지금은 창업자의 나라는 조건에서
변하지 않으면 결국은 죽으니까.
움직이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이 없으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누구나 인정하는 이야기가 있다.
"정부지원이나 외부지원없이
순수하게 야생에서 경쟁해서 이긴
회사가 진짜 강한 회사"
맞는 말이다.
그리고 너무나 머나먼, 이상적인 이야기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
우리 스타트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최대한 비용을 아끼고,
최대한의 수익을 거두어야 한다.
외부투자나
정부지원,
저금리 융자,
자기자금...
가능하다면
모두 고루게 배분되어 자금이 확보되는 것이
향후 기업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물론 정부지원자금은 100%란게 없다.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이 있긴한데...그만큼 경쟁이 심하다)
자기부담금이라고 불리우는
최소한의(?) 자부담(현금/현물)이
필요하다.
(약 자부담이 40% ~ 30% 수준이며, 현금비중이 최근 현물에비해 높아지고 있다.)
이뿐만아니라
나중에 돌려받긴하지만
부가가치세 10%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건 돌려받는 돈이니까 계산에 넣지말자)
어쨋든간에
정부지원자금은 60 ~ 70% 수준에서 가
지원가능한 자금이고
나머지는 자기자금을 부어야 된다는 이야기다(현물 포함)
이것도 받고 싶다고 지원 받을 수 있는게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원받는다.
또한, 제한 조건들이 있다.
업종의 제한,
지원횟수와 금액의 제한,
창업기간의 제한,
개인 또는 회사 신용의 제한,
아이디어 중복성의 제한 등등
정부지원자금을 만만하게 보지 마라.
나날이 정부지원자금 신청자는 늘어가고,
액수는 줄어들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더 확실하고,
더 가능성 있는 곳으로 돈이 모이고 있다랄까?
정부지원자금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엄청난규모의 지원제도를 활용한다.
이들이 약해서 지원을 신청하는게 아니다.
정부지원금은 크게 3가지다.
1. 창업지원자금
2. 기술개발지원자금
3. 그 외 지원자금
먼저 창업지원자금은 다음과 같이 나누어진다.
1. 창업지원자금
1)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사용되는 자금
2) 제품 판매, 유통, 마케팅을 지원하는 자금
3) 제품을 보완하는 후속지원 자금
기술개발지원자금은 국가과제로 보면 된다.
2. 기술개발지원자금
:제품화에 필요한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
3. 그 외의 지원자금
자금을 포함한 지원프로그램이 있다.
고용지원금이라던가 해외연수, 바이어매칭 프로그램,
공간지원, 교육 프로그램, 연수 프로그램 등등
정부지원자금은 주체에 따라 분류 된다.
정부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주관하거나 대학이나 협회등에 의뢰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형태 등으로 나누어진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쓰는건 아니지만
대략적인 배경은 알아두라고 남긴다.
유독 우리나라는 시장에서
정책자금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랄까?
물론 너무 정부지원이나
외부지원에 익숙해지면 자생력이 떨어진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독성이 강한 마약과 같다.
또한,
도덕적 해이가 생겨서
허투로 돈을 돌리는 대표도 생긴다.
지원사업이나 공모전에 눈이 멀어서
그것만 노리고 챙기는
소위 "상금 헌터", "공모전 헌터"들이 많다.
그만큼 정말 절실하게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게 돌아가야할
재원과 기회를 빼앗는 악질적인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도 처음에는 선량했을거다.
(아마도...)
어쨋든간에...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다음에 소개할 자금들보다는 안전한 자금이고,
창업자에게 자금 이외에도,
회사의 성장 레퍼런스로,
홍보 이슈로,
후속적인 부가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두 차례의 융자를 받았다.
이는 기술보증기금과 청년전용창업자금이라는
저금리 융자이다.
처음 융자를 받으려 했을 때,
주위에서 만류하였다.
"망하면 그 돈 어떻게 갚으려고요?"
"융자가 있으면 재무제표에 부채가 많아지잖아요."
"빚으로 사업하는건 정말 아니라고요."
예~!
다 일리 있는 말씀들이십니다~~~~
근데 리스크를 걱정해서 무얼 할 수 있을까.
분명 융자는 빚이다.
이자가 있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원금도 갚아야할 돈이다.
그러면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금도 빌린 남의 돈이다.
투자한 금액 이상으로 돌려줘야할 돈이다.
또한,
멤버들이 각출한 자기자금이라는 것도 엄연히
빌린 돈이다.
그걸 자유로운 돈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책임감없고,
방만한 경영을 할 소지가 다분하다.
기업이 순수하게 매출로만
자금회전이 가능할거라
믿는다면 너무 순진한 대표다.
하다 못 해, 책으로 사업을 배워도
적절한 융자는 기업의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융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자기 사업에 대한 계획과
수익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거다.
리스크에 대한 대안책이
준비되지 못 한 상태일 것이다.
대표가 리스크를 가지지 않는데...
다른 누가 그 기업에 투자하고,
믿고 따르겠는가.
노파심에 언급하자면,
융자가 막연하게 좋다는 주장이 아니다.
빌릴 각오가 되려면,
어떻게 상환할 것인가,
언제까지 갚을 수 있을 것인가,
계획대로 안 되면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세부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융자 받을 때,
상환계획을 함께 제출한다.
그게 그냥 제출서류 양식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대충 적어내면 그 때 부터
융자는 당신의 목에 칼이 되어 버릴 것이다.
은행에서 돈 빌리는게 쉬울 것 같나?
게다가 정책금리의 힘을 빌려
보증 받아 싼 이자를 지불하며 융자를 받는 것은
왠만한 국가과제 선정되는 것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깐깐하다.
솔직히 돈 빌리는게 더 깐깐한 잣대로
평가 받는 느낌이다.
빚내서 집 사라는 것과
빚내서 창업하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필자도 공감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빚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서
타이밍과 시간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으라고?
빚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빚은 재무관리를 위한 도구이다.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나는 빚을 권하지 않는다.
역시나 최선은 빚없이 사업하기다.
현실적으로 동떨어진 상황이기에...
차선책으로 상환가능한 상태일 때,
빚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야간이나
공휴일이 되면,
50만 키로가 좀 넘은 트럭을 빌려
배달을 나가기도 한다.
서류작업대행이라던가,
기술용역을 건 바이 건으로
처리한다.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사장 명함 따위 들고 다니며,
정장입고 돈 빌리고 안도하는
대표라면...
빚은 회사와 당신을
침식해가는 독이 될 것이다.
고민해라.
사업이 계획대로 잘 안풀리더라도
빚을 갚을 정도의 무언가를 갖춰라.
자신없으면,
잠을 줄여서 알바를 뛰던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던가,
전 직장에 찾아가 일을 구걸하던가.
빚 앞에서 대표자란 헛된 자존심 세우지마라.
빚을 지는 순간 우리는 단지 채무자일 뿐이다.
아니,
오히려 하나의 성과인 마냥 독려하는 대표들을 보며
뭔가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된다.
물론 투자받기 꽤 어렵다.
우리가 언론이나
스타트업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어디서 투자를 받았다느니,
엄청난 금액을 유치해서 회사를 확장했다는
이야기들에 대해
부러움과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일부는 투자유치가 목적이 되어버린
스타트업을 만나기도 한다.
오히려 투자금이 눈 먼 돈이라고 생각하는
대표들을 볼 때, 참 안타깝다.
투자유치하면,
먼저 차를 바꾸고,
집을 바꾸고,
회사 인테리어를 바꾸고,
대표 및 임직원 급여를 상향하는 모습들은...
철없는 아이에게
법인카드를 쥐어준 꼴이다.
하긴 요즘에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도덕적해이를 방조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조항을 두어
이전처럼 투자금을
유용하지 못 하도록 가이드한다.
지문이 닳도록 강조하지만
투자금 역시 빌린 돈이다.
지금 당장은 이자가 나가지 않고,
원금을 상환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게
이자가 복리로 늘어가고 있다.
전환사채가 아니라 보통주라서
투자금이 빌린 돈이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투자자는 우리보다 전문가다.
적어도 돈의 가치와 미래를
가늠하는 부분에서는
몇 수 위의 프로들이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이
어디서 오는 거냐면
회사가 성장하는 속도에 의해
불어나는 이자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군다나 최고공시이율 제한이 없는
빌린 돈이라고 생각해야한다.
투자자는 회사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한다.
다른 말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그 이상으로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장 많이 공부하고,
가장 많은 고민과 협상을 해야 하는
자금이다.
섣불리 결정 할 수 없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자금이다.
글을 쓰면서 씁쓸하다.
(아메리카노 때문인가?)
일반적인 스타트업은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다.
(늘 말하지만 본 매거진에서는
자금이 차고 넘치도록 충분하거나
재벌 2~3세가 합류한 스타트업이라던가,
이미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없는 회사에서
분사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일반적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어쨌든간에...스타트업은
출산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난 아기와 같아서
인큐베이팅이 절실하다.
바로 자금수혈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그래서
무급대표/창업멤버,
열정페이로 움직이는 직원으로
버티기를 하는 스타트업도 꽤 많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참 안 좋은건데...현실이 그렇다.)
우리 회사 역시 올해 초까지는
무급대표로 활동했고,
창업멤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창업멤버들까지는 고생 좀 하자고
임금 건은 넘어갔다.
단, 신규직원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월급을 미루거나 미지급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워서
여지껏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조금은 떳떳하려고 애쓰고 있다.
우리는 자금이 없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창업 이전에 모았던
창업자금이 다 떨어졌다.
시장조사활동과 아이템 컨셉을 잡고,
회사가 아닌 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들어간 돈이...
회사를 설립하기도 전에
다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안그래도 궁핍해진 멤버들에게
자금을 추가적으로 각출하게 되었다.
난 참 못난 대표다.
경영능력도, 운영도 엉망인 찌질한 대표.
꿈만 크고, 현실적인 계획이 없던...
무대책의 허울뿐인 대표.
이를 깨닫는데
너무 많은 희생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초기에 영입하려고 했던 멤버들를 놓쳤다.
기존에 함께 하려 했던 멤버도 떠나갔다.
사람을 가장 최우선 우리 회사가 가치라고
주장하는 회사 대표가...
가장 못 한 일이 사람을 잡는 것이었다.
그럴 능력이 안되었으니까.
중국으로 넘어가서
가장 기본적인 생활비마저 없어
고립된 적도 있었다.
처음 뵌 투자자란 분께
사업계획서와 Raw Data를 비롯해서
소요장비, 비용, 구매루트까지
정리해서 드리기도 했다.
(현재 그 사업을 잘 살려주셔서
언론으로 가끔 소식 볼 때마다,
속이 뒤집어지지만...
우리가 했다면
100프로 망했을거란걸 깨닫고나니...
그 아이템은 원래 우리와 인연이 아니었다고 위안 삼는다.)
과거의 나를 통해
회사 자금이란 얼마나 중요한지,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이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깨달았다.
자금이 없으니까
협상에서 여유가 없었고,
선택에 경우의 수가 적었으며,
설득에 근거가 빈약해졌었다.
아이디어는 정말 실행이
뒷받침 되어야 의미있더라.
근데 그 실행력에는
최소한의 소요비용이 있었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게 되더라.
우리는 자금 확보에 최선을 다해 왔다.
현실적으로 더 이상 자기자금을
각출할 여력이 없었고,
우리는 정부지원금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저금리융자도
뭔가 담보가 될만한
객관적 지표가 필요하고,
투자는 더욱 더 어려운 상황이니까.
가장 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금은
정부쪽 자금이었다.
지금은...
창업지원금을 비롯해서 국가과제를 통한
기술개발자금까지 확보하였고,
이를 토대로 저금리융자를 최대치로 받았으며,
투자 관련한 협상을 다수 진행 중이다.
더불어 매출이 발생하며 이자와 여윳돈이 생기더라.
돈이 그렇게 필요했냐고?
그랬다.
지금 당장 필요한 자금은 확보되었지만,
향후 예상 외로 발생할 비용과 여유가 필요했다.
한 번은 우리 쪽에서 투자 거절한 적이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투자거절은 꿈도 꾸지 못 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다보니
자금을 확보할 다양한 루트가 생기고
투자 조건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투자자가 구원자가 아니라
함께 할 파트너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고
무조건 "예스"맨이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요모조모 따져 볼 수 있는
여력이 생겨난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정부지원자금이 결정적으로 기반을 다지는
마중물이 되어준 케이스이며,
늘 감사한 마음과 소중한 마음으로
자금을 매우 깐깐하게,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
정부지원자금과 융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에
반은 동의하지만, 반은 동의 못 한다.
이전에 내가 몸 담았던 2곳의 전 직장의 경우,
모두 기술기반의 기업이었고,
초기 어려운 시절을
정부지원금과 융자로 버텨냈다.
살아남으니까 기회가 생기고
레퍼런스가 만들어지고,
투자도 받고, 매출계약이 되더라.
기업이 살아남으니까
천재일우의 기회를 마주하게 되더라.
그리고 지금은 그 두곳의 회사는
모두 안정적인 회사가 되었다.
한 곳은 고정적인 매출이
꽤 높고 수익률도 높으며,
고급 인력과 자가 공장을
확보한 강소기업이 되었고
다른 한 곳은 엄청난 가격에 M&A되어
가치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회사는 알게모르게
그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정부지원자금과 융자가
독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겐 분명 독이다.
약으로 사용한다면,
약이 될 것이다.
정부지원자금에 대해
폄하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사실 일반적으로 많은 창업자들이
정부지원자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알더라도 부정적인 부분 쪽으로 잘 알더라.
서류작업이 많다느니....
자금 사용이 깐깐하다느니...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느니...
재미있는 것은 정부지원자금을
받아 본 대표들은 대체로 조용하다.
오히려 조용하게 다른 정부자금을 받아낸다.
한 번도 못 받아 본 기업은 많지만,
한 번만 받은 기업은 적다는 말이 있다.
왜 그럴까?
눈 먼 돈이라고?
이제는 꽤 까다롭고, 꽤 경쟁이 높아서
왠만해선 받기 어렵다.
불만이 많은 그룹의 다수는
경쟁에서 밀려서 기회를 놓친 케이스와
초기에 선정 이후,
업무량에 의하여 포기한 케이스가 많다.
선배 창업기업들의 창업자 그룹과 대화하다보면,
투자를 받는 과정과 받은 이 후에
많은 paper work에 혀를 내두른다.
자금 사용에 있어서
민간 투자금을 사용하는게 더 깐깐하다.
계약서에 딸려 있는 규정과 지침에
살벌한 조항이 넘쳐난다.
그리고...
사업은 끝없는 경쟁의 연속이다.
경쟁이 두렵다면 사업을 접는게 정답이다.
어떤 대표가 그런 말을 하더라.
"정부지원자금은 국민의 세금이다.
세금을 받아 창업하면 안된다."
이 논리가 얼마나 협소한 시각인가.
국민의 세금이라 잘 쓰여야한다.
창업에 쓰이는 돈이 잘 못 쓰이는 돈일까?
복지에 쓰이는 돈이 잘 못 쓰이는 돈일까?
교육에 쓰이는 돈이 잘 못 쓰이는 돈일까?
돈 자체의 용도는 문제가 없다.
관리자의 부재, 사용자의 부정 등이 문제인거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자금을
기업이 활용하는데 있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무의식중에는 그 기업이 그 자금을
부정적으로 사용할거라는
확신이 깔려있다.
그런 분들은 절대로
세금에 기대서 사업하면 안 되는 분들이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니까.
세금이었기에 더 가치있게 사용해야 한다.
신규채용을 늘리고, 세금을 더 내야하고,
기업활동에 필요한 투자를 늘려야한다.
더 나아가 기술력을 늘려
수출확대 및 수입대체 효과 등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쓰라고 주는거다.
그 본질에 맞게 쓰는게 올바른 사용법이다.
이건 정부가 외치는 식상한 구호라고?
매우 당연한, 타당한 말인데...
안 지키니까,
비상식적으로 운용하니까,
식상한 말처럼 보이는거다.
난 정부지원자금의
혜택을 본 회사의 대표다.
뿐만아니라 저금리융자로
긴급한 운영자금을 해결하고 있다.
이자가 부담스러운 때도 있었고,
항상 자금 상환에 대한
계획에 변동이 발생하는지
확인하며, 매일 계좌잔고를 체크한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현상을 해석하는거냐고?
그렇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신규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기술개발을 통해
다수의 특허와 해외 반응을 즐기고 있다.
매출 발생에도 큰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살아있다는 거다.
동료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회사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월급을 못 주는 대표는 최악이다.
직원월급은 대표가 갖추할 필수 요건이다.
돈이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회사보다
어떻게든 살아 움직이는 회사가 더 낫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안 되는 이유를 다 들어가면서
사업할 생각이라면 그냥 일찍 접어라.
대표는 절대로 고상한 자리가 아니다.
대표는 회사와 구성원을 위해
뛰는 필드요원이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회사를 살려야 하고,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정부지원자금,
융자,
투자금이 되었든 간에...
회사에는 자금이 있어야한다.
물질적인 여유도 있어야한다.
꿈과 이상적인 이야기만
논하는 대표가 되지 말자.
직원들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회사의 제품이 세상에 꾸준히 나와야 한다.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나의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한다.
리스크를 회피하라는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근데 사업하면서
꼭 감당해야할 리스크가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더 빈번하다.
이런거 다 피할 수 있을까?
아니,
불가능하다.
한 두대 얻어 터지더라도
되도록 잔펀치만 골라 맞아야한다.
잔펀치가 치명타가 안되려면
맷집이 있어야한다.
그 맷집은 팀웍, 기술력, 차별성 등도 되지만,
최소한의 필수 자금도 포함된다.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느냐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의 대창업의 시대에...
도도하고 고상한 척하는 대표는 멸종할 것이다.
진짜들은
영리하게, 기민하게, 아무렇지 않은듯
지금도 행동하고 있다.
광대짓을 하든,
한 쪽 구석 눈에 안 띄는 곳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있든,
구걸을 하고 다니든...
다들 살아서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은 내가 좋아하는 미드
"왕좌의 게임"의 구절로 마무리하겠다.
(뭐 이건 아무나 다 써 먹는 구절이 되어버렸지만..)
(출처: 인스티즈, 직장인 공감, 인티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