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으로 떠나는 크루즈 세계일주
이탈리아 신발 모양 옆에 있는 샤르데냐 섬이다. 그곳에 남쪽, 칼리아리. (이탈리아 영토인지 몰랐... ㅠ)
세계일주 크루즈 94회 95회를 승무원으로 승선함. 각 100여일. 브런치의 글들은 95회 때 쓴 일기이다.
칼리아리는 94회때 갔으므로 브런치에 글이 없으니 밑에 첨부한다.
2017년 5월 13일 칼리아리,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로마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로마 아니면 나폴리 아니면 피렌체? 그런데 ‘칼리아리(Cagliari)’라는 곳이 있다. 이름이 어찌나 생소한지. 영어 이름 사이에 g 는 왜 있는 걸까. 이탈리아에서 조금 떨어진 섬에 있는 도시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벌써 도착해 있다. 사실 도착하기 전에 선체가 무지무지하게 소음을 내기 때문에 깨지 않을 수 없다. 승객들 객실도 그런지 궁금해진다. 아침을 먹고 온 캐빈메이트 말이 코스타 크루즈가 옆에 정박해 있다고 알려주었다. 어떤 호인지는 모르지만 코스타라는 말만 들어도 뭔가 복잡한 생각이 든다. 애증의 코스타. 하하.
7시에 도착을 해서 7시 45분에 리셉션을 문을 열었다. 사실 이미 손님들을 위한 하선허가가 났으나 항구 입구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셔틀버스가 아직 도착을 안 한 상태라 선내방송을 안하고 있다고 전달받았다. 항구마다 상황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칼리아리 항구 같은 경우는 도보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500미터정도의 거리를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그리고 시내까지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이런 곳은 참 좋다. 시간 구애에 받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나가야 하는 곳이라면 괜시리 마음이 급하게 돌아오곤 했다.
꼭 이렇게 나가려고 하는 날은 참 바쁘다. 지난 번 피레우스 때에는 일이 생겨 1시간이나늦게 나갔는데 이번에도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나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이씨. 오늘은 윈다와 함께 나가기로 하였다. 윈다는 이미그레이션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1시에항구 입구에서 만나자 했다. 그래서 둘러볼 요량으로 먼저 나왔다. 그런데 시간도 충분히 않고 또다시 항구로 돌아와야 하니 근처 맥도날드에서 커피 마시면서 인터넷이나 하자 싶었는데, 여기 에에피소드가 있었다. 너무 당연하게 기본 핫 커피 한잔을 주문했는데....그랬는데.... 에스프레소를... 한국인들은 에스프레소를 잘 마시지 않기 때문에 기본 핫 커피는 아메리카노인데 이 곳 사람들의 기본 커피는 에스프레소 인가보다. 그래. 정확히 말 안 한 내가 잘못이지만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다. 그리고 나서 앉았는데 왠걸 인터넷 연결도 안된다. 에잇. 허탕이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가져온 지도를 찬찬히 보며 시간을 보냈다.
옆에 코스타 치고는 조금 작은 코스타 크루즈 선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실 밖에서 배가 떠나는 것을 보는 건 흔치 않은 기회라서 그런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는 늘 배에 승선해 있는 상태였으니까.
윈다와 함께 시내로 걷기 시작했다. 유럽을 느끼기에 충분함. 피레우스에서는 관광을 해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새가 없었는데, 골목골목 들어선 레스토랑 하며, 집들이 책이나 티비에서 보면 유럽이었다. 괜히 촌스럽게 기대가 된다. 골목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을 보면서 윈다와 계획했던 피자, 파스타, 리조또를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는데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없어서 우선은 파스타와 리조또를 먹었다. 그리고 로컬 비어가 빠질 수 없지. 그렇게 음식을 시키고, 음식이 나왔다. 그리스에 비하면 완전 적은 양이었는데, 물가가 비싸구나 생각이 들었다. 식사 도중에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 라이브로듣는 연주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점심을 먹으며 듣기에는 아주 훌륭했다! 윈다가 2유로짜리 동전을 건넸다.
배가 터지게 밥을 먹고, 우리는 피자를 또 먹기로 합의를 봤다. 지금 당장은 배가 부르니 마켓에 먼저 가보자고 했다. 레스토랑이 즐비했던 골목을 나와 좀더 위로 올라가니 작은 굉장과 레스토랑이 또 있었다. 지도에 표시된 마켓을 찾아다니며 돌아다녔는데,결국 못 찾고, 그 대신 코끼리 타워라는 곳에 가서 전경을 보기로 했다.
와... 너무 멋있엇다. 이래서사람들은 높은 곳을 오르려고 하는걸까. 칼리아리 항구도 보였고, 시내가 한눈에 보였다.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한쪽이 잘 어울렸고, 특히 날씨는 환상이었다.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 걱정했는데, 그늘 없이는 식사를못하 정도로 햇살이 따사로웠다. 타워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고, 구경을하고 내려와 피자를 먹으러 갔다. 아까 지나쳤던 그 작은 광장의 야외에 자리를 잡고 마가리따 피자와 콜라를 시켰고, 하나는 포장해서 배로 가져왔다. 한 판이 꽤 컸는데 가격은 5유로로 저렴했다. 이렇게 광장에서 맥주도마시고, 피자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와이파이도 하고. 여유롭다.
ps.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뷰 중 하나라 첨부해 본다. 뒤의 배가 오션드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