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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Feb 28. 2018

해밀턴, 버뮤다

기념품으로 떠나는 크루즈 세계일주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용케 살아돌아옴 ㅎㅎ

근처 아름다웠다는 비치를 가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홀로 펍에 앉아

여유롭게 지역축제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휴양지라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졌던 곳. 날씨도 어메이징!!



2017년 6월 17일 해밀턴, 버뮤다 

긴 지루한 항해를 마치고 버뮤다에 도착을 했다. 날씨는 여전히 너무나 좋다. 그래서 날씨의 고마움을 오늘은 잊었었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쉬기 전에 10층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기항한 곳 가까이에 상점들이 보인다. 가까운 곳에 수퍼마켓이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그곳에 가서 쇼핑하고, 맛난 음식만 먹고 와도 성공이다 싶었다.  


시내에 나가서 무작정 걸었다. 페리 터미널이 보이길래 가서 시간을 확인해 보았는데, 페리 타고 옆에 섬에 갔다가 올까 생각도 했지만 기항한 해밀턴도 모르고 페리를 타고 옆 섬에 갔다오는 것은 좀 무모하다 싶었다. 근처에서 근사한 점심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돌아와야지 싶었다. 생각보다 작은 곳. 사실 이제까지 기항한 모든 곳이 나의 예상보다는 훨씬 작긴 했다. 그 명성에 비해서 말이지. 아님 내가 너무 큰 도시 서울에 살다가 온 것일까. 해밀턴의 건물들이 파스텔톤인 것이 신기했다. 하얀색과 어우러져서 깔끔한 느낌이다. 어중중충한 느낌이 없는 것으로 보면 관리를 잘 하는 듯 했다. 


걷다가 보니 수퍼마켓을 만났고, 신나게 쇼핑을 했다. 미국 수퍼마켓 브랜드들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얼마전 부터 먹고 싶었던 치즈살사를 샀다. 그리고 군것질거리도 샀다. 사실 과자나 이런 것은 잘 사지 않는데 요즘 식욕 폭발이다. 먹을 거리만 한가득이다. 히히. 기분 좋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종이 봉투에 담아서 준다. 우리 나라는 100원주고 사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수퍼마켓에 나왔다. 그리곤 다시 무작정 걸었다. 


시내 구경도 하고, 어설프게 생긴 쇼핑몰도 구경하고, 나에게 눈길을 끌 만한 것이 없어서, 점심 먹을 곳을 찾았다. 그러다 어떤 공원에 다다랐는데 전통 복장인지 보이는 옷을 입은 아저씨가 10분 뒤에 행사를 한다고 알려주었다. 행사도 볼겸 밥도 먹을 겸 바로 옆에 있는 바에 들어가서 햄버거와 맥주를 주문했다. 로컬 맥주가 없는 관계로 쌉싸름한 아이피에이를 주문했다. 맛이 좋다. 하지만 이렇게 비싼 줄은 몰랐다. 10불. 헐. 나중에 보니 2병 먹어 맥주값으로만 2만원을 쓴 셈. 그래도 언제 내가 해밀턴에서 맥주를 먹어보겠나 싶으니 마음이 괜찮아졌다. 햄버거도 맛이 좋았다. 


인터넷도 되서 오랜만에 여유롭게 인터넷도 하고, 시끌벅적하게 음악과 춤을 추는 것도 구경했다. 기항지에서 맥주는 꼭 마셔도 1병을 늘 마셨는데, 2병 마시니 알딸딸한게 기분이 좋다. 평화로운 곳. 나중에 크루 멤버중 한 명이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바닷가를 다녀왔던데 나도 다녀올껄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혼자서 버스 여행하는 건 언제나 그렇듯 두려운 일이라 이내 마음을 잡았다. 나쁘지 않았어. 농담으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엔 택배의 옥천 삼각지대가 있으니. 택배만 보냈다 하면 옥천에서 항상 멈춰서 배달되지 않는 기이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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