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만의 공간이 생겼을 때만 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아니 부여할 시간이 없었다. 그저 정신없이 공간에서 막연하게나마 하고 싶었던 것들을 구체화시켜하다 보니 시간은 흘렀고 지금까지 왔다. 이제 나름의 안정이 되어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에게 공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공간에 오는 분들이 가끔 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공간을 얻기 전과 후 많이 변했죠? 하면서. 그때마다
"마치 공간이 없었던 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내게 큰 의미가 되었다"
고 답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뭔가 있어 보이는 멋진 답이었던 것 같다.
주거 공간과 공부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채로 생활을 했고, 그동안 어떻게 몇 달을 지냈을까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정말 공간이 내게 큰 의미가 되었나 보다. 집에서 공부하다가, 도서관 갔다가, 근처 탐방도 다니고, 날씨가 더우면 더운 대로 집에만 있었던 생활이었으니까.
지금은 출근하듯 공간에 온다. 매일 정기적인 일정 없는 사람에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마음의 안정 그 이상의 것을 준다. 물론 이러한 안정을 얻기 위해서는 매달 월세를 지불해야 하지만 월세 이상의 것을 얻는 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큰 의미는 뭐니뭐니 해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연고없는 청주에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다 공간 덕분이다. 모임과 수업으로 만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과 매주 만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한 뼘씩, 한 발씩 우리의 사이도 가까워진다.
공간에 오는 그 목적과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적어도 나와 인간 대 인간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만나는 것은 분명하다고 믿는다.
아침에 와서 밤늦게 집에 돌아갈 때까지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내 공간.
공간에서 나는 울고 웃고,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