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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 7탄. 종횡사해

[영화리뷰]비엔나왈츠의 휠체어 댄스씬 백미인 웰메이드 케이퍼무비


종횡사해 (1991년 작품)

(감독 오우삼, 출연 주윤발, 장국영, 종초홍)


지난해 배우 김수현이 리메이크작 캐스팅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고, 오우삼 감독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영화 <종횡사해>는 국내에서 개봉됐던 영화 <인사동 스캔들>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골동품 사기를 소재를 그려낸 홍콩 느와르식 케이퍼무비이다.


홍콩 반환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아비정전><해피 투게더>에 이어 홍콩이 아닌 해외를 무대로 한 이 영화에서 사해(四海) 즉, 세계를 누비며 골동품을 전문으로 터는 범죄자로 길러진 고아 출신 삼남매가 범죄조직의 양아버지 계략과 덫을 피한 어떻게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영웅본색> 시리즈의 오우삼 감독은 피비린내 나는 액션 느와르와 더불어 어드벤처와 로맨스 등을 조화시켜 극중 아해 역의 주윤발에게 휠체어 댄스 등을 주문하며 자칫 어두운 스토리가 될 뻔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려냈다.



제임스(장국영 분)와 아해(주윤발 분) 그리고 두 남자가 사랑한 여자 홍두(종초홍 분) 등 혼성 3인조가 골동품 털이를 위해 벌이는 치밀한 두뇌 게임과 잘 짜여진 시나리오가 인상적인데, 영화 속에서 명화를 훔치기 위해 파티에서 아해의 시선을 빼앗는 비엔나 왈츠와 탱고 리듬은 영화의 전체적인 정서를 지배하는 듯 보인다.



특히, 제임스를 돕기 위해 극중 파티에서 홍두와 비엔나 왈츠에 맞춰 연출하는 주윤발의 휠체어 댄스는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이 선 보인 맘보 춤과 함께 홍콩 영화 가운데 명장면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만하다.


오우삼 감독은 춤을 추면서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마치 '좌절금지' 란 푯말을 써놓듯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고, 영화 <영웅본색>에서 호흡을 맞췄던 주윤발과 장국영의 콤비 케미도 좋아 보였다.

극중 제임스 역의 장국영은 주윤발 특유의 능글거림을 따라하면서도 이성보다 행동이 앞서고 다이내믹한 열혈 청춘으로 변신, 케이퍼무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명품배우로서의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그는 영화 <종횡사해>의 주제곡 '풍계속취'를 직접 불렀다.


다만, 우리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의 결말처럼 극중 주인공들은 골동품털이 악당이 아니라 양아버지와 청부업자를 보기 좋게 골탕 먹이고 관객들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주는 낭만파 털이범이라는 게 아쉽기도 하다.



"난 좋아하는 꽃이 있다고 꺾지는 않아"


"여자는 아끼고 사랑해 줘야 되는거야"


- 영화 <종횡사해> 중에서


별점 ★★★★☆(4.5/5점)


/Chicp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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