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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 6탄. 해피투게더

[영화리뷰]홍콩반환 시기의 타향에서 부르는 보헤미안 랩소디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 春光乍洩, 1997)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양조위)


영화 <해피투게더>는 홍콩 반환 시기에 실존을 찾아 헤매는 청춘들이 타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민 가서 겪는 고단한 삶의 애환을 소재로 <아비정전>에 이은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다가온다.



영화 '해피투게더'를 보면, 장국영은 홍콩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가 아녔을까란 생각이 든다.


영화 <해피 투게더>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노래한 영화 <중경삼림>처럼 이국적인 아르헨티나에서 이민자의 삶을 살고 있는 보영과 아휘의 우울하면서도 험난한 사랑과 이별을 다뤘다.



그의 전작 <아비정전><동사서독>의 캐릭터를 잇는 극중 보영을 연기하는 장국영은 일시적인 쾌락 속에 빠진 어리석고 솔직한 캐릭터로 변신하여 험난한 사랑의 아픔을 감싸줄 수 있는 동성 연인 아휘 역의 양조위와 멋진 연기 하모니를 이뤄냈다.


이 영화 역시 왕가위 감독 특유의 음울하면서도 감각적인 정서와 함께 이성간의 사랑 이상으로 질투와 연민으로 밀고 당기는 두 연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듯하다. 왕가위 감독은 이 영화로 제 50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멜로 장르가 가지는 속성이 엇갈림이듯 영화 속 두 사람은 순간 마주치거나 스치지만 계속하여 엇갈린다. 서로를 내치거나 받아들이지도 않고 그냥 바라보면서 기댄다.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낸 메이킹 필름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에서도 이민자들의 애환와 외로움을 담아낸 애달픈 탱고 리듬은 처연한 슬픔과 아련한 집착을 넘어 이미 두 사람의 마음을 갈라 놓고 있다.



영화 개봉 당시, 퀴어 멜로라 일컬어지면서 화제가 됐던만큼 담배를 입에 머금은 장국영과 양조위는 이 영화를 통해 명품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서게 됐다.


장국영은 자신이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인물인데, 마음 속 상처를 드러내지않고 냉정과 열정을 오가며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장국영은 극중 아휘가 떠나버린 걸 알고서 그의 체취가 담긴 이불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토해내는 장면을 연기하며 영화팬들의 눈시울을 적시게했고 짙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 속 두 연인 외에 관찰자의 시선으로 유학생 장(장쳰 분)이 등장하는데, 행복이란 명제를 찾아 떠났던 남미 최남단 등대에서 그가 찾은 것이 무엇일지 궁금해져 온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울려퍼지는 테마곡 '해피투게더'의 여운과 함께..


 


"귀가 눈보다 사물을 잘봐. 예를 들어 누군가 행복을 가장해도, 그가 내는 소리를 가장하지 못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함께 있는거나 마찬가지야"


- 영화 '해피 투게더' 중에서


별점 ★★★★☆ (4.5/5점)


/Chicp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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