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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219. 대종상영화제 이번엔 '출품상' 논란

올 한해 영화계 결산에도 저널리즘의 소명 의식 갖길


현재 비선실세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이 연관된 박근혜게이트는 40년 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데자뷔로 다가옵니다.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했던 닉슨 대통령은 결국 불명예 퇴진했고, 백악관 참모진을 둘러싼 권력의 비리를 폭로한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란 저널리즘의 본질을 각인시키며 이후 많은 청년들이 저널리스트가 되겠다고 지원했다고 합니다.


MBC 해직기자 출신의 이상호기자는  1인 미디어로 독립해 고발뉴스로 최순실게이트를 밀착 취재했고 한겨레신문과 JTBC, 채널A를 중심으로 권력과 외압에 맞서 특종경쟁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찌라시라고 치부했던 내용들이 하나 둘씩 언론에 의해 진실로 밝혀지며 이번 권력형게이트를 계기로 MB-박근혜정부가 장악한 공중파 TV를 제외한 저널리즘도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영화계에서도 영화인들과 불통으로 일관하며 지난해 참석상이라 비난받고 수상자들 대부분 보이콧으로 파행을 불러 일으켰던 대종상영화제가 올해 호평받았던 <아가씨><부산행><동주><우리들> 등 작품이 보이콧하면서 방송관련 시상식들이 즐비한 연말인 오는 27일, 출품작을 대상으로 한 제53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을 예고 는데요.


대종상 시상식은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내홍을 겪은 후 일정이 지연돼 연말에 개최되면서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던 박찬욱의 <아가씨>와 연상호의 <부산행>, 이준익의 <동주> 그리고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가은의 <우리들> 등 작품이 출품을 거부해 올 한해 호평을 받았던 작품들과 출연 배우들은 보기 어렵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영화인들과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대종상의 현주소를 실감케하며, 시상식 개최 12일전인 15일에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선진출작 16편이 발표됐고 이 가운데 각 부문별 후보자와 후보작이 발표됐습니다.



현재까지 후보자인 배우들 역시 제대로 연락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수상 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전 고지시간(14일)이 부족한 점 등은 지난해처럼 시상식 참석자에게 상을 주는 참석상의 오명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 되요.


나홍진의 <곡성>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총 15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이에 뒤질세라 청룡영화상 무관에 그친 김지운의 <밀정>도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절치부심하고 있고요.


청룡영화상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우민호의 <내부자들>은 12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고 <아가씨><부산행><동주>의 빈 자리를 허진호의 <덕혜옹주>가 11개 부문에 올라 주목될 것 같아요



최우수작품상 후보에는 <곡성><내부자들><밀정> 등 청룡과 비교해 <대호>와 <덕혜옹주>가 추가로 올랐으나 감독상 후보에 3명만 후보에 올라 초라한 신인감독상 후보에도 오른 <검사외전> 이일형감독이 복수로 오를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듭니다.


남우주연상 부문에선 이병헌(내부자들), 곽도원(곡성), 하정우(터널), 송강호(밀정) 등 청룡의 후보에 <대호> 최민식이 경합하고, 여우주연상은 올해 청룡 인기상을 수상한 <덕혜옹주>의 손예진과 <터널>의 배두나에 윤여정이 <계춘할망>으로 경합하며 <두번째스물> 이태란, <널 기다리며> 심은경, <날 보러와요> 강예원이 후보에 올랐네요.


특이한 것은 대리수상이 많고 촬영조명상을 통합했던 청룡의 기술 부문과 달리, 촬영상과 조명상을 구분했고 기술상 이외에 음향편집상과 유사한 녹음상을 시상할 예정인데 스탭들이 얼마나 참석해 본상을 수상할지도 궁금해져요.



영화제 사무국 측은 "최고의 영화제는 아닐 수 있겠지만, 최선의 영화제가 되도록 임하겠다"면서 "심사에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들이 출품조차 거부해 출품상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제53회 대종상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6시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레드카펫에 어떤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올 한해 영화계를 결산하며 저널리즘으로 소명을 다할 언론의 역할도 주목할 만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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