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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330. 불황이 낳은 가치소비와 미니멀라이프

최소한의 소유하는 삶으로 비움을 통해 깨달음


얼마 전에 케이블채널 KBS JOY에서 공간다이어트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닥터하우스>란 프로그램에서 가수 양희은의 '미니멀라이프의 완성'이란 제목으로 박미선, 양희은, 서장훈, 딘딘 4인방이 앞치마에 의사가운 차림으로 정리되어야 할 물건들에 붉은 딱지를 붙이는 걸 보았는데요.


특히, 방송인 박미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희은 언니네 집 정리 프로젝트 시작!!! 다 버리고 가볍게 사세요. 언니ㅎㅎ남편은 버리면 안돼요^^”라고 적어 눈길을 모았죠.


50년 넘게 해묵은 골동품이 잡동사니가 된 채 여기저기 방치돼 넓어야 할 공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정리전문가와 인테리어 전문가를 불러 의류는 100kg 분량만 남기고 나누거나 버리고, 버림을 실천함으로써 쓸쓸하고 찬란한 이른바 '양깨비하우스'가 생동감 넘치고 쾌적한 러브하우스로 변신하는 걸 봤습니다.



취약 계층의 생활 주거공간을 변신시키는 또 다른 집방 JTBC의 <내집이 나타났다>와는 또 다른 컨셉으로 온전히 비우고 나눔으로서 '미니멀리즘'이 완성되었던 것 같아요.


장기간의 경기 불황은 소비에서도 이러한 미니멀라이프로 바꿔 놓고 있는데요, 일상을 정리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최소 소유하는 삶으로 비움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미니멀리즘'이 소비시장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어요.


미니멀라이프는 구매시점부터 쉽게 버릴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사용빈도가 적은 물건은 구매하지 않고 렌탈이나 공유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적게 소유함으로써 생활을 단순화하고 마음의 짐을 가 볍게 해서 정리된 삶을 통해 나와 가족을 힐링시켜 줍니다.



10여 년 전 일본에 갔을 때 백엔숍 등이 유행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현재 우리 주변에 초저가 생활용품점인 다이소나 중국에서 상륙한 미니소 등에서는 식기는 물론 주방, 청소, 리빙, 잡화 등 수 많은 종류의 물건을 누구나 쉽게 사서 쓰다가 버릴 수 있죠.


이들의 최대 장점은 싸면서 품질도 괜찮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일덴요 서민들의 가계 사정이 나빠질수록 소비를 줄이는 추세에 따라 천원 단위로 생필품을 살 수 있고 일부 용품들은 언제든지 내용물을 리필해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가수 양희은처럼 쓰지 않는 물건은 분리-나눔-배출이라는 3단계 과정을 통해 잘 사용하지 않은 것들은 벼룩시장이나 중고 장터에 내다 팔아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도록 하면 좋은 것 같아요.



얼마 전 홈플러스 상암점을 들렀다가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사용 연령이 지났거나 안쓰는 장난감들을 마트 한 편 공간에 펼쳐놓고 사용가치에 따라 값을 매기고 벼룩시장을 여는 것을 봤어요.


정수기, 장난감은 물론 최근에는 수백만원 하는 명품 잡화들도 중요한 사교모임이 있을 때 내 것처럼 구입가격의 10%만 지불하면 렌탈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가성비'를 키워드로 한 '실용소비'나 절약해서 꼭 필요한 것을 사는 '가치소비'는 불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풍경이 아닐까 싶어요.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신한트렌드연구소의 '소유의 다이어트-가볍고 다양해진 소유'란 보고서에 따르면, 의류업종의 평균 구매 주기가 짧아지고, 건당 결제 금액 역시 감소해 저성장 시대의 경제적, 공간적 제약이 미니멀라이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했어요.


필자도 혼자 감당하기엔 어려운 봄맞이 대청소와 정리정돈을 내일 가사도우미 대행업체에 의뢰해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고 버릴 건 버리고, 4월부터는 봄꽃처럼 상쾌하고 활기차게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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