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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16. 세월호3주기, 국가의 부재 조명

'그것이알고싶다', 참사원인 기술적 검증과 정부의 조직적 은폐 의혹 고발


15일 밤에 방송된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참사 원인과 진상 규명을 하지 않은 채 3년 만에야 세월호가 인양됐는지 지난 네 차례의 보도에 이어 다섯번 째로 '국가의 부재'를 조명했어요.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는 1,073일이 지난 3월 23일에 반잠수식 선박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세월호 유가족이나 미수습자 가족의 고통만큼이나 선체는 부식되고 상처투성이가 서 1,091일 만에 목포신항에 거치가 됐습니다.


김상중은 "정부가 미수습자를 찾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참사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는데 소극적인지 진상의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전직 기관사의 증언과 한 지역 목사의 노력에 따른 선원의 양심 고백 편지를 인용해 선체 밑에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가 사고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했죠.



평소에도 세월호는 화물을 많이 싣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평형수를 비우고 항해했었고, 사고 당일 화면을 통해 선체 밑 4번 칸 평형수가 비었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화물칸의 램프가 있는 C테크가 강화도어 출입문으로 개폐되는 게 아니라 천막으로만 가려 뻥 뚫린 채 운항해서 침몰하면서 해수가 급속히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과 함께요.


방송에서는 통상 세월호와 같은 7천 톤 급 대형 선박이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3~4일 소요되는 것과 달리 실제 세월호처럼 사고 발생 후 110분 만에 배가 균형을 잃고 50가량 기울어진 것으로 볼 때 평형수를 비우고 뻥 뚫린 화물칸 램프로 가정했을 때 전문가의 시뮬레이션과 맞아 떨어져 사고원인을 규명할 팩트로 조명됐어요.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 씨는 "도착했을 때 확인해보니 술 먹을 때 보던 족발 뼈가 있어 허탈감이 들었다. 해수부도 안일하고 아예 무슨 뼈인지 생각  하고 책지지 않으려 발표한 것 같다"며 유류품 검수나 미수습자 수색에 대한 매뉴얼 등 사전 준비 없이 인양만 강행한 채 언론에 밝힌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죠.


가족들과 세월호특위 조사관은 세월호 인양 실태에 대해 "해수부는 기본 개념도 안 잡혀있다"고 비판하면서 구멍 난 유실 방지막을 통해 펄과 함께 미수습자 유해가 배출됐을 수도 있는데도 사전 가이드라인 없이 배수 작업이 진행됐고 펄을 배한답시고 포댓자루에 쓸어 담거나, 펄을 그냥 밟고 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는데, 가족들이 수색 전문가의 견해와 함께 항의하자 그야 펄 분리 작업을 교정하게 됐다는 것.



그알 제작진은 "미수습자 9인의 온전한 수습과 진상규명이라는 인양의 애초 목적은 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부터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았다"며 해경이나 해수부, 검찰, 지역 경찰서 등 정부의 광범위한 은폐 의혹을 하나씩 지적했어요.


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은 "조사기관이 조사하러 가서, 문을 안 열어주니까 앉아서 농성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 동안 서로 교대해 가면서 그러고 있는 게 참 되돌아보면 참담했다"며 특조위 예산에 대한 세금도둑이라 몰붙이며 활동도 하기 전에 특조위원들을 비난하는 등 세월호 진상규명에 필요한 태도와 달리 정부가 매우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들을 소개했어요.


특히, 인명 구조에 소명을 다 해야 할 책임자들은 이후에 승진을 거쳐 더 높은 자리에 올랐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가족들은 사건 당일부터 정부의 사찰 대상이 됐고, 유가족들의 태도와 달리 현장에서 과격한 행위를 조장해 진상 규명을 바라는 가족들의 집회엔 공권력의 과잉 진압, 가족들과 연관돼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며 국과 유가족들의 접촉을 차단시키려 했다고 해요.



특히 그알 제작진은 세월호 참사 당시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학생들을 구했던 생존자 김동수 씨가 그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온전히 감당하며 외상 후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 속에 살아가는 모습도 전하면서 '과연 국가란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온전한 치유는 사고의 진상 규명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고 했어요.


한, 세월호 참사에서 수색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 공우영 씨의 증언을 통해 잠수작업 도중 목숨을 잃은 동료 잠수사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며 국가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죄를 묻는, 이해 못 할 정부의 태도에 분노도 전했어요.


김상중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7시간의 의혹은 밝혀지지 않은 채 진상 규명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어요.


한편, 15일 진도 팽목항에서는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씨가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면서 "그 무엇도 상실을 채울 수 없지만 '삶이 계속되리라' 믿는다. 늦었지만 세월호가 인양됐고 이제 어둠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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