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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18. 부활절, Happy Easter !

부활절에 달걀 나누는 건 이방종교 풍습..초대 교회, 떡을 떼며 보내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기 이기도 했지만, 개신교나 가톨릭계에선 부활절(Easter)이라 불러 성탄절에 이어 비중 있는 기념일로 성당의 미사나 교회의 예배 소식들이 방송에 보도됐는데요.


부활이란, 죽음이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하며, 희망이자 믿음의 사건인 동시에 우리 삶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날이기도 합니다. 특히,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서는 9인의 미수습자의 귀환과 304인의 희생자에게 안식을 주고 그들이 유가족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희망이나 믿음의 사건'으로 세월호 정신의 부활을 일깨우는 시간이라 그 의미를 더했죠.


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진행된 부활절 미사에서 설교하지 않던 관행을 깨고 로마와 전 세계를 향해 전쟁과 테러, 기아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촌 곳곳에 평화와 정의의 정착을 강조하면서 "각국 지도자들은 충돌의 확산을 막고, 무기 거래를 중단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폭력이 만연한 지구촌의 현실을 일깨우며 전쟁과 테러를 즉각 멈추라고 당부했습니다.



국내 개신교와 가톨릭 교회에서도 이날 일제히 아기 예수의 부활을 기리는 부활절 예배와 미사가 진행됐는데요, 지난 17일 자 KBS와 MBC 등 방송에서는 명동성당 미사가 끝난 후 '달라진 부활절..달걀 대신 떡, 초콜릿'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AI(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가격이 오른 달걀 대신에 병아리 모양을 수 놓은 백설기와 달걀모양 초콜릿, 꽃씨 등을 신도들에게 나눠주는 성당의 부활절 풍경도 바꿨다고 보도했습니다.



매년 대량의 달걀을 성도들에게 나누며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했지만 40여 년 만인 올해에는 떡과 꽃씨로 대체한 것 같은데요, 필자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부활절이나 성탄절 등 기념일에 떡과 차를 나눠왔거든요. 그래서, 부활절 달걀의 유래가 어떤지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개신교에서 부활절의 상징은 '달걀'로 삶은 달걀을 성도들에게 나눠주는 풍습을 지켜왔는데요, 성경이 아닌 이방 종교의 풍습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성경에는 십자가에서 못 박힌 예수가 3일 만에 부활했을 때 제자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그리스도가 축사하여 준 떡을 먹고 영안이 밝아져 그제야 알아봤다(누가복음 20장)고 돼 있어 초대교회 성도들은 부활절에 떡을 떼며 예수의 부활을 기념했다(사도행전 20장)고 해요.



더욱이 올해에는 달걀값이 올라 초콜릿, 꽃씨 등을 나누는 것으로 대체하는데, 이태리에서는 아이들에게는 달걀 모양의 초콜릿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비둘기 모양의 빵을 준다고 합니다. 부활절의 원래 명칭인 이스터(Easter)도 바벨론, 북유럽 등 이방 종교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부활절의 날짜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들이 있는데요, 매년 춘분(春分)이 지나고 첫 보름달(만월)이 뜬 일요일로 정해서 올해는 4월 16일이고 내년의 경우, 4월 8일이 된다고 합니다.


필자는 모태 신앙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부활절이 되면 교회에서 껍데기에 알록달록 색을 입힌 공예품처럼 생긴 삶은 달걀을 받아오곤 했는데요, 달걀이 부활절의 상징이 된 배경에도 다양한 가설들이 있는데 한번 살펴볼까요.


가장 많이 유래로 언급되는 것은 십자군 전쟁인데요, 전쟁 당시 로자린드라는 부인이 남편을 전쟁에 보내고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이들에게 다양한 색을 칠하고 가훈을 적은 달걀을 부활절에 나눠줬는데, 달걀 덕분에 참전한 남편과 재회할 수 있었다면서 이때부터 달걀이 부활절의 대표 음식이 됐다고 합니다.



또 다른 가설은 달걀이 지닌 ‘새 생명’의 상징성과 맞아 부활절에 나눈다는 것인데요, 봄과 풍요의 상징인 달걀은 죽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새로운 생명을 품어 알을 깨고 나와 병아리가 되는 것이 예수의 부활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것이죠.


17세기 한 수도원에서 고난 주간에 금식과 검소한 생활을 하다가 부활절 아침에 달걀 등을 먹으며 영양을 보충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자 달걀을 선물하면서 시작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독일 작가 페터 제발트가 쓴 <가톨릭에 관한 상식 사전>에 따르면, 10세기 이집트의 그리스도교 신자들 사이에는 부활절에 달걀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어 "달걀은 대부분 문화와 종교에서 다산과 부활을 상징하는데 그리스도교에서 이 상징성이 더 강화됐다. 껍데기가 훼손되지 않아 죽음을 이겨낸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공통적인 건 부활절이 죽음을 성찰하는 동시에 풍요와 재기를 기원하는 기념일이란 것이며, 시기적으로는 혹한의 겨울을 지나 생명이 움트는 봄에 활력을, 그리고 침체한 경기 속에 서로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해 봅니다. Happy Easter !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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