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있는 우리들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어줄 힐링 토크쇼
오픈형 힐링 토크쇼인 JTBC의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가 시즌2를 기약하며 지난 18일 종영했어요. 지난 3월에 종영한 힐링 버스킹 강연쇼 <말하는대로>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시즌 1을 마친 토크쇼가 됐네요.
2015년 2월,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선을 보였던 <톡투유>는 같은 해 5월에 정규 편성됐고 방송인 김제동이 MC로 진행을 맡아 매주 일요일밤 11시에 2년 동안 110여 개의 주제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힐링 토크쇼로 자리매김해왔죠.
<톡투유>는 심리, 과학, 사회, 문학 관련 전문 패널을 초청해 우리들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나누며 인문학적인 지평을 넓히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토크쇼로, 대화와 소통이라는 수단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일요일 심야 시간대에 편성됐는데도 2% 후반의 평균 시청률을 유지했죠.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진솔한 스토리로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인간관계의 치유에 기여한 <톡투유>는 전문가 패널이 아니더라도 초청한 게스트나 청중끼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하며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면서 가족 간에도 쉽게 꺼내기 힘든 고민이나 일상에서 한 번쯤 겪어 봤을 소시민들의 에피소드로 치유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따스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남한산성 아트홀에서 개최된 마지막 방송 회차에는 MC 김제동을 비롯해 '시 읽어주는 남자' 정재찬 한양대 교수와 물리학자 김상욱 부산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힐링의 장을 마련하고 뮤지컬 1세대 배우 최정원이 게스트로 출연해 뮤지컬 '올 댓 재즈' 테마 공연을 펼쳐 더욱 뜻깊었죠.
16년째 아빠의 칼퇴근을 기다리며 퇴근 때마다 아빠에게 달려와 안겨 피로회복제가 된다는 한 학생의 사연이 소개되자 최정원은 "아이가 가장 예쁜 시기에 동화책 한 번도 못 읽어 준 나쁜 엄마였다"라고 고백하는 말로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공연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아이가 자고 있었고 항상 할머니나 아빠 품에 있던 아이의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아이가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질까봐 항상 미안했었다"고 사연을 소개했어요.
딸 유치원 발표회 날에 유치원에 간 최정원은 자신을 본 딸의 친구들이 '와! 수아 엄마다'하고 달려왔는데, 정작 딸은 "수아 엄마 아니야 아니야,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야"라는 한마디의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꿔 반대로 살기로 했다고 해요.
집에 오면 공연과 대본 걱정 때문에, 분장실에서는 딸 생각 때문에 아주 힘들었다는 그는 딸의 말을 듣는 그 순간부터 "집에 오면 대본 안 보고 아이가 유치원 갈 때는 일찍 나오면서 배우로 편하게 살고, 엄마로서 자랑스럽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말이죠. 이런 걸 보면, 투명하면서 맑은 아이들이 일상에 경쟁과 탐욕이란 칼날 위에 위태롭게 서서 소중한 것 잃고 사는 어른들을 변화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김상욱 교수는 종영하는 톡투유에 우주에서 별들의 탄생과 소멸을 소개하면서 시즌 2에 대한 덕담을 남겼어요.
김 교수는 "어떤 별들은 초신성이라 불리며 엄청난 폭발과 함께 소멸하는데 그러한 폭발 때만 무거운 원자가 만들어지고 원자들이 우주 먼지로 흩뿌려놓으면 먼지가 모여 지구와 같은 행성이 탄생하고 지구에서는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하며 "우리와 같은 인간들은 별(초신성)의 후예"라고 전했다.
그는 "우주에선 그런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재료를 만드는 시간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오늘 마지막이 좋은 것이 되어 우주 어딘가에서 멋진 행성이 되고 생명체를 만들어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어요.
'어릿광대처럼 자유롭지만 망명 정치범처럼 고독하게
토요일 밤처럼 자유롭지만 휴가 마지막 날처럼 고독하게'
정재찬 교수는 '톡투유'의 종영을 맞아 김제동을 위해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라는 제목의 이문재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김제동 씨가 어릿광대면서 망명 정치범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혼자 있어도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자 김제동 역시 눈시울이 붉어졌고, 인생 멘토이자 든든하게 받쳐준 패널 선생님들의 애정이 돋보이는 클로징이었어요.
이날 김제동은 "마이크를 놓고 사는 모습을 한 번도 상상 못 해봤다. 이걸 놓으면 나는 뭘까 생각이 들 것 같다. 굉장히 두렵고 불안하기도 하다"라며 집안의 반을 거덜 낼 듯이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며 "내가 그런 사람이란 걸 잊고 살았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걸 우리가 한번 배워봤으면 좋겠다"고 <톡투유> 시즌1 종영에 대한 소감을 전했어요
오픈형 힐링 토크쇼로 주말 밤에 웃음과 눈물, 감동을 선사하며 2년 가까이 화제를 모았던 ‘톡투유’는 내년 상반기에 시즌2로 돌아온다고 하네요. 지쳐있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어줄 힐링 토크쇼로 남아 주면 좋겠습니다.
From Morning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