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공효진, 남녀주연상..감독상엔 '박열' 이준익 예상
오는 25일 개최되는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매년 공정한 평가와 많은 영화인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로 '한국판 아카데미상'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올해 시상식에서 주목받는 작품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으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조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조명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과연 몇 개 부문을 가져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3년 전 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변호인><끝까지 간다><한공주>가 주요 부문을 휩쓸었듯이 청룡의 특성상 주요 부문 몰아주기 형식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보면서 올해 <불한당>을 비롯한 <박열><악녀><남한산성> 등 작품이 주요 부문을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영화 <불한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영화팬들의 적극적인 불매 운동으로 인해 흥행에선 실패했죠. 허지만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한국형 조폭 영화로 생각됐던 뻔한 스토리에 균열감과 스타일로 밀어붙이며 하드보일드 감성을 덧입혀 멜로 분위기까지 느끼게 하고 <올드보이><신세계>를 잇는 한국형 누아르의 성취라 할 만했죠.
위트 넘친 연출력과 감각적인 미장셴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누아르에 생기를 불어 넣었고 나이 차를 뛰어넘는 설경구와 임시완의 조합, 전혜진, 김해원 등 조연 캐릭터도 빛났습니다. 특히, 최선장 사무실의 급습 장면에서 액션은 <올드보이>를 떠올리기에 충분했어요.
특히, 칸영화제 진출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대선 기간 중 감독의 SNS상에 돌출 발언은 영화팬의 공분을 사서 포털사이트에서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해서 저주받은 걸작이 또 태어나는가 아쉬움이 컸죠.
다행히도 일부 관객들이 '불한당원'을 자처하며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죠. 그래서 장르의 구분이 명확한 다른 네 작품과 구별되는 영화 <불한당>을 최우수 작품상으로 꼽고 싶습니다.
설경구는 올해 <불한당><루시드 드림><살인자의 기억법> 등 세 편에서 주인공을 맡아 영평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 <불한당>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해 청룡 트로피를 거머쥘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남우주연상 부문에는 <남한산성>의 김윤석, 이병헌 그리고 <택시운전사>의 송강호, <더 킹>의 조인성이 후보에 올랐는데, 이병헌이 <싱글라이더>로 오르고 <더킹> 정우성이 노미네이트 됐다면 접전을 예상해볼 만했죠. 하지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와 설경구의 각축이 예상됩니다.
청룡의 여우주연상은 지난해 <아가씨>의 김민희가 수상한 걸 제외하면 여타 작품, 연기상 수상 흐름과 달리, 2010년 이후로 저예산이나 신인 감독의 작품 속 캐릭터에서 인생연기 펼친 배우가 거머쥐었죠.
2011년 <블라인드> 김하늘을 시작으로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2013년 <감시자들> 한효주, 2014년 <한공주> 천우희, 2015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에 이르기 까지요.
올해 <미씽: 사라진 여자>로 후보에 오른 공효진은 <싱글라이더>에도 출연해 인상적인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며,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와 연출, 연기 1인 2역을 한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악녀> 김옥빈, <장산범> 염정아와 경쟁하는데요.
지난 2008년 개최된 제7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에서 이경미 감독의 영화 <미쓰 홍당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외엔 스크린에서 상복이 없던 공효진이 '청룡의 여인'을 이으며 향후 충무로 은막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스크린에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부일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문희와 공효진의 각축으로 좁혀지는 가운데 나머지 세 여배우가 받아도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올해 '청룡의 여인'은 예측하기 가장 어렵네요.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김민희와 <여교사>의 김하늘이 후보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네요.
감독상 부문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요, 지난해 <동주>로 각본상, 신인남우상의 영예를 안긴 이준익 감독은 34회 청룡영화상에서 <소원>으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이끈데 이어 올해는 <박열>로 감독상을 가져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은 각본상에도 황성구 작가가 후보로 올랐지만 김훈 작가의 탄탄한 원작을 스크린에 옮겨낸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에게 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남우조연상 부문도 치열한 수상 경쟁이 예상되는데요,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불한당>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속내를 알 수 없을 듯한 모습을 보여준 김희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더 킹>의 배성우, <범죄도시>의 진선규와 경합할 것 같아요.
여우조연상은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과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더 킹>의 홍일점 배우, 김소진이 예상되며 <불한당>의 전혜진, <재심>의 김해숙과 경합하는 양상을 보일 것 같습니다.
신인남우상은 이변이 없는 한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역할로 눈도장을 찍으며 춘사영화제와 부일영화상에서 기염을 토한 구교환이 유력해 보이며,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더 킹> 류준열이 도전하는 형국입니다.
신인여우상은 주연배우에 버금가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심어 놓은 <박열>의 최희서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연애담>의 이상희와 <용순> 이수경이 각각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수상 경쟁이 예상되는 신인 감독상 부문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주목했던 영화 <싱글라이더>의 이주영 감독과 하반기 화제작 <범죄도시>의 강윤성, 그리고 <연애담> 이현주 3자 간의 경합이 예상됩니다.
편집상은 <더 킹>, 촬영조명상은 <악녀>, 음악상은 <남한산성>, 미술상은 <군함도> 그리고 기술상은 <악녀>를 예상해보면서 기술 부문에서 <악녀>가 조명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38회 청룡영화상 부문별 수상 예측>
△ 최우수작품상: '남한산성', '더 킹', '박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택시운전사'
△감독상: 김현석('아이 캔 스피크'), 변성현('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준익('박열'), 장훈('택시운전사'), 황동혁('남한산성')
△ 남우주연상: 김윤석('남한산성'),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송강호('택시운전사'), 이병헌('남한산성'), 조인성('더 킹')
△ 여우주연상: 공효진('미씽: 사라진 여자'), 김옥빈('악녀'), 나문희('아이 캔 스피크'), 문소리('여배우는 오늘도'), 염정아('장산범')
△ 남우조연상: 김대명('해빙'), 김희원('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배성우('더 킹'), 유해진('택시운전사'), 진선규('범죄도시')
△ 여우조연상: 김소진('더 킹'), 김해숙('재심'), 염혜란('아이 캔 스피크'), 이정현('군함도'), 전혜진('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신인남우상: 구교환('꿈의 제인'), 김준한('박열'), 남연우('분장'), 도경수('형'), 류준열('택시운전사')
△ 신인여우상: 이민지('꿈의 제인'), 이상희('연애담'), 이수경('용순'), 임윤아('공조'), 최희서('박열')
△ 신인감독상: 강윤성('범죄도시'), 문소리('여배우는 오늘도'), 이주영('싱글라이더'), 이현주('연애담'), 조현훈('꿈의 제인')
△ 각본상: 엄유나('택시운전사'), 이주영('싱글라이더'), 조현훈('꿈의 제인'), 황동혁('남한산성'), 황성구('박열')
△ 촬영조명상: '군함도',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악녀'
△ 편집상: '공범자들', '공조', '더 킹', '범죄도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음악상: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싱글라이더', '택시운전사'
△ 미술상: '군함도',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택시운전사'
△ 기술상: '군함도'(시각효과), '박열'(의상), '범죄도시'(스턴트), '악녀'(스턴트), '장산범'(사운드)
△ 최다관객상: 택시운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