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총평] 행사전 파행 등이 운영 자원봉사자 통해 고스란히 노출
올해 '스무살' 성년이 된 제 20회 부천국제영화제는 최근 파행 논란이 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행사 전부터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이 해촉되는 등 내홍을 거쳐 새로운 변화가 주목됐다.
기존 이원화 되던 영화제 운영을 조직위원장 1인 체제로 힘을 실어주면서 정지영 감독은 영화제를 포장하는 스타 홍보대사나 행사 트레일러 제작 등 수식이나 기교를 과감히 배제했다.
마치 멀티플렉스의 극장 광고를 연상시키듯 상영 전 2~5분간 반복적으로 틀어주던 트레일러를 없애고 관객들 역시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러한 영화제 측의 모습에 대부분 만족해하는 듯 보였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그 어느 해보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많은 걸 느꼈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내홍 등을 겪은 탓인지 정작 운영 측면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스무살 BiFan의 퇴행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먼저, 매년 시네필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공식 홈페이지의 작품 소개 페이지에 시놉시스와 전혀 다르게 감상되는 경우도 있고 뮤지컬 영화라면 그에 대한 언급은 있어야 충분한 설명 아닌지 모르겠다.
시놉시스에도 전문가 감상평 등 작품 설명이 부족해 시네필들은 관람작을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영화제 가이드북에서 다양한 이모티콘으로 작품의 경향, 폭력성, 장르 등을 비교해볼 수 있게 했던 것과 달리, 적색 표기로 19금 정도로만 작품을 구분할 수 있었다.
영화제를 찾은 시네필들은 "언제부턴가 BiFan도 시놉시스나 스틸샷으로 관객을 낚으려 하는 것 같다"는 어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작품 소개페이지에 출연배우에 대한 소개가 빈약해 실제 작품을 관람하면서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의 출연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돼 내년 영화제를 맞아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영화제에 앞서 온라인예매 오픈 때부터 서버가 불통되어 10분 넘게 예매가 지연되는 등 영화제를 찾는 시네필들은 불편을 겪었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의 활성화로 온라인예매 관객들은 스마트폰 상에 '입장 확인' 페이지만 확인되면 티켓을 발권하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게 됐다.
필자의 경우, 부천CGV에서 입장 시간이 임박해 스마트폰의 예매내역과 바코드를 보여주며 입장하려고 하자, 영화관 측에서 바코드 인식기의 오류로 인해 아랫 층에 내려가 지류티켓 발권을 받으라는 제지를 받기도 했다.
상영관에서도 헛점은 곳곳에서 노출됐다. 해외에서 영화제에 참석한 감독 등 게스트와의 GV가 있는 작품들 중 상영이 끝난 후에도 무대 측의 조명이 켜지지 않아 폰으로 찍힌 사진은 시커멓게 나오고,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들이 플래시를 터뜨리며 첨석한 게스트들을 당황시켰다.
행사 운영 요원에게 물어 보니, 영화제 운영진이 제어할 수 있는 스위치에 제한이 있어 할 수 없다는 응답이 이어졌다. 유난히도 올해 부천국제영화제 운영진들은 "~해서 할 수 없다"는 톤과 태도로 관객들을 당황케했다.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만난 한 시네필은 예년과 달리 뭘 물어 보기가 겁나고 자원봉자들이 무섭게까지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파행과 졸속 운영으로 인해 자원봉사자들의 태도나 에티켓에 대한 사전 교육이 충분치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부천시청에서 프레스뱃지 발권을 위해 서 있는데, 뒤에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에 대한 배려없이 아랑곳 않고 외국인 게스트와 농담, 사진 촬영 등을 선뜻해주는 자원봉사자의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규정과 원칙만 강조하는 대화 매너와 배려가 실종되는 모습은 홍보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레시뱃지 발권을 도와달라고 하자 프레스뱃지 발급자격 강화를 내세우며 매체 출입기자들이 영화기사 쓸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취재계획서를 요청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화제 행사장 역시 CGV부천을 비롯해 CGV소풍, 롯데시네마 부천점 등이 상영관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부천시청과 부천CGV, CGV부천역점 등 멀티플렉스로 변경돼 비교적 긴 러닝타임과 GV까지 프로그램 된 작품을 본 관객들은 부천CGV와 CGV부천역점간 이동 거리로 인해 셔틀버스 이용에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필자의 경우, 서울에서 부천시청까지 광역버스로 이동하고 부천시청에서 CGV부천역점까지 셔틀버스 타려했는데, 횡단보도 건너편 코 앞에서 차를 놓치게 되자 시내버스를 타고 부천소방서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해 겨우 시간 내에 도착해 관람할 수 있었다.
셔틀버스 운영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 역시 거리와 소요시간만 기계적으로 답변할 뿐, 방문객의 입장에 서서 셔틀버스 이용이 어려운 관객들에게 유용한 교통편을 안내해주거나 안내를 하는 경우에도 CGV부천역점이 부천역 북부광장에 위치해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버스 교통편을 알려주는 실수들도 범했다.
특히,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영화제 행사장으로 정해진 까닭에 상영관 내 스낵코너에서 구입한 음식물의 반입이 가능해져 집중을 필요로 하는 시네필들에게 방해가 됐고, 상영 후 엔딩크레딧이 내려가기도 전에 관객 퇴장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해져서 일부 상영관에서 관객이 언성을 높이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는 체력적인 문제 탓인지 이동거리를 최소화하여 관람 스케쥴을 잡았는데도 관객들의 에티켓은 전반적으로 무난하였으나 운영 미숙 등 경험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행사에 처음 방문하는 관객들은 이번 영화제에서 여러 측면에서 불편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국내 영화시장이 세계화 된 만큼 해외 시네필들의 방문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스물 한 살의 BiFan에게는 국제영화제로서 품격에 걸맞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으로 좀 더 친절하고 알찬 영화제가 될 수 있길 기원하면서...
/Chicp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