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오랫동안 좋아해 온 두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김영하.
둘 다 이미 너무 유명해서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이름이지만,
나에게는 각각 다른 시기에 다른 방식으로 위로와 깨달음을 건네준 작가들이다.
한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안 읽은 에세이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풍요로워지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또 김영하 작가의 인터뷰나 강연을 볼 때면
언어와 사유를 다루는 그의 깊이에 감탄하면서
나도 글이라는 세계에 조금 더 다가가 보고 싶어졌다.
이 두 사람의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통된 풍경이 떠오른다.
그 풍경에는 늘 여행, 움직임, 고독, 그리고 은근한 빈도가 있는 고양이가 있다.
다른 언어를 쓰고,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두 작가인데도
그들의 글은 이상하게도 나란히 놓였을 때 가장 잘 읽힌다.
무라카미의 『먼 북소리』를 펼쳤다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다시 읽어보면,
두 작가는 결국 같은 질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왜 떠나고, 왜 돌아오며,
이 움직임의 끝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되는가?’
1.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삶의 방식
두 작가에게는 공통된 시선이 있다.
삶을 너무 가까이서 붙잡기보다,
살짝 뒤로 물러서 관찰하는 태도.
무라카미에게 달리기와 여행, 독서는
자신과 세계를 조절하는 일종의 거리 두기이며,
김영하에게 여행은
“잠시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이자
자기 자신을 새롭게 돌아보는 과정이다.
그들에게 거리 두기는
세상을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작고 단단한 기술이다.
2. ‘움직임’ 속에서 균형을 찾는 사람들
두 작가는 정지한 상태보다
움직이고 있을 때 더 자신답다.
무라카미는 바람 부는 길 위를 달리며
글쓰기의 리듬을 되찾고,
김영하는 길 위에서 불필요한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움직임은 두 사람에게
혼란을 정리하고 자신을 되돌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3. 여행을 도망이 아닌 ‘탐색’으로 이해한다
여행은 그들에게 휴식도, 도피도 아니다.
탐색이다. 관찰이다. 자기에게 돌아가는 길이다.
무라카미는 여행지에서
어느 순간 잃어버린 자신과 조우하고,
김영하는 여행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다시 알게 되는 순간”을 기록한다.
여행이라는 이름의 이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4.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두 작가는 모두 고독을 긍정하는 사람들이다.
고독은 그들에게서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창조가 탄생하는 조용한 방이다.
무라카미는 고독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하고,
김영하는 여행에서 만나는 고독을
“자기 안으로 내려가는 사다리”라고 표현한다.
고독 속에서 생각을 깊게 들여다보는 능력,
그 점이 그들을 지금의 작가로 만든 부분일 것이다.
5. 사소한 순간에서 본질을 발견하는 감각
두 작가는 일상의 아주 작은 기척에서
세계의 본질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
무라카미는 사소한 풍경에서도
자신의 무의식을 조용히 끌어올리고,
김영하는 여행지의 작은 장면 속에서
삶의 미학을 발견해 낸다.
그들의 글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독특한 감각으로 빛난다.
6. 문장이 하나의 여행처럼 흐른다
무라카미의 문장은
마치 잔잔한 호숫가를 걷는 듯 부드럽게 이어지고,
김영하의 문장은
감정의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미끄러진다.
두 사람의 글을 읽고 있으면
문장 사이를 산책하듯 걷는 느낌,
책 속에서 천천히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7.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닿는다
두 작가는 여행을 이야기하지만,
그 끝에서 묻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지금의 나는 진짜 나인가?”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
그들의 에세이는
삶의 방향을 다시 묻고 싶은 사람들에게
부드럽지만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두 작가에게 바라는 마음
이 두 사람의 글을 읽을 때면
언젠가 나도 이런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조용히 움직이고, 깊게 바라보고,
일상의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 그런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영하.
내가 사랑하는 두 작가가
앞으로도 오래오래 많은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성찰을 건네주길
한 명의 팬으로서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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