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처음 약속했던 10번째 글을 쓸 차례. 어쩐지 나는 모든일에 시작은 야심차고 끝은 늘 기어들어간다. 용두사미 결말을 내는 드라마 작가들을 꽤 많이 욕했었는데...... 끝맺음이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요일마다 로테이션 소개팅 진행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게 벌써 1년 째다. 이 알바를 한다고 할 때마다 지인들이 굉장히 궁금해했고 실제로도 돈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던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할 말이 꽤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글을 쓰다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환승연애4가 시작했고 아직은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한듯 하다. 반면 최근에 화제가 되는 소개팅 프로그램이 있는데 '72시간 소개팅'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다. 가까운 해외에서 처음 만나는 남여가 72시간 동안 함께 데이트도 하고 이야기도 하는 내용이 주인데 진짜 옆테이블의 소개팅을 엿보는 느낌이랄까? 꽤 진지하고 꽤 깊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나도 모르게 여전히 맘 속으로는 '감놔라 배놔라'를 시전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스토리에 매료되어 간다.
현재까지 후쿠오카, 방콕, 삿포로 편까지 방영됐고 방콕의 밤, 낯선 여자와 72시간, 세상에서 가장 긴 l 72시간 소개팅 방콕 1부 l OST 풀버전 [EN/JP] 이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한 편당 1시간이 좀 안되는데 밥먹으면서 보면 생각보다 금방 본다.
아마 환승연애4가 주목을 덜 받는 이유는, 내가 안보기도 했고 후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서사가 덜 나오기도 했을테고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환승연애에 출연하면 100만 인플루언서 루트를 타게 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남들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은 만큼 관대하기 어려운듯 하다. 그것이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진지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로테이션 소개팅이 단 10분간의 대화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게 임해주길 바란다. 내성적인 성향이어도 이왕 소개팅에 나왔다면 한마디라도 더 건네길 바라고 본인의 매력을 한 개라도 더 발산하길 원한다.
그래서 진행만 친절하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게 된다. 그들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짐을 내려다 주고, 겉옷을 걸어주기도 하고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 쓰레기가 테이블에 늘어져 있으면 자리를 바꾸는 시간에 상대방 몰래 스윽 치워내기도 한다. 그들이 행여 어색하거나 언짢은 기분 탓에 오늘의 소개팅을 망치지 않도록 말이다. 나는 꽤 괜찮은 연애 브로커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본업으로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 나지만 어쩐지 어릴적 웨딩홀 예도를 할 때부터, 그리고 지인들의 소개팅과 미팅을 주선해주고 지금 하고 있는 로테이션 소개팅 진행까지 놓고 보면 사람들의 연애에 더 관심이 많은게 분명하다.
사람들은 연애를 할 때 자기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발견한다. 그게 좋은 모습이던, 나쁜 모습이던 간에 말이다. 그래서 연애를 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과 같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나는 너무 재미있다.
언제까지 재미있을까 하면, 사람들은 평생 사랑을 하니까 평생 재미있고 싶다. 평생 사람들의 연애를 도우면서.
-끝-